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린 일상 생활

"안팔리는 집 없고 가지 않는 시간은 없다."

지난 주 금요일

기상 알람은 6시였고 6시 11분에 지역번호로 시작되는 쌔한 번호로 전화가 결려왔다.


혹시...

슬프고 찝찝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전날 받았던 코로나진단검사 결과였다.


"ㅇㅇㅇ씨세요. 여기 ㅇㅇㅇ 보건소입니다. 검사결과 확진이십니다. 이후 전화가 갈거니까 잘 받아주세요"


그리고 하루는 멍한 상태로 지나갔지만 결코 멍하면 안되었던게

몰아치는 전화

보건소, 시청, 병원 세 곳의 전화를 계속 받았고

일하고 있는 곳에도 알려야했으며 우선 수습을 위한 2차 플랜에 들어가야했다.


내가 일하고 있던 곳에서 확진자가 나왔기때문에 그에 따른 검사를 받으라고해서

받았을 뿐이고 증상을 느껴서 받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도 '깜깜이족'이었던 것이다.




'낙장불입'

한 번 받은 확진판정은 항소를 할 수도 없고 그걸로 끝이었다.

5인가족이지만 주말부부에 아이 둘은 집 아닌 곳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니

집에 있던 사람은 아들과 나 둘뿐이었다는게 그나마 다행이었고

더 다행인것은 나는 확진이었으나 아들은 이후 두번의 검사에도 꿋꿋한 음성이라

집 아닌 곳으로 보따리 싸들고 피난을 보냈다는게 다행이었다.


생활치료센터앱을 깔고, 자가격리자안전보호 앱을 설치했고

확진 판정 오후에 건강진단에 필요한 물품을 1차로 받았다.



체온계가 두 개, 산소 포화도 측정기와 감기약, 해열제, 소독수등이 들어있는 박스를 받은 걸로

바빴던 하루가 지나갔다.

그리고 박스를 받은 후에 정말로 실감이 났다.

나는 "확진자"구나-.-




열흘을 잘 보내라며 친구같은 선생님이 왓챠아이디를 공유해주어서


'어제 뭐 먹었어' 드라마를 시작부터 끝까지 하루만에 끝내고 역시 먹는게 남는거다.

중간에 식욕 급발진, 라면 반개에 알배추 썰어놓고 라면을 끓여 일본식 라멘을 만들어서 먹고

보건소 전화 몇 통받고, 시청 전화 받고, 병원 전화 3종 셋트를 받고

오전 8시와 오후 4시에 산소포화도와 체온 측정해서 입력하고, 홈트 30분, 일본어 공부, 주식 공부로

강제휴가 삼일째가 되었다.




"안팔리는 집 없고 가지 않는 시간은 없다."



삼일째 되던 날 아침에는 시에서 보내 준 위문품을 받고 세금내며 사는 보람, 건강보험료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른 기쁨을 느꼈다.


아들이 이모 집으로 피난을 갔으니 집에서도 마스크 쓰고 있지 않아도 되고, 내가 지나 간 곳마다

소독약을 뿌려야된다는 부담감이 없어져서 코로나에 걸린게 맞나 싶을 정도로 마음과 몸이 편해졌다.

강제휴가에서 강제,두글자가 떨어지는데

삼일걸렸다.


박스에서 나오는 구호물자들이 위로가 될 줄이야.


만약 일본에서 코로나에 걸렸더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민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건보로

치료받는다는게 말이 된다 싶은게 아프다는 하소연도 모국어만큼 찰지게 표현할 수 도 없고

코로나 시국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대처가 일본이나 미국보다 나은 건 확실하다.


일본에서는 검사를 받을 경우 검사비가 있고, 비용도 비싸기 때문에 확진이 되어서

집에 있어보니 아프면 내 집이 낫고 내 나라가 낫다는걸 절절이 느끼고 있는 중이다.


2018년에 유학생 의보료가 2,000엔이었으니 우리나라돈으로 한 달에 이만원쯤 내고 살았지만

아파서 병원에 간 일은 한 번도 없었다.


비상약은 한국에서 챙겨갔었고 아르바이트로 관절에 무리가 왔다 싶으면 동전파스 사서 부치면

직빵이었고, 무엇보다 병원에 갈 일을 만들지 말자가 일본에서 사는 동안

늘 마음속에 있던 다짐같은거여서 크게 아픈 곳 없이 일년을 잘살았던것같다.


무증상이라고 느끼고는 있지만

삼일째 되는 오늘 새벽에는 심상치 않은 기침 증상에 결국 약 한 알을 먹고 산소 포화도를

94로 입력해서 보냈더니 즉각 전화가 왔다.

"94면 좋지 않은 수치"라며 다시 한 번 측정해달라기에 다시 해봤더니 "99"

94면 산소치료받아야 되는 수치란다.


나의 평범한 일상은 잠시 멈췄지만

멈춰있는 일상이 주는 기쁨도 있다.


1. "다른 사람 생각마시고 자신의 건강만 생각하세요"

백마디를 이길 수 있는 말이었다.


2. 새벽배송으로 보내 온 딸의 위문품


최애 음식 곶감이 호환마마를 이기리가 믿으며 스무개를 삼일 전에 다 먹어버렸다.


3. 왓챠 아이디 공유

어제 뭐 먹었어 - 바닷마을 다이어리

우리나라 감성과 다른 일드를 보면서 하루가 이렇게 길면서도 짧구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4. 병원에서 걸려오는 건강체크 전화


일본 속담 後(あと)薬(ぐすり) 아토 구스리

때 늦은 약이라는 말이다.

약은 없지만, 약을 대신해줄 것들은 있다는 걸 격리 3일동안 알게 되었다.


"안팔리는 집 없고 가지 않는 시간은 없다"

그래도, 아-악 하루가 길긴 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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