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_모리타니안

“자유와 용서는 같은 말이에요”

by 인생은 아름다워


쿠바의 미군기지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911 테러 주동자로 잡힌 주인공.

테러 용의자로 지목되어 기소와 재판과 같은 절차도 없이 수용소에 갇혀 온갖 고문과 협박을 당한다. 그의 유무죄를 둘러싸고 법정 싸움이 시작되지만, 그가 무죄건 유죄건 모두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조디포스터_낸시홀랜더

911 테러의 주범이라고 밝혀지더라도 법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인권이 있다는 것.


"그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법치주의를 옹호하는 거예요."


테러 용의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법을, 이 나라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신념을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고 이질감이 느껴졌지만,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이 아름다웠다.



#베네딕트컴버배치_카우치

조디 포스터와 법정 싸움을 해야 하는 군 검찰관 역의 베네딕트는 냉정하고 완고하며, 신앙심이 깊은 크리스천으로 나온다.

그의 친한 친구가 911 테러로 사망하였기에 누구보다 이 사건에 분노하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유력 용의자인 슬라히를 사형시키기 위해 증거와 자료들을 찾는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부조리한 사실을 마주하며 자신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부당함에 대해 말하며

옳은 신념과 선택을 한다.


그리고 영화 속 수용소 중간중간에는 이구아나를 해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관타나모에서는 멸종위기의 이구아나는 법으로 보호를 받지만,

이구아나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며 고문을 당하는 수용소 안의 주인공.

독실한 이슬람 신자이며, 장학금을 받고 독일 유학을 다녀온 인물로 수용소 안에서 온갖 고문과 학대를 당한다.



재판의 마지막에 최후 발언에서 주인공 슬라히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사는 고향 모리타니에서는 아무도 경찰을 믿지 않습니다.

그들이 부패한 조직인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죠.

그러나 제가 유학을 갔던 독일에서는 사람들이 경찰과 법을 믿었고,

그것이 시민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영문도 모르고 잡혀왔을 때에도, 자유의 나라인 미국이기에 안도하고 기뻤습니다.

정의대로, 진실대로 판결해주기를 믿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곳에서 너무나도 힘든 일을 겪었고, 저를 고문하고 학대했던 교도관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아랍어로 자유와 용서는 같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그들을 용서했습니다.

그리고 이 재판에서 내려진 판결이 어떤 것이든 받아들이겠습니다."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오바마 정부의 항소로 7년간 감옥에 더 있게 되었다.

결국 14년간 수감되었다가 석방되었다. 현실이라 더욱 잔인한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진실과 그 이면, 신념의 속성을 다루는 작품이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면서 자국의 권위와 권력을 유지하고 자국민의 인권과 안전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무고한 사람들의 인권을 유린한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진정한 정의는 무엇이며,

그들이 수호하는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법치국가 이면의 불법을 조장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집단이기주의와 종교 이면의 위선과 모순을 애써 눈감는 모습을 종종 발견한다. 나도 이따금씩 묵인하고 동조할 때가 많지 않았나 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다.

진실 앞에 자주 눈을 감고 자주 외면하며 자주 무관심하고 무지했던 내가 가장 부끄러웠던 시간.


자유와 용서라는 가치에 방점을 찍는 영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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