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의 22가지 스토리규칙
#1
You admire a character for trying more than for their successes.
관객은 캐릭터의 성공보다 노력하는 과정을 더 사랑한다.
- 출처: https://x.com/lawnrocket/status/51785455640911873
픽사의 첫 번째 스토리 규칙은
의외로 단순하다.
캐릭터가 무엇을 이루었는가 보다,
얼마나 간절하게 노력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
캐릭터가 수많은 장애물을 만나
부딪히고, 깨지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그 캐릭터에게 감정을 이입한다.
캐릭터의 투쟁 속에서
현실의 내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모습,
간절하게 바랐던 기억들이 캐릭터와 겹쳐지며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 공감은 곧 응원이 되고,
응원은 애정이 된다.
그래서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노력이
간절하면 간절할수록
우리는 캐릭터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모든 이야기가
반드시 고통스럽고 힘들 필요는 없다.
가끔은 쉽게 이기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큰 해방감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영화 <범죄도시> 마석도처럼.
빌런이 아무리 무시무시해 보여도
마석도가 등장하면 마음이 놓인다.
그의 주먹 앞에서
악당이 찌그러지고 구겨지는 장면은
통쾌하고 시원하다.
이런 이야기도 분명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대부분 노력 끝에 겨우 목표에 도달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마음을 가장 크게 울린 캐릭터는
그 스토리를 끝까지 끌고 간 인물이었다.
그래서 마석도에게도
완벽하지 않은 순간이 존재하고,
슈퍼맨에게도 반드시 약점이 주어진다.
장애물이 있어야
노력이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그 장애물을 하나씩 넘어
캐릭터가 성공하는 순간,
우리는 이렇게 느낀다.
“우리의 노력도 언젠가는 보답받지 않을까”
사회가 불안정하고 삶이 팍팍할수록
우리가 해피엔딩을 갈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지금 걷고 있는 이 어두운 터널 끝에,
결국은 빛나는 날이 기다리고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오래 남는 이야기도 있다.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이 그렇다.
사랑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마츠코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각자의 기억을 불러냈다.
누구나 사랑받기 위해
애써본 순간이 있으니까.
경험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 순간들을 공감할 수 있는 기억이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그녀가
성공이라는 기준에서 벗어난 결말을 맞이했을 때
사람들은 슬프고, 안타까워 쉽게 잊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그랬다.
호불호가 강한 영화였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녀의 노력에 공감할 수 있었고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무작정 노력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건
정답이 아니다.
노력은 쉽게 식상해질 수 있고,
관객은 금방 피로해진다.
중요한 건
공감할 수 있는 노력이다.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그 마음이 이해되는 노력.
이게 바로
픽사의 첫 번째 규칙이 말하는 핵심이다.
공감할 수 있는 노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캐릭터.
그 캐릭터가
이야기를 살리고,
글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요약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쓰기엔 여전히 어려운 조언이다.
그래도 창작 글을 쓰고 싶다면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다.
당신의 캐릭터는
무엇을 위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노력하고 있는가.
픽사의 첫 번째 스토리 규칙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 캐릭터는
사람들과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결핍,
혹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아주 간절한 순간들.
그 지점을 더 깊이 파고들며
캐릭터의 서사를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규칙을 통해
캐릭터에게 어떤 서사를 부여할 지에 대한
하나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 글에서는
두 번째 스토리 규칙을 살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