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마음 달래기
감정 숨기는 법을 배우지 않았던 순수했던 그 시절에는
종종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엉성한 글씨로 편지를 써서 봉투에 고이 담아
지금은 얼마 하는지도 모르는 우표를 붙여 내 키 만한 빨간 우체통 안으로 편지를 밀어넣던 시절이 있었다.
우체통이 좋아, 여행을 하며 보이는 우체통마다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정작 정성스레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여 누군가에게 마지막으로 보냈던 건
언제였는지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까마득한,
먼 시절 이야기!
우체통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밀고 사진을 찍으며 지금은 내 키보다 작은 우체통을 보며
우체통과 눈 높이가 비슷했던 시절에, 우체통 안으로 설레는 마음을 담고 있던
조금 더 순수했던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요즘이 아닌 항상 그립지만,
요즘 들어 지금의 나보다는 조금 더 솔직했던 키 작은 어린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