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 이방인이 되어 알아가는 고독

by 세실리아

#346. 이방인이 되어 알아가는 고독


이방인(異邦人) :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엄마로, 아내로 살기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기분이 있다.

엄마로, 아내로 살며 처음 느끼는

‘이방인’의 기분.

그 기분 속에는

고립감, 소외감, 서운함, 외로움의 감정이 자리한다.

다행히 자주 느끼는 감정은 아니지만,

한 번씩 느껴질 때면 감정의 동요가 적잖이 크다.



마흔 즈음에 느끼는 감정도

이방인이 느끼는 고립감과 비슷합니다.

오히려 이방인보다 마음의 동요가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이방인이 아닌 엄마였음에도,

이방인이 아닌 아내였음에도

갑자기 주변 사람들로부터

서운함과 낯선 소외감을 느끼기 때문이지요.


‘정말 저 사람이 내 남편이 맞나?’

‘정말 내 아이 맞아?’

......


자신이 낯선 이방인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자신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랍니다.

그냥 평소처럼

오늘도 묵묵히 집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이방인이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그때야말로

정말 고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입니다.


출처: 김선호,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이방인의 기분 속에서 발견한 감정들을

다시금 바라본다.

고립감, 소외감, 서운함, 외로움.

이 감정들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의 소용돌이로 뭉쳐져

스스로를 더욱 외롭게 만들어 가곤 했었다.


아이가 어렸던

몇 년간의 방황과 감정의 소용돌이를 통해

비로소 깨달았다.

그렇게 철저하게, 처절하게

휘몰아치는 외로움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렇게 철저하게, 처절하게

쓰러지고 흔들리며 비로소 깨달았다.


이방인의 기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덕에

이방인의 기분 속에서 느껴야 하는

고독을 만날 수 있음을.

이방인의 기분 속에서 고독을 만나며,

이방인이 되었다고 느끼는 나를 만나는 것임을.

이방인이 된 느낌으로 스스로 선택한 고독안에서

이방인이 된 느낌을 바라보면 되는 것임을.

그렇게 스스로 선택한 고독의 시간 안에서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음을.



외로움이 타인에 의한 수동적 결정이라면,

고독은 주체적으로 혼자 있음을 선택한 상태입니다.

의식적인 선택의 과정이므로 퇴행의 모습을 띄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진짜 문제에 골몰하게 됩니다.

‘나 자신은 무엇인가?’


출처: 김선호,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이제는 이방인의 기분이 느껴질 때면,

외로움의 소용돌이를 잠재울 수 있음을 알고 있기에,

이제는 이방인의 기분이 느껴질 때면,

나에게 고독의 시간이 필요한 것임을 알고 있기에,

이제 이방인의 기분이 느껴질 때면,

고독안에서 나를 만나야 하는 것임을 알고 있기에

이방인이 되어 알아가는 고독이

참으로 값지고, 귀한 감정임을 명심해본다.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진정한 ‘나’를 만날 시간입니다.

출처: 김선호,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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