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스튜디오-오타쿠 소원 풀이한 날
오타쿠(オタク、おたく、ヲタク, Otaku)는 1970년대에 처음 등장한 일본어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 의미로는, 특정 분야에 빠져 있거나 상세하게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지칭이 아닐까 싶다.
御宅(오타쿠)- 한자로 보면 집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이니 방에 틀어박혀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들입다 파는 사람이니 부정적인 말로는 '씹덕'이지만 좋은 말로는 '덕후' '덕력을 가진 사람'정도로 쓸 수 있다면 나는 해리포터의 오래된 '덕후'이다.
지금 서른한 살 큰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인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개봉했었고 큰 아이 손을 잡고 깜깜한 극장 안에 들어갔을 때 호그와트 입학 통지서가 두들리 가족의 집으로 쏟아지면서 두들리 가족이 무인도로 피신하는 장면과 해그리드가 직접 해리를 데리러 오는 장면이었다.
해그리드는 해리포터만 호그와트에 입학시킨 게 아니었다.
나도 입학시킨 거지 호그와트에, 01학번 달고 호그와트 입학해서 그리핀도르 기숙사 학생이 된 나는 마법사의 돌로 시작해서 죽음의 성물로 끝나는 영화를 가급적이면 개봉날에 보는 덕후로서의 충성심을 보였고 책으로도 완결판까지 봤으니 이만한 덕질이 내 인생에는 없었음을 맹세할 수 있다.
9와 4분의 3 승강장을 통해 호그와트로 가는 열차에 타는 대신 유스턴 역에서 왓포드정션역으로 가는 급행을 탔지만 그날 세게 불었던 바람만큼 마음이 흔들렸으니 오랜 덕후의 소원성취 날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스튜디오에서 해리포터 스튜디오 여권 수첩을 받았을 때, "나는 성공한 덕후"라는 감동 같은 게 버터맥주처럼 달콤하게 마음에 퍼졌던 것 같습니다. 해리포터스튜디오에 체크인했던 덕후 아줌마 소원 푼 날이었던 거죠.
하지만, 원래 그런 건가요? 오사카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보다 별로라는 딸의 평가가 있었고 한 시간 정도 돌고 힘들어서 점심으로 먹었던 햄버거와 버터 맥주는 비싼 값을 못하더라고요. 킹스크로스역 근처 동네 펍에서 먹은 피시앤칩스와 흑맥주가 훨씬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튜디오를 즐기던 내 마음은 진심이었으며 내가 영국 땅을 밟고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와 있다는 팩트가 주는 감동이 햄버거의 맛을 넘어섰으니 그 기분이면 되었다 만족감이 있었습니다.
막상 보니 별로구나 평가도 할 수 있지만 안 봤더라면 평생 궁금했을 것이고 실망은 잠깐이지만, 시도하지 않은 후회는 오래 남았을 테니 해리포터 시리즈 죽음의 성물 편까지 책과 영화로 본 후, 덕후의 충성심으로 런던까지 와서 가 본 해리포터 스튜디오는 해리포터 덕질의 최고 레벨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오타쿠로서 보람 있었던 런던 여행 두 번째 일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