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6. 완성은 고쳐 쓸 자격을 얻는 일이다

픽사의 22가지 스토리규칙

by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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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 규칙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스토리를 완성해라.

그리고 놓아줘라.

둘 다 가질 수 있겠지만 현실은 아니다. 그냥 넘어가라.

다음번에 더 잘하면 된다.


#8:
Finish your story, let go even if it’s not perfect.
In an ideal world you have both, but move on.
Do better next time.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스토리를 완성해라.
그리고 놓아줘라.
둘 다 가질 수 있겠지만 현실은 아니다. 그냥 넘어가라.
다음번에 더 잘하면 된다.

- 출처: https://x.com/lawnrocket/status/52069335346319360?s=20




미완성의 늪

여덟 번째 규칙은 뼈아프다.

내가 가장 못하는 부분을 파악해

정확히 팩트로 찌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끝내라.

Finish your story.


너무나 당연한 말 같지만,

나처럼 우유부단한 게으른 완벽망상가에게

이야기를 끝내는 일은 너무도 어려운 미션이다.


완벽하고 싶다는 망상에 빠져

시작조차 못하거나, 도중에 멈춰버리기 일쑤니까.


우리는 늘 완벽한 이야기를 꿈꾼다.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빈틈없이 훌륭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욕심이 결국 글을 멈추게 한다.


1막을 쓰다가 2막이 마음에 안 들면 다시 1막으로 돌아가고,

그러다 지쳐서 펜을 놓는다.


내 컴퓨터 폴더 속에는 그렇게 버려진,

꼬리 없는 이야기들이 수두룩하다.





글 조각은 글이 아니다

완성하지 않은 스토리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없다.

그건 그저 미완성된 글 조각일 뿐이다.


나는 종종 착각했다.

머릿속에 있는, 혹은 쓰다가 만 이 아이디어들이

언젠가 다듬어지면 걸작이 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픽사는 단호하다.

구조가 단순해도 좋고, 문장이 밋밋해도 좋다.


일단 1막부터 3막의 클라이맥스까지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완성되지 않은 글은 평가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완성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 규칙의 진짜 핵심은 수정(Rewriting)에 있다.


좋은 스토리

끊임없이 다듬는 수정과 재작업에서 탄생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단 완성을 해야 고칠 수 있다.

초고는 엉망진창인 게 당연하다.


엉성한 초고를 손에 쥐어야

비로소 '퇴고'라는 진짜 글쓰기가 시작된다.


흙덩이를 빚어놔야

깎아서 조각을 하든 다듬어서 그릇을 만들든 할 게 아닌가.

흙가루만 만지작거려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완성은 글쓰기의 종료 버튼이 아니다.

엉망인 글을 내 손으로 뜯어고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일이다.





다음번에 더 잘하면 된다.

넘어가라.

다음번에 더 잘하면 된다.

Move on.

Do better next time.


이 마지막 문장이 위로가 된다.

이번 글이 내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 아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일단 끝까지 써내는 경험을 해야,

다음 글에서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 수 있다.


이번에는 기필코 완성을 목표로 쓴다.


아이디어로만 떠도는 이야기들을 잡아다가

기어이 결말을 맺을 것이다.


망친 글이라도 좋다.

고쳐 쓰면 되니까.

고쳐서 안 되면,


다음번에

더 잘 쓰면 되니까.


일단,

끝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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