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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긍 Oct 31. 2020

내가 편하면 비용은 높아진다는 진실.

단열, 목공 그리고 전기 공정

이 공정은 자신이 없었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책을 찾아보고 인테리어 관련 정보도 검색하면서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정보를 습득하면서 공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중이었다. 그런데, 유독 목공과 전기 공정은 감이 오지 않았다. 가벽을 세운다든지, 천정을 보수한다든지 하는 작업은 규모를 잘 모르겠고,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걸까? 도대체 잘하시는 ‘목수님’들과 ‘전기 기사님’들은 어디서 만날 수 있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인테리어 카페에서 믿을만하다고 추천하는 분들은 공사 예약이 거의 돼 있었다.      

먼저, 단열, 목공, 전기에서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정리해 봤다.

복도식 아파트에 끝집이기 때문에 단열에 신경 써야 한다. 베란다 확장을 한 부분에는 천정과 벽 모두 단열을 해야 한다.

문을 다 떼고 새로 달고, 욕실의 문에 귀여운 타공을 하고 싶다. 천정의 쳐진 부분은 보수해야 한다. 우물천장은 평평하게 시공해야 집이 넓어 보인다.

인덕션을 달 것이기 때문에 배선을 따로 빼야 하고, 간접 등을 위한 타공이 필요하다. 그 외 미리 콘센트와 스위치를 위치와 개수를 확인한 후에 시공을 의뢰해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진행이 될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공정보다 견적의 노출이 적은 시공이기도 했다.      


단열부터 알아봤다. 단열만 전문으로 시공하는 곳에서는 복도식이며, 끝집이기 때문에 베란다, 안방, 복도 쪽 방까지 다 단열을 해야 한다면서 견적을 300만 원을 넘게 불렀다. 생각보다 너무 높은 금액. 전에 살던 분께 우리집이 겨울에도 두 달 정도 저녁에만 난방을 할 정도로 따뜻한 남향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 생각했다. 목공작업을 하면서 단열도 같이 진행하는 분들도 많아서 목공에 단열 공사도 의뢰하기로 했다. 베란다 벽과 천정, 안방 외벽에 단열을 하기로 범위를 정했다.      


여러 가지가 좋고, 중요한 하나가 아쉽다.


목공과 전기를 따로 부를까 했는데, 전기 기사님은 목공 전에도 오고, 목공 후에도 온다고 했다. 내 상상력으로는 두 공정의 동선이 겹쳐서 복잡해질 것 같고 그 동선을 내가 잘 정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럴 때 눈에 들어오는 업체가 있었다. 목공과 전기 시공을 같이 할 수 있는 업체였다. 인테리어 후기도 좋았고, 통화할 때도 친절할 뿐 아니라 어떤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명료하게 설명해 주어 신뢰가 갔다. 실제로, 천정이 내려앉은 것 같다는 내 걱정에 바로 와서 현장에서 점검도 해주셨다. 세 공정의 순서와 서로 소통해야 할 내용을 내가 개입하지 않아도 알아서 조정이 되니까, 턴키로 의뢰하는 분들의 평화로움을 얻을 수 있겠다 싶었다. 하나 맘에 걸리는 것은 이 업체의 경우 목공이나 전기 공사를 일당으로 계산하지 않고, 건건이 계산하는 식으로 견적을 내었다. 그렇게 되면, 일당보다 기본적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배선을 하나라도 더 연결하는 등 작은 작업에도 추가 비용이 계속 들게 되었다.


하지만, ‘세 공정을 한 분께’라는 매력적인 조건을 쉽게 포기할 수가 없었다. 목공, 전기를 같이 하는 업체로 결정하고 작업을 진행하였다. 우려한 대로 추가 비용의 부담은 꽤 압박이 있었다. 공사를 시작하면 새로운 상황이 계속 발생하게 되고 현장에 있으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가 계속 생겼다. 일당이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말씀드릴 수 있을 텐데, 아무래도 주저함이 있었다. 보일러 조절기의 이설과 비디오 박스 만들기 등은 예상하지 않았던 공정이었지만 필요했기 때문에 진행했다. 꼭 진행하지 않아도 될 공정 중 제일 망설였던 것은 복도등을 3로스위치*로 할까 말까였다. 얼마 안 되는 거리이긴 하지만, 복도 등을 거실에서도 켜고 현관에서도 켤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스위치의 길이에 따라 추가금액이 늘어나니 부담스러워졌다. 평소라면 7, 8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은 지불하자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그때는 추가금액이 자꾸 발생하게 되니까 망설이게 되었고 결국은 포기했다. 다행히, 살다 보니 현관 센서 등으로도 충분히 복도까지 밝힐 수 있는 좁은 집이서 후회되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공사 끝날 때까지는 ‘할 걸......’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목공, 전기 작업 스케치.


작업 전 날 의뢰할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실측하면서 팀장님과 같이 정리한 내용이기 때문에, 최종 확인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공사 날 현장에서 다시 체크해 보니 화장실 콘센트의 위치 바꾸기, 욕실 환풍구 연결, 보일러 조절기 옮기기 등 새로 생긴 작업들이 있었다.      

목공, 전기 공사는 3일 동안 진행됐다. 어마어마한 장비로 세팅된 집에서 작업이 시작됐다. 스위치나 콘센트 위치를 바꾸는 작업을 일명 ‘까대기’라고 하는데, 이 작업도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다. 또다시 계단 생활. 감사하게도 민원은 없었다. 3일 동안 했던 작업은 다음과 같다.


(1) 천정 보강 작업         

                                                         

(2) 베란다, 큰방의 단열 작업       

베란다 확장 마무리와 단열
큰 방 단열 공사

(3) 문, 문틀 공사                         

욕실엔 작은 에구 모양의 타공이!

(4) 스위치, 콘센트 이설 공사, 조명 타공      

콘센트,  스위치 이설 공사

                       

천정 간접등 타공, 비디오폰 박스 신설, 인덕션 배선 신설

3일간의 공사는 모든 게 완벽하게 끝났다.

비용만 빼고.                                                                         




1. 콘센트 위치나 스위치 위치는 꼭 가구의 위치까지 생각해서 정해야 한다. 전기 공정이 끝난 후에, 책장 설치 때문에 작은 방 스위치를 5cm 정도 문쪽으로 이동하는 작업을 따로 했더니 비용이 4배가 들었다.

2. 전기와 목공의 분리 발주도 염두에 두어도 좋다. 작업을 끝내고 나니 두 작업은 생각보다 복잡한 공정이 아니었다. 철거가 끝난 다음 전기 기사님께서 미리 스위치나 콘센트 작업을 하고, 조명을 달 위치에 배선을 빼놓거나 타공을 해 놓으면 목공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은 시간이 지난 다음에 알았다.    

3. 문, 문틀 공사를 하기 전에 손잡이를 미리 구입했다. 디자인이 괜찮은 것을 사려고 했는데 잡아보니 다른 것이 손에 촥 감겼다. 문고리는 직접 잡아보고 사기.

                


*  3로 스위치는 한쪽 방향에서만 전등을 제어하는 단로 스위치와는 달리 양쪽 방향에서 스위치로 전등을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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