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 ‘수면’ 의 질을 의식하며
11월 말,
아이가 아프고 입원하면서
유지하던 엄마의 모든 루틴과 컨디션이 무너졌다.
거기에
역사적으로 기록될 ‘계엄령’과 대통령의 만행으로
나라 걱정이 더해지며,
거기에
엄마의 긴 9년간의 공백의 껍질을 깰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해지며
엄마는 밤에 눈만 감고 있을 뿐,
머릿속과 마음속 어수선함으로
깊은 잠 못 이루는 밤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거의 한 달이 되어가는 이제야,
아이가 완전한 회복을 바라보는 이제야,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 된 이제야,
엄마 긴 고민의 끝이 보이는 이제야
엄마는 밤에 눈을 감고 잠시나마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된다.
얼마만의 개운함인가.
아침에 일어나 무의식적으로 내뱉게 되는
‘아, 잘잤다.’ 이 한마디가
얼마나 반갑던지.
수면의 질을 의식하며 지낸 올 한해.
어떻게든 수면 시간을 6시간 이상으로 유지하려 애썼고,
어떻게든 수면 환경을 편안하게 하려 노력 했으며,
어떻게든 수면 시간동안에는 모든 긴장을 내려놓고자 했다.
어떻게든 수면 시간 동안에는 온 몸을 이완시키고자 했다.
혼자 잘 자던 아이는 다시 엄마를 찾고,
피곤한 남편은 안 골던 코를 골고...
아이로 인해, 남편으로 인해, 기타 다른 요소들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일어나고,
그 변수들로 양질의 수면을 위한 나의 모든 노력이
종종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탓할 수 없기에,
이 모든 것이 엄마로, 아내로 살아가는 모습이기에
그 변수들 속에서도 양질의 수면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했다.
햇살 좋은 날이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
따스한 햇빛을 만끽하며 산책을 하고,
수면 부족으로 채우지 못한 에너지를
운동을 이어가며 채워보고자 했다.
수면이 부족했던 다음 날, 집안일을 하다가도 피곤하면
우선 멈추어 10분이든 20분이든 낮잠으로 채우고자 했으며,
잠이 오지 않는 밤이라 할지라도,
일어나 무언가를 하지 않고, 눈을 뜨고 핸드폰을 보지 않으며
무조건 긴장을 풀고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을 보살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은
아주, 매우, 굉장히 다름을 알아간다.
몸과 마음을 보살필 날이면
마음에 찾아드는 감정이 감사함과 고마움으로 가득할 수 있다.
자다가 엄마를 찾는 아이 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피곤해 코를 골면서도 곁에 있는 아내를 신경 쓰며
코고는 자신을 의식해 “나 코 골았지?” 하고
자신의 수면자세를 바꾸며 잠을 이어가는 남편의 모습 속에서
깊은 배려심을 느끼며 고마움을 느낀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힘들다는 이유로,
불가피한 상황으로
몸과 마음을 보살피지 못한 날이면,
마음에 찾아드는 감정이 짜증과 억울함으로 가득하게 된다.
자다가 엄마를 찾는 아이 옆에 누우며
피곤한 몸과 마음에 짜증이 올라오고,
그렇게 재우고 안방으로 돌아왔을 때,
피곤해 코 고는 것을 알면서도
왜 엄마만 이런 생활을 이어가야 하는지 억울한 마음이 올라온다.
몸과 마음을 보살핀 날과 그렇지 않은 날,
마음에 채워지는 감정들이 판이하게 다름을 다시금 알아간다.
올해도 크고 종종 있었던 많은 변수들.
그 변수들 속에서 몸과 마음을 보살피기 위해
수면의 질을 의식하고 또 의식해간다.
수면의 질을 의식하고 또 의식하면서
몸과 마음을 보살피기 위해 노력해간다.
그리고 분명히 알아간다.
수면의 질을 의식하며 몸과 마음을 보살펴야만
오늘이, 이 일상이, 그 무탈함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것인지를,
오늘이, 이 일상이, 그 무탈함이
얼마나 기적과 같은 일인지를
잊지 않고 감사할 수 있음을.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이어간다.
오늘도 머릿속 가득한 해야 할 일들과
오늘도 집안 가득한 집안일을 잠시 미루고,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산책으로 몸과 마음을 보살펴본다.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글쓰기로 마음과 몸을 보살펴본다.
그렇게 몸과 마음을 보살피며
오늘도 양질의 수면을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