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みんな げんきだね"  민나 겡끼다네

-교토 할머니, 건강히세요-

돌봄교실 짧은 방학 5일에 교토를 다녀오고 났더니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의지와 미뤄뒀던 치과 치료, 2023년에 무얼 할 것인가!

목표를 세우는 일이 남겨졌다.


돌아오는 새 해에 목표를 세우던 것을 그만둔지,그래 한참됐다.

적어도 살을 6키로 이상 빼겠다거나, 집을 사겠다거나, 차를 바꾸겠다거나 

그런 목표를 세우고 한 해를 시작할 때가 마음이 젊었을 때였나.


살을 뺐기 때문에, 집에 있기 때문에, 차가 있기 때문에

목표를 세우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정말 어느새부터인가 새해의 목표를 세우지 않는

한 해를 맞고 있었다.


목표를 가졌던 때도 있었으나, 다만 나의 것이 아니었다.

큰 애가 고 3이었을 때는 한 해의 목표가 아이의 대학 합격이었고

둘째가 고 3이었을 때도 역시 간절히 합격을 원했고

둘째가 재수했을 때는 더욱 절절하게 아이가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는게 한 해의 바램이었다.

셋째가 고 3이었을 때 역시 아이가 원하는 학교에 지명받기를 바랬다.


세상 엄마들의 바램이란, 자기것은 툭하고 말하는 수준이나

자식의 것이 되었을 때는 눈에는 쌍심지가 켜지고 마음에는 불이 켜지는 법

자식의 소망을 위해서라면 내가 갖고 있는 수명의 한 토막을 잘라서

번제물로 바쳐서라도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다.


그렇게해서라도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세상 먼지로 사라져도

행복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도 자식의 걱정은 끝이 없는 걸 보면

자식 걱정은 切きりがない 기리가 나이 (한이 없다. 끝이 없다)는 말이다.

이번 여행에서 다시 만난 나카무라 아줌마의 말이었다.

일본 엄마나 한국 엄마나 자식 걱정은 끝이 없나보다.


건강하게 죽지않고 살 것 같아도 팔십 오세 이쪽 저쪽에 세상을 떠나는 노인들을 보면

나에게 남은 시간도 앞으로 삼십년 이쪽저쪽이지 싶다.

늘 습관적으로 하는 묵주기도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을 때

나는 내가 무섭다.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몸만 건강해서는 되는 문제가 아니고 머리도 건강하게

몸과 사이좋게 지내야 건강한 삶이지 싶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스위치가 나갈 때 당황스럽다.


교토에서 일 년 살 때 후루카와상점가를 돌아다니는 할머니가 계셨다.

나이드셔도 단정함이 베어있는 일본 할머니들같지 않게 머리를 살짝 풀어헤친

교토 할머니셨다.

종종 걸음으로 상점가를 돌아다니면서 눈이 마주치면 말을 건냈다.

"みんな げんきだね" - 민나 겡끼다네,모두 건강하구나 부럽다 그런 말이었다.

일 년동안 살면서 어학원 열심히 다니고 사람들 사귀고 특별한 경험을 하고 왔지만

교토 할머니의 한 말씀도 중요한 인생 공부가 되는 말씀이지 싶다.


"みんな げんきだね" - 민나 겡끼다네,건강하구나


몸과 마음과 머리가 건강할 때 올 해의 목표를 세워서 해보기가 올 해 목표다.

자식들의 소원이 아닌 오로지 나 만의 것으로!!

1. 한겨레 신문 한 면이라도 잘 읽기 (작년 12월부터 종이신문 구독해서 읽고 읽는중)

2. JLPT레벨 올리기 (다시 학원을 다닐 계획이다.)

3. 관통사 공부해서 자격증따기

4.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 열심히 쓰기

5.삿포로 도청에서 4년 전과 같은 포즈로 사진 찍기 (20센치 더 위로^^)






작가의 이전글 하츠모우데(はつもうで (初詣で)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