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정:안도] 간절함의 끝이 안도로 맺어지기를.

간절함의 끝이 안도로 맺어지기를...

by 세실리아

[오늘의 감정:안도] 간절함의 끝이 안도로 맺어지기를...


검사 후 일주일 뒤,

결과를 듣기 위해 또다시 외래진료를 기다린다.

월요일 진료는 워낙에 지연이 많기에

오늘도 한, 두시간의 지연을 각오하고

진료실 앞에 앉아 이름이 호명되기를 기다린다.


검사 후 일주일 동안은

매 순간 순간 정말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괜찮을거야.'라는 긍정의 마음을 먹다가도,

지나친 긍정의 마음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

그 좌절감이 절망감이기를 몇 차례 겪다보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 긍정의 마음도

조심조심 마음에서 거두기를 수차례.

그냥 그냥 있는 그대로 결과를 받아들이자는

마음이 필요하지만

그런 평정심의 마음은 사치임을 알기에...

할 수 있는 건 결국 기도 뿐이기에....

무한반복 묵주기도, 묵주기도를 되뇌인다.


무언가를 청하는 기도도 할 수 없는 이유는

청한 뒤

들어주지 않으셨다는 원망이 생길 수 있기에...

다른 어떤 자유기도도 아닌,

묵주기도를 하며

손에 끼워진 낡은 묵주 반지를 만지고 또 만지며

정해진 기도문을 되뇌이고 되뇌이며

'제발,제발....' 만을 청하곤 한다.


오늘도 그렇게 진료실 앞에 앉아

오랜 대기시간을 각오한 채

눈을 감고 묵주반지를 꼬옥 쥐어본다.

생각보다 일찍 불린 이름.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짧은 건 분명 감사한 일인데

긴장감은 올라간다.

언제나처럼 이름과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진료실로 들어가

의사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침대에 누워 기다린다.

세 개의 진료실을 오가며 진료하시는 선생님.

앞의 두 진료실의 환자들이

아마도 검사결과가 좋지 않은지

한참을 지나도 내가 누워있는 진료실로

선생님이 오지 못하신다.

심장박동은 이제 두 귓가에 들리다 못해

온 병실 안에까지 들릴 것만 같고

혹시나 격렬해지는 박동으로

심장이 몸밖으로 튕겨나올까

두 손을 왼쪽 가슴으로 가져가 꼬옥 잡아본다.

그렇게 또다시 눈을 감고

가슴으로 가져간 두 손으로 묵주반지를 꼬옥 잡아본다.

그리고 이보다 간절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온 마음으로 간청한다.

'제발, 제발...'


얼마를 그렇게 심호흡을 하며 기다렸을까,

"잘 지냈어요?" 인사를 건네며 들어오시는 선생님 말씀,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

"깨끗하네. 1년뒤에 봅시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웃으며 마주친 선생님의 눈을 보며

비로소 그 긴 긴장과 불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간절함의 끝이 안도감으로 마무리 될 때면

마음은 감사함으로 한가득 채워지게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연착이라는 문자에

불안과 긴장으로 얼룩졌던 묵주반지를

다시금 감사의 마음으로 어루만지며,

정말 얼마만에 느긋하게 앉아,

마음을 바라보고, 마음을 알아차리며,

마음을 적어본다.


그리고 간절함의 끝이 안도로 맺어진 오늘을

감사하고 또 감사해본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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