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일 차

해리포터 스튜디오-오타쿠 소원 풀이한 날

오타쿠(オタク、おたく、ヲタク, Otaku)는 1970년대에 처음 등장한 일본어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 의미로는, 특정 분야에 빠져 있거나 상세하게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지칭이 아닐까 싶다.


御宅(오타쿠)- 한자로 보면 집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이니 방에 틀어박혀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들입다 파는 사람이니 부정적인 말로는 '씹덕'이지만 좋은 말로는 '덕후' '덕력을 가진 사람'정도로 쓸 수 있다면 나는 해리포터의 오래된 '덕후'이다.


지금 서른한 살 큰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인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개봉했었고 큰 아이 손을 잡고 깜깜한 극장 안에 들어갔을 때 호그와트 입학 통지서가 두들리 가족의 집으로 쏟아지면서 두들리 가족이 무인도로 피신하는 장면과 해그리드가 직접 해리를 데리러 오는 장면이었다.


해그리드는 해리포터만 호그와트에 입학시킨 게 아니었다.

나도 입학시킨 거지 호그와트에, 01학번 달고 호그와트 입학해서 그리핀도르 기숙사 학생이 된 나는 마법사의 돌로 시작해서 죽음의 성물로 끝나는 영화를 가급적이면 개봉날에 보는 덕후로서의 충성심을 보였고 책으로도 완결판까지 봤으니 이만한 덕질이 내 인생에는 없었음을 맹세할 수 있다.


9와 4분의 3 승강장을 통해 호그와트로 가는 열차에 타는 대신 유스턴 역에서 왓포드정션역으로 가는 급행을 탔지만 그날 세게 불었던 바람만큼 마음이 흔들렸으니 오랜 덕후의 소원성취 날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20251027_081027 (1).jpg 유스턴역에서 탔던 왓포드정션행 급행열차 시간표

스튜디오에서 해리포터 스튜디오 여권 수첩을 받았을 때, "나는 성공한 덕후"라는 감동 같은 게 버터맥주처럼 달콤하게 마음에 퍼졌던 것 같습니다. 해리포터스튜디오에 체크인했던 덕후 아줌마 소원 푼 날이었던 거죠.

20251027_092258.jpg 해리포터 스튜디오의 활동여권

하지만, 원래 그런 건가요? 오사카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보다 별로라는 딸의 평가가 있었고 한 시간 정도 돌고 힘들어서 점심으로 먹었던 햄버거와 버터 맥주는 비싼 값을 못하더라고요. 킹스크로스역 근처 동네 펍에서 먹은 피시앤칩스와 흑맥주가 훨씬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튜디오를 즐기던 내 마음은 진심이었으며 내가 영국 땅을 밟고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와 있다는 팩트가 주는 감동이 햄버거의 맛을 넘어섰으니 그 기분이면 되었다 만족감이 있었습니다.


막상 보니 별로구나 평가도 할 수 있지만 안 봤더라면 평생 궁금했을 것이고 실망은 잠깐이지만, 시도하지 않은 후회는 오래 남았을 테니 해리포터 시리즈 죽음의 성물 편까지 책과 영화로 본 후, 덕후의 충성심으로 런던까지 와서 가 본 해리포터 스튜디오는 해리포터 덕질의 최고 레벨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오타쿠로서 보람 있었던 런던 여행 두 번째 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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