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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알,쓰잘데,신,잡

소바집도, 나도 회전율을 높이자

소바집도, 나도 회전율을 높이자


석달 기간제 보육 전담사 일이 끝났다.

3월 3일 부터 5월 31일까지 한 시간 반 씩 버스를 타고 멀미가 올라 올 때는

자두맛 사탕을 먹어가면서

(김혜수는 영화제 갈 때 들었던 파우치를 개봉할 때 손바닥만한 파우치에 자두맛 사탕이 있더구만)

나는 멀미를 다스리느라, 자두맛 사탕을 서너개 씩 먹어가면서 향남과 수원 셔틀을 석달 하고

다시 실업자가 되었다.

고등학교 때 처음 먹어봤던 자두맛 사탕의 신박한 맛은 그대로이나

굵기는 야박하게 작아진 것 같고 자두맛 사탕을 먹는 데도 사람마다 이유가 다르다.


잠깐이지만, 좋은 사람들도 만났고

아이들을 통해서 글의 소재도 얻고, 석 달동안의 근무로 생겨난 복지 포인트로 피트니스도 등록해서

개인 피티받은 것처럼 몸짱 아줌마처럼 체지방도 감량하고 근육은 키웠으니

손보다는 득이 더 많은 석달을 보냈지만


그동안 두 번의 공무직 시험에 떨어져서 (처음은 3월 말에 한 번,마지막은 지난 주에 떨어졌다.)

기분이 씁쓸하다못해, 내가 이것밖에 안되는 인간인가 서글픔이 마음속에서 기포처럼 뽕뽕 터져나와

잠시 슬펐다.


정년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구한다는 게 힘든 일이라는 걸 구직 활동을 해보면 알게 된다.

그것도 오십이 넘어서 도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실감하게 될 것이다.

나만 그런지는 몰라도, 나이가 오십이면 세상의 벽은 오미터같고 육십이 되면 세상의 벽은 육미터가

될 것 같은 서글픈 예감이 든다.


오십 하나에 교토 YMCA어학원에 입학 했을 때, 미국식으로 나이를 계산하는 일본 사람들 방식으로

따지니 오히려 한 살이 어려진 오십이 된 것 같아서 마치 새로 시작하는 오십 살인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마다 어깨에 백팩을 메고 학교까지 걸어다니며 새로운 풍경에 눈을 반짝이던 때

가게 앞 마다 붙어 있던 알바생 모집 공고는 모두 나를 위한

はりがみ [張り紙,貼り紙] 하리가미  -벽보- 같았는데

그래서 그런 하리가미를 보고 빵집 알바도 구했고, 일본식당까지 들어가서 일할 수 있었는데

말을 일본어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수원에서는 내가 일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다.


    



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박한 잡학사전이라고 하던데

내가 즐겨보는 "치코짱에게 혼난다" 도 그런 걸 알려주는 nhk판 알쓸신잡 같은 프로그램이다.


뭐 우리 입장에서는 알아둬도 쓰잘데없는 신박하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주 "치코짱"에서 나온 와리바시가 처음부터 갈라져 있지 않은 이유는 왜일까 에서

몰랐던 걸 또 새로 알게 되었다.


와리바시가 처음 사용되어진 것은 약 삼백년전 일본 에도시대때 서민 음식이었던

소바집에서 였는데  둥근 형태의 젓가락 두개를 그릇위에 올려서

소바를 손님에게 내어 주면 그릇위에서 흘러 내려 다시 씻어야했고

그걸 씻었는지 그냥 주었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두개로 나눠져 있는 젓가락은그룻위에 올려서 내어줬을 때 굴러가기 쉽고 씻었는지 아닌지 알수없었다는 게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탄생한것이 바로 "와리바시"
그릇위에 얹어서 줘도 구르지 않고 사용하지 않은 새 젓가락이라는 표시도 되었던 와리바시의 탄생이다


처음부터 붙어있지 않아서 손님들은 안심하고 사용했고, 굴러가지 않으니 다시 씻어도 되지 않아

시간 절약도 되고 무엇보다 가게의 회전율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에 돈벌이에 도움이 되었다.


"와리바시가 처음부터 나누어져 있지 않은 까닭은 왜"에 대한 해답은

소바집에서 회전율을 높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가 정답이 된다.


금요일 오후 정확하고 얄짧없는 오후 여섯시 합격자 발표를 내보내고 교육청 놈들은 퇴근을 했겠지만

나는 여섯시 이후부터 속 끓이고 낮에 가윤이 엄마 가게에서 마신 맥주 두 병의 음주를

분노의 스쿼트와, 분노의 런닝머신 그리고 분노의 레그프레스로 풀었다.


나도 회전율을 높이는 인간이 되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렵다.


속 상할 때는 돌아오는 피드백이 남편만한 사람이 없다.

나 "여보 나를 떨어뜨린 교육청 면접 담당자들말야, 오늘 부부싸움 대판하고 속 좀 끓이고 있으면 좋겠다"

남편 "몰랐어, 그 사람 지금 이혼소송중인데!!"


나도 잘살고 나를 떨어뜨린 면접관들도 잘살아야겠지만

남편의 가벼운 한마디로 기분이 싹 풀린 걸 보면, 나는 회전율 높이기보다 먼저 값을 높여야 될  것 같다.


"소바집도 나도 회전율을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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