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그림책 <그늘을 산 총각>

by 세실리아

도서명: 그늘을 산 총각

저자: 이수지

출판사: 비룡소




총각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지.
"오, 과연 그렇군요!
혹 이 그늘을 제게 파시겠습니까?
그럼 마음대로 앉아도 되겠습니까?"

부자 영감은 귀가 솔깃했어.
어디서 이런 멍청이가 굴러들었나 싶었지.
"그럼, 그럼.
그늘을 사면 당연히 자네 것이 되니,
마음대로 하게나."

총각은 가진 돈 탈탈 털어 부자 영감에게 건넸어.
영감은 냉큼 받았지.
"이보게. 돈 내고 이 그늘 자네가 산 걸세.
나중에 딴소리하면 아니 되네."
"영감님, 돈 받고 이 그늘 제게 파신 겁니다.
나중에 딴소리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부자의 어리석음,
총각의 지혜.

부자의 어리석음에 헛웃음을 짓다가
문득, 그 웃음을 얼굴에서 거두게 된다.
아...나에게도
저런 부자의 어리석은 모습이 있지 않을까?
나무가 내 것이니 그늘도 내 것이라는
못된 심보를 드러내며 살고 있지는 않을까?

총각의 지혜와 기지에 감탄을 하다가
문득, 내 안의 힘을 찾아본다.
아... 나도
불합리한 상황에서 약자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나?
어리석은 부자의 마음까지 포용할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까?

어른의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어른의 권리는 다 챙기려 하는 어른,
어른의 책임조차 알지 못하면서
어른의 권리를 권력으로 휘두르는 어른,
그런 어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심하고 다짐하고 기억하며
마지막 책장을 덮고도
한참을 사색에 잠기게 되는 책.

<그늘을 산 총각>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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