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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와 소또, 후쿠와 우치

ふく(福)はうち(内)おに(鬼)はそと(外), 복은 집안으로, 악귀는 밖으로

2월 4일은 입춘이었고, 2월 3일은 せつぶん節分세츠분이었다.

세츠분이란, 한자로 절분(節分) 분기를 나눈다는 말이다.

비틀어도 잡아둬도 봄은 오고 겨울가면 봄이 오는 건 딱 딸어지는 수학공식처럼 답정너다.

답이 딱 떨어지는 수학이 좋다는 일타스캔들의 일타쌤도 있지만 수학이 산수였을 때 받아올림과 받아내림부터 갈피를 못잡고 헤맸던 나는 수학이 어려웠다.


국민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채경순 선생님이 '깊이'를 쓸 수 있는 사람 손들고 나와서 써보세요 했을 때, 1학년이 피읍받침도 어려웠겠지만 선생님이 보고자 했던 건 '깊히'나 '기피'라고 소리나는 대로 쓰는지 였을텐데 나는 분필로 정확하고 바른 글씨로 '깊이'라고 써서 굉장히 칭찬을 받았다.


국어는 쉬웠으나, 산수를 헤매고 다녀서 일일공부 학습지와 4학년때는 동네 고졸 언니한테가서 산수 과외를 잠시 받고 친구들이 다 틀렸던 기약분수 문제를 쉽고 풀고 난 후에 엄마는 얘가 이제 산수를 잘하게 됐나보다 착각을 하고 과외를 그만 받게했는데 기약분수 문제 풀이로 상승세를 탔던 산수 실력은 과외라는 사다리가 없어지자 바로 바닥으로 추락, 학력고사 때까지 이어졌다.

참으로 일관성있었던 산수와 수학 실력은 학력고사 점수로 결정타를 날렸다.


그래도 반평생 살아보니 인생은 그럭저럭 공평했다.

산수와 수학이 딸린 대신 글쓰기 능력은 이만저만해서 티스토리와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일상을 정리하는 능력이 있으니 이또한 감사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츠분이 특별한 날도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특별한 날이다.

복은 집으로 들어오고 악귀는 밖으로 나가라고 하면서 콩을 던지면서 가면을 쓴 악귀를 밖으로 쫓는데

보통 아빠들이 오니(악귀)역할을 한다.

콩을 던지는 걸 まめまき [豆蒔き,豆撒き] 마메마끼라고 하는데 액막이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남극의 쉐프'에서는 콩이 없어서 땅콩으로 마메마끼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콩이면 어떻고 땅콩이면 어때

내게 오는 나쁜 것들은 땅콩아니라 짱돌라도 깨부수고 싶은게 인간의 마음이니, 벽돌로 찍어서라도 나에게 오는 나쁜 일은 쳐내고 싶으나 오니를 아무리 밖으로 몰아내고 싶어도 바늘구멍만한 틈이라도 있으면 비집고 들어오는게 살면서 겪게 되는 오니의 공격이다.

후쿠와 우치, 오니와 소또(복은 집안으로 악귀는 밖으로)



어렸을 때 살았던 집에 엄마가 걸어두셨던 복조리가 생각난다.

마루에 누워서 그걸 보던 어린 나는 그게 무슨 의미로 거기에 있는 줄도 모르고 봤었다.

복조리 사라고 팔러 다니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엄마도 샀었나보다.


나도 콩이 아니라 벽돌이라도 던져서 악귀는 쫓고 복은 구멍 숭숭 뚫린 복조리가 아니라 밑이 단단한 양동이로 복은 퍼서 올리고 싶은 욕심많은 사람이지만, 이제 바라는 것은 내 복이 아니라 자식들이다.

그들이 사회에서 필요하고 제 몫을 하는 자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게 내가 바라는 복이다.

세츠분때 악귀를 쫓기위해 뿌린 콩은 자기 나이수대로 집어 먹는 풍습이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자기 나이수+한 개를 더 먹어야 무병장수한다나 어쩐다나

아무튼 평생 콩밥 먹고 살아도 좋으니, 모두의 집에 

후쿠와 우치, 오니와 소또^^


ふく(福)はうち(内)おに(鬼)はそと(外), 복은 집안으로, 악귀는 밖으로

ふく(福)はうち(内)おに(鬼)はそと(外), 복은 집안으로, 악귀는 밖으로く(福)はうち(内)おに(鬼)はそと(外), 복은 집안으로, 악귀는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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