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 기도를 마음에 담고서야

by 세실리아

#280. 기도를 마음에 담고서야



엄마는 생각이 많다.

많은 생각 중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생각은

엄마 마음의 에너지를 무섭게 앗아가곤 한다.


많은 생각 중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면 걷잡을 수 없기에,

머릿속을 가득 채운 그 생각들은

어김없이 마음까지 장악하곤 하기에,

그렇게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생각이

마음을 장악할 때면 이 또한 걷잡을 수 없기에


그럴 때면 엄마에게는

끌 수 있는 생각 버튼이 필요했고,

그럴 때면 엄마에게는

생각의 방향을 전환시켜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럴 때면 엄마에게는

마음을 진정시킬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럴 때면 엄마에게는

마음에 담을 무언가가 필요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보았다.

집안일에 몰두해보기도,

집안일을 박차고 나가

기분전환을 위해 애쓰기도,

부정의 생각을 쫓아버리려 긍정의 생각을

억지로 머릿속과 마음속에 집어넣어보기도,

부정의 생각을 글로 마구 쏟아내며 적어보기도,

긍정의 생각을 글로 마구 적어내어 보기도,

그렇게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보며

엄마는 안간힘을 써 보았다.


그렇게 동원한 온갖 방법은

잠깐 뿐인 효과를,

때로는 역효과를 낼 뿐 이었다.

그렇게 엄마는

안간힘을 쓰다 지치고 또 지치기를 일삼으며,

그렇게 미약하고 부족한

자신의 존재를 다시금 알아차리며,

이 모든 것이 혼자서는 역부족임을

또다시 깨달아간다.


하루 중 엄마에게 생각이 몰아칠 여지는 너무나도 충분하다.

식사 준비를 할 때, 설거지를 할 때,

빨래는 갤 때, 청소를 할 때,

혼자 운전을 할 때 그리고 잠들기 전 누워있을 때.

그 때마다 몰아치는 생각에 여지없이 당하던 엄마는

그 때마다 몰아치는 생각에 더는 여지없이 당하고 싶지 않았다.


미약하고 부족한 엄마 자신을 탓하기 바빴던 엄마는

미약하고 부족한 엄마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알아간다.

바라보는 엄마 자신이 미약하고 부족한 존재이면서도,

그 안에 무한한 잠재력과 힘을 품고 있음을,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엄마의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간다.


엄마 안의 힘을 알면 알수록,

엄마 안의 불안과 두려움은

더욱 엄마를 그냥 두지 않기에,

미약하고 부족한 엄마는

언제나 자신의 편인 신에게 매달리곤 한다.

미약하고 부족한 엄마는

그렇게 기도로 도움을 청하곤 한다.


이제 엄마는

많은 생각 중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면,

머릿속을 가득 채운 그 생각들이

마음까지 장악할 때면

우선, 모든 것을 멈추고자 한다.

그리고 몰아치는 그 생각을 잠재워 줄

기도를 마음에 담아본다.


그렇게 모든 것을 멈추고,

기도를 마음에 담고서야

그렇게 찾아 헤매던

생각의 OFF 버튼이 작동한다는 것을,

그렇게 바꾸고자 했던

생각의 방향이 전환된다는 것을,

진정되지 못했던

심장박동과 마음이 진정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오늘도 엄마는

기도를 마음에 담으며 또다시 알아가고, 깨달아간다.

오늘도 엄마는

엄마 자신을 위한, 아이를 향한 마음을 고이 담은 기도를

마음 속 한가득 품어간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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