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EMS는 마음을 실고

내가 일본에서 겪었던 인간관계중에서 추천할 만한 것은 바로 더치페이다.

일본어로는 わりかん割り勘(와리깡) 말그대로 내돈내산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약간 충격적이었다.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지내는 일본인 지인 히라이 선생님과

에츠코 선생님은 교토 시립 호리카와 음악 고등학교 선생님들이다.

2018년 ymca 어학원 다닐 때 회화 자원봉사자로 만났던게 지금까지 이어진거다.

2019년 교토에서 돌아왔을 때 이 분들이 한국으로 놀러와서 내가 가이드를 하면서

놀러도 다녔고, 꾸준히 라인으로 연락을 주고 받다보니 이제는 일본 친구같은 사이가 됐다.


이번에 교토갔을 때도 함께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당연한 듯 わりかん割り勘(와리깡)으로

하려고 했는데, 히라이 선생님이 먼저 계산을 했다는거다.


2018년, 교토에서 에츠코, 히라이, 나 이렇게 셋이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얻어 먹을 생각으로 나간건 아니었지만, 밥 먹자고 권한 쪽이 그쪽 선생님들이었기때문에 식사비를 내준다는건가 생각했는데

계산하기전에 자기 밥 값을 따로 내길래 나도 곧바로 내 걸 지불했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식대로 손님 접대하듯 상대의 식대를 내주는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이 선생님들은 철저히 더치페이였다.

심지어 귀국전에 두 번 더 만나서 술을 마셨을 때는 한사람이 자기가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셨다면서

n/1 금액에서 500엔을 더 내면서 공정한 계산을 하려 했고 더치페이는 셋의 만남에서 한국룰+일본룰이 됐다.


그랬는데 요번에 코스로 예약한 일본 이자카야에서 히라이 선생님이 함께 데리고 간 우리 딸 것 까지 네 사람분의 비용을 계산해서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Ems국제소포를 보낼까 준비했다.

귤피차, 카카오프랜즈샵에서 산 2023년 달력과 죠르디 포스트잇, 누룽지, 메디힐 마스크팩

찹쌀약과, 너구리, 김, 찰떡 파이, 불닭 볶음면,짜왕

너구리 라면을 보내게 된 건  짜파구리를 만들어 먹겠다며 조리법을 물어 온 히라이 선생님 때문이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해도 막걸리를 좋아하고 양념치킨에 들어있는 무를 좋아하고 배우는 정우성을 좋아하는

히라이 선생님은 이번에는 짜파구리에 꽂혀서 일본 스파에서 너구리를 샀다고 라인에 보냈길래

소포에 챙겨서 보내기로 했다.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에츠코 선생님에게는 우리말로 편지를 쓰고, 히라이 선생님에게는

일본어로 간단하게 써서 상자를 만들었다.

JuDress | 住所→Address変換 (tsukuenoue.com)

일본 주소는 위에 써놓은 URL에서 찾으면 쉽게 쓸 수 있고, Ems도 인터넷 우체국에서

미리 신청해놓으면 요금 할인이 적용된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하니, 상자안에 뭘 더 넣었어야 되나 싶기도 하지만

작은 일에도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정도는 아는 정도의 사이는 되니

저걸로 끝!


물건을 고르면서 즐겁고, 받을 사람의 마음을 짐작하니 즐거운 소포 꾸리기였다.

공부는 일년하고 왔는데 사람과 추억은 일 년이 아니라 평생 두고 꺼내보는 보물상자같다.

에츠코선생님과 히라이 선생님에게 나의 소포도 보물상자가 되었으면 좋겠네^^


작가의 이전글 "みんな げんきだね"  민나 겡끼다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