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시대를 넘어 지적 자산의 시대를 준비한 삼성
‘안목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것을 나도 보려는 욕심이 아니다.
남들이 지나친 것을 남다르게 볼 수 있는 힘이다. 드러난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것, 은닉된 것을 발견하고 응시하는 내공이다…
일상의 사소함과 단순함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거룩한 것을 찾는 능력이다.’ (故이건희 회장)
개인적으로 이건희 컬렉션이 무엇인지 작품을 본 것도 좋았지만, 호암선생을 시작으로 삼성가가 가진 철학과 시대적 사명이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실현하고 발전시켰는지, 그 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고 배우게 된 점이 나에게는 가장 유익했다.
미술이 산업이 될 것을 준비하며 사고와 시각을 확장시키고 있는 나에게 이번 컬렉션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몽상에 가까운 새로운 생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확신과 회사에서는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이상과 현실을 끊임없이 왕복해야 한다는 것.
호암 선생이 근 80년 전에 그런 상상을 했고,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관장이 이상을 현실화했고 그 덕분에 나는 지금 그들을 보며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감사한 일인지.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두고 많은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미술산업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대구시는 시장님이 전면에 나서 “빌바오 효과” 사례를 언급하며, 도시 전체에 문화예술 인프라를 깔고 이를 통해 도시 발전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선언했다.
개인적으로는 대구에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역 균형발전으로 본다면 대구가 가진 미술사적 영향력에 비해 하드웨어의 숫자도 하드웨어적 수준도 아쉬워서이다. 부디 도심 안에 생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