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늘의 감정: 고요함] 그저 조용할 뿐이야

그저 조용할 뿐이야

by 세실리아

[오늘의 감정: 고요함] 그저 조용할 뿐이야




고요함: 조용하고 잠잠한 상태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나는 들을 수 있어.

조용히 땅 밑에서 누군가 기어가는 소리를.

나는 볼 수 있어.

조용히 나무에서 둥지를 트는 새를.

그리고 나는 느낄 수 있어.

조용히 땅속을 파고드는 떡갈나무를.

나무는 땅속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강렬한 빛을 향해 크고 강한 가지를 뻗어.

조용해도 강력한 힘을 지닐 수 있어.


출처: 앤디파워스, 벳시피터슨,

‘난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야

그저 조용할 뿐이야.’ 중



그림책을 보다보면,

아이를 위해 집어 드는 책이

주로 많긴 하지만,

나를 위해 집어 드는 책도

아주 종종 있다.

이 책도 보는 순간,

날 위해 집어 든 책이었다.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사실 내 마음속은 그렇지 않아.

마음속에서 나는

큰 소리로 외치고 신나게 달려.


출처: 앤디파워스, 벳시피터슨,

‘난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야

그저 조용할 뿐이야.’ 중



맞아. 맞아. 정말 그렇다.

'조용한 나'이지만

그건 나의 겉모습일 뿐.

겉으로 조용한 내 마음속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겉으로 조용하기에,

마음속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이 참 많아.

겉으로 조용하기에,

마음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것도 참 많지.

겉으로 조용하기에,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깊고 섬세하게 느낄 수 있어.

겉으로 조용하기에,

마음속으로 채워지는 것들에

귀 기울일 수 있어.


'겉으로는 나는....'

'마음속으로 나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책 속 그림과 글을 마음으로 읽고 느껴본다.

그리고 읽는 내내

잔잔한 위로와 위안을 채워간다.

그저 겉으로만 조용할 뿐,

마음속은 활기차고 용감한 나의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알아주고, 공감해주고, 대변해 주는 책을 만나

그저 조용할 뿐,

누구보다 활기차고 용감한 나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보살펴본다.

그리고 겉으로 조용한 만큼,

조용함도 즐길 줄도 아는,

고요함을 품을 줄 아는

나의 마음을

느끼고 알아간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2화[오늘의 감정: 불편함] 모두 다 꽃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