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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히사이시조를 듣습니다.

지브리 25주년 히사이시조 오케스트라

by 인생은 아름다워

몸과 마음이 지칠 때는 가급적 자극이 없는 것들을 가까이한다. 심심한 음식,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온의 미지근한 물, 잔잔한 음악, 밀도 높은 예술성을 가진 작품,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친구 그리고 하나님.


지난주 위경련으로 고생한 후에 작은 자극에도 지치고 피로하다. 그런 나의 마음을 달래준 것은 바로 히사이조의 오케스트라 공연. 가끔 힘든 날 유튜브로 히사이시조 공연을 찾아보는데 오랜만에 영상을 틀었다.


대학에서 영화사 수업을 들을 때 나는 히사이시조의 음악과 지브리스튜디오의 영화로 발표와 레포트를 썼다. 일본문화와 애니메이션에 흥미 없던 내게 히사이시조의 천재성에 지브리 영화에 한동안 심취했다.


히사이시조의 음악을 들으면 그 영화를 볼 때의 기분과 감정 그때의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음악이 영화 속 환상의 세계를 그려지게 하고 그 짜릿한 감정을 고스란히 다시 불러일으키니 히사이시조의 음악은 정말 위대한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히사이시조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일본에 가는 건데! 상하이에서 몇 번 놓치고는 잠시 접어두고 지냈다. 생각해 보니 상하이에 있을 때는 종종 피아노연주회나 클래식 연주를 보러 다녔는데 한국에 와서는 좀처럼 기회가 없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게 맞다.)


요즘 나는 밀도 높은 예술성을 지닌 사람들의 전시와 공연을 자주 찾고 있다. 이 무더위에 대가들의 그림과 음악을 들으면 더위도 가실만한 몰입감에 행복해진다. 조급함도 사라지고 내가 하고 싶었던 예술의 그 자리를 다시 찾게 되어 나의 방향성을 점검할 수 있어 좋다.


빨리 여름이 지났으면 좋겠다. 몸도 마음도 한결 여유로울 수 있는 가을이 이토록 기다려질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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