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르, 파리

웰컴 물엿과 에펠탑

유로스타 타고 한숨 잤더니 파리로 바뀐 핸드폰 알림, 이놈의 나라는 왜 이렇게 초원이 넓은지 스톤헨지 가면서 본 영국도 그렇더니 파리도 지지 않는 풍경이었다.

땅이 이렇게 넓은 것들이 식민지를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애쓴 이유는, 산업혁명 이후 원료의 공급과 판매를 위한 시장이 필요했고 경쟁적으로 식민지를 차지하는 것으로 지지 않으려는 힘의 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프랑스보다는 영국이 전 세계적으로 앞선 식민지 보유국이 되었고 그들이 겉으로 내세운 논리는 "지역을 문명화시킨다" 또는 "기독교로 선교하면서 교육과 의료 활동을 통해 나라의 수준을 올려준다"는 논리였지만 식민지는 국가의 재산이고 명예라고 생각해서 경쟁적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어 표현, 혼네 다테마에(本音, 建て前) - 내세우는 말과 진짜 속마음이 다른 것이 그들의 식민지 지배 논리였을 것이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통치하던 시절의 창씨개명이나 한글에 대한 탄압 신사참배 강요등도 유럽의 식민지 지배 이념과 알고 보면 같은 것이다.


자국이 타국보다 우월하다는 기준은 어디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근거를 모르겠지만 내가 너보다 월등하니 네 나라를 우리나라 통치 아래에 두고 바꿔야겠다는 세상에 불었던 미친바람이 식민지를 만들었던 것이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가 피해자가 되었지만 6일 있어보고 600일 있었던 것처럼 평가하긴 그러나 파리는 런던보다는 싸한 동네였다.


런던 소호거리에서는 핸드폰을 조심하라는 현지 지인의 진심인 경고가 있었다면 파리에서는 가방을 조심하라는 여행책자의 공언이 있었으니 앞으로 가방을 움켜쥐고 짐짝만 한 캐리어는 두 개에 사람들은 퇴근 시간이라 서로 숨냄새를 맡을 수 있을 만큼 붙어 있어서 앞 뒤로 붙어 있어서 캐리어를 두 개나 끌고 두 개 좁은 지하철을 탄 내가 그들에게 미안할 정도였지만 너무나 익숙한 듯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나의 가방은 런던에서 아껴먹은 한국 식품들이 캐리어로 하나, 드는 가방으로 하나였다. 유학생의 방을 일주일 빌려 쓰기로 해서 엄마 마음으로 챙겨주고 싶은 것들을 한국에서부터 가지고 와서 런던 환승, 파리 혼잡한 메트로를 견디고 유학생집으로 함께 가고 있는 것이었다.


메트로 4번과 8번으로 찾아간 유학생 집은 15구, 내릴 역에 가까울수록 사람들이 내려서 내릴 수 있었지 앞이 안 보였던 메트로, 정말이지 우리나라 지하철 만만세다. 넓고 쾌적하고 안내방송 잘 나오는 친절한 대한민국 지하철, 파리에서는 다음 역이 어느 곳이라는 역명만 엑센트를 강하게 한 번, 차분하게 한 번, 딱 두 번으로 말해줄 뿐이었다. ( 6일 지냈을 때는 내 귀에 이렇게 밖에 안 들렸지만 사실은 더 친절한 멘트가 있을 수도 있으니 오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런던에서 들었던 "Mind the gap" 발 빠짐 주의는 런던 지하철의 보너스였었나. 파리의 지하철 관계자들은 대한민국으로 메트로 연수 추천합니다.


Commerce 역에 내려서 내가 본 것은 벤트 반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같은 풍경이었다. 10월 말의 쌀쌀한 밤 날씨에도 사람들은 테라스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고 느긋해 보였다. 파란색 소주병 대신 목이 긴 와인병과 함께 완전히 밝은 형광등이 아닌 약간 노란빛이 도는 전구 아래에서 파리사람들은 급할 게 하나도 없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IVzjTOHsXOd 빈센트 반 고흐 "밤의 카페테라스"


딸의 선배에게 집 키를 받고, 6일 동안 지내게 될 집은 나에게 웰컴 웃음을 줬으니 그것은 바로 이것^^

끈기를 잡아주는 청정원 물엿, 군대 다녀온 남자의 대단함이 이런 것인지, 잘 생긴 물엿 한 병을 보니 남의 집 아들이지만 잘하고 있는 것 같은 안도감이 확 드는 게 K 아줌마 마음이었고 물엿뿐만 아니라 참기름에 고춧가루 통깨까지 야무지게 마련해 놓은 도토리 창고 양념장을 6일 동안 나도 잘 쓰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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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에 불 켜진 것을 보면서 "와"하고 지나가며 사진을 찍는 것은 관광객, 그냥 지나가면 '현지 사람' 일 것 같은 에펠탑의 밤 풍경에 쌀쌀한 저녁 날씨에도 손을 내 놓고 사진을 얼마나 찍었는지...


우리들의 파리는 웰컴 물엿, 에펠탑, 유람선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20251030_213503[1].jpg 밤의 에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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