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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은 아름다워 Aug 21. 2023

루이비통은 왜 미술전시를 열까?

루이비통미술관 재단 _ 신디셔면


근래에 본 전시 중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우선 작가의 작품세계가 어떠한 미사여구도 필요 없을 만큼 단단하다. 동시대 미술의 생생함과 작가의 시각을 따라가며 계속해서 굳어있는 생각들을 깨어주는 점이 전시를 보는 동안 또 전시장 밖을 나선 후에도 계속해서 마음속에 남아 있다. 이렇게 예술은 우리 삶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구나, 또 있겠구나 싶어서 흥분된 마음이었다.


신디셔먼의 작품은 상하이에서도 종종 봤었는데, 이번에 특히나 좋았다고 느낀 이유는 바로 도슨트의 설명 때문이었다. 도슨트의 생각과 느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작품세계를 시간 순서에 따라 배치해 설명과 참고할만한 이미지를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마치 작가의 도록을 보는 것처럼.


요즘은 도슨트에 따라 작품의 흥행여부가 달라진다고 하지만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작가와 작품의 의도가 대중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도슨트의 설명이 작가의 주제와 세계관을 가리지 않음이 가장 좋았고 본인을 어필하는 게 아니라 작가만 돋보이게 한 구성이 군더더기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여겨보게 된 점은 루이비통재단 미술관의 목표와 운영방안 등이었다. 늘 골똘히 눈여겨보는 기업의 예술사업의 이유.


현대미술과 예술가, 그리고 동시대 미술 작가에게 영감을 준 20세기 작품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공익을 위해 설립되었다. 이미 도쿄, 오사카, 서울, 뮌헨, 베네치아, 베이징에 전시공간이 있으며 세계 유수의 국공립, 사립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통해 국제 프로젝트를 전개해나가고 있으니, 미술계에 중요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전시를 보고 나와서 곰곰이 생각했다. 기업의 예술사업에 대한 이유와 또 어떤 방향성이 상호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방안을 대입해 보며 깊이 있게 고민했다.


생각의 끝에는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결론이었다. 학교에 있으면 현장으로 달려가고 싶고, 필드에 있으면 다시 공부를 하고 싶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서른 전에 대학원에 가야겠다 마음먹은 것처럼 마흔 전에 박사과정을 밟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인생은 언제나 나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데려갔지만, 대게는 내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갔으니 앞으로도 고민은 계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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