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낸 가장 최근의 여름방학은 2018년이었다. 쉰 하나에 당당하게 떠난 교토 어학 연수. 비행기 타는 순간까지 시아버지는 전화로 "거기 니가 왜 가냐?" 였다.
"아버님. 비행기 출발해요. 전화끊을게요"
2018년 4월 2일 오사카행 에어서울 가장 마지막 탑승자로 뛰어서 탑승구까지 와서 휴대폰 전원을 아직 끄지 못할을때 내가 한국에서 받았던 마지막 전화는 시아버지였다. 받고 싶지 않았지만 혹시나해서 받았더니 역시나 "니가 왜?"였다. 괜히 받았어. 읍 쓰했지만 시아버지는 납득이 안갔을뿐이고 나는 통보만 했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자식들 방학만 맞아봤지 내 방학은 대학교 졸업하고 38년만에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두 번 보냈다. 2018년 4월 2일 입학해서 7월 26일 여름방학을 36도를 넘던 교토의 여름보다 더 뜨겁게 지냈던 그해 여름방학은 참 기뻤다. 느긋하게 걷는 관광객들이 가득한 교토에서 집에서 학교 다시 학교에서 알바하는 빵집까지 나는 늘 뛰어 다녔고 공부도 지나치게 열심히 하느라 잠은 늘 3시간 4시간 안쪽으로 자고 학교를 다녔으니 잠시 쉴틈이 주어지는 여름방학이 얼마나 좋았겠는가.
여름방학날 같은 반 친구들이었던 중국 여자애랑 타이완 친상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방학을 기념했다.
17명정도 한 반이었는데 나까지 한국 학생 네 명에 말레이시아 학생 토상, 타이완 유학생 친상 6명을 빼고 나머지가 모두 중국 학생들이었다. 여름방학식날 오사카로 놀러 갔던 것 같다. 학기를 열심히 보냈기때문에 방학이 즐거웠고 짧은게 아쉬웠지만 교토의 여름은 너무 더워서 차라리 학교가 나았다.
아침 8시에 학교 가느라 나오면 이미 뜨겁게 달궈졌던 아스팔트의 복사열로 종아리가 시커멓게 타서 다녔던 그 해 여름이 아직도 그리운건 내가 학생으로서 보냈던 마지막 여름방학이어서일것이다.
갱년기와 함께 교토로 가서 일 년을 잠을 못 잤지만 갱년기 수면장애인줄은 생각도 못하고 그저 잠이 잘 안드니 공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만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일 년을 학생으로 살았기때문에 방학이 좋았을것이다.
그때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더 덥다고 생각했으나 올 여름 더위는 일본이나 마찬가지다 싶을 정도로 덥다.
교사는 아니지만 돌봄교실 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있으니 오늘부터 본격적인 여름방학 1일을 보내고 퇴근을 했다. 9시까지 출근이니 적어도 45분 정도에 올 수 있도록 부모들에게 부탁을 했건만 벌써 두 명은 내가 출근하기도 전부터 와서 운동장에서 놀고 있다 다른 선생님에게 잡혀 있었고 여름학기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당당하게 등교한 학생부터(어머니와 통화를 하니, 본인은 신청을 했다고 생각한것!) 상담 치료를 받는 학생 한 명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냅다 소리를 질러 아이들에게서 계속 민원이 들어왔다.
오늘따라 경력증명서 발급해달라는 사람들이 둘이나 있어서 시끄러운 속에서도 일은 해야했다. 강사 한 명은 시작하는 시간을 착각해서 오전 수업 한 시간을 펑크냈고 다른 때 같으면 일주일 걸려도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오늘은 한꺼번에 10종 셋트 쯤으로 선물처럼 밀려들었다.
같은 여름방학이라도 2018년 내가 학생일 때의 여름방학과 관리해야 하는 사람으로서의 여름방학은 달라도 너무 달라 즐거웠던 나의 여름방학을 소환해봤다.
8시 45분부터 3시까지 딱 기절할만큼 일했더니 퇴근시간이었다. 그래서 사람은 살아지나보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