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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감정: 고통]

고통 속에서 길러가는 나를 지켜내는 힘

by 세실리아

[오늘의 감정: 고통] 고통 속에서 길러가는 나를 지켜내는 힘




고통: 몸이나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엄마, 그럼 나도 아기 낳을 때

엄마처럼 무통주사 안 맞아야 해?

아픈 거 싫은 데 나는 그거 맞으면 안 돼?”

아이는 어릴적부터

아기 낳을 때 고통을 자주 묻곤 한다.

아이는 아기 낳는 고통이 싫어

아이를 낳지 않겠다 선언한다.

그런 아이에게 지나친 두려움을 없애주고자

요즘은 무통주사라는 것도 있다는 언급을 해 주었다.

그러나 정작 말해주는 엄마는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음을 안 아이는

그 이유를 궁금해 했다.


“엄마, 아프지 않게 해주는 주사가 있는데,

엄마는 왜 그 주사를 맞지 않았어?”


아이의 물음은

나의 물음이 되어 나 자신에게 다시 묻게 된다.


‘왜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지?’ 라는 질문은

다시금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왜 구지 고통을 선택한 거지?’


고통을 괴롭고 힘든 것으로만 바라본다면

고통의 연속인 삶이 참 괴롭고 힘들기만 하다.

고통이 품고 있는

보석 같은 가치를 다시금 명심해본다.


고통을 마주할 때,

비로소 나의 지금에 오래 멈추어 머물게 됨을,

고통을 겪으며,

비로소 나의 지금 감정과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음을,

고통속에서,

비로소 나를 지켜내야 함을 깨닫고,

고통을 극복하며,

비로소 나를 지켜낼 힘을 키워갈 수 있음을,

알아간다.

그렇게

고통은 나를 지켜내야 하는 신호임을,
고통 속에서 나를 지켜가는 힘을 길러갈 수 있음을

알아가고, 기억하며, 명심해본다.


아이를 낳을 때의 고통을

또다시 묻는 아이를 바라보며,

어느새 그 고통이

1도 기억나지 않음을 알아간다.

아이를 낳을 때의 고통을

또다시 묻는 아이를 바라보며,

그 고통을 더는 데 한 몫 해준 아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본다.


“엄마, 무통주사도 안 맞고..

아프고 힘들지 않았어?”


엄마는 신기하게도 지금 그 고통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아마도 그 고통 덕에

두 시간 만에 너를 만난 게 아닐까 생각해.

엄마가 두 시간 만에 아이를 낳은 건,

네 덕분이기도 해.

우리가 고통을 함께 함으로써

더욱 빨리 만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 고통을 함께 극복하고

빨리 세상에 나와 주어 고마워."


나를, 아이를 지켜내고자 했던

나의 그 마음의 힘으로

무통주사도 마다한 나의 그 용기가

문득 참 대견하다.

그리고 함께 알아간다.

모두가 고통이라 말하는 그 어떤 것도

고통 그 이상의 가치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안에서

나를 지켜가는 힘을 길러갈 수 있음을.

그렇게 길러진 힘으로

또 다른 고통을 마주 할 때

조금 더 단단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음을.


오늘도 내 안의 고통을 바라보며,

고통 속에서 나를 지켜가는 힘을 길러 가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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