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한국미술 어제와 오늘>展_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문화재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유물’이 아닌 동시대에도 향유될 수 있는 ‘미술’로 인식될 때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진다. (전시 소개 글 中)
지난 몇 년간 한국 미술계는 ‘근현대 미술’ 재조명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유영국, 이쾌대, 박래현, 구본영, 정찬영 등등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수많은 근대 작가들을 수면 위로 올리고 대중에게 친절하게 소개했다.
인물 위주의 개인전 형식이 아닌 탄탄한 기획을 통한 그룹전 형식을 통해 시대를 조명했고, 예술가들의 손끝에서 완성된 작품들은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보게 했다. 그래서 관람객은 작품의 이미지를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DNA:한국미술 어제와 오늘展은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 교류전을 통해 한국 미술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성스럽고 숭고하다’, ‘맑고 바르며 우아하다’, ‘대중적이고 통속적이다’, ‘조화로움으로 통일에 이르다’ 총 4개의 섹션으로 문화재와 미술의 경계를 허물며, 한국 미(美)의 정수를 보여준다.
고리타분할 것이라고 판단한 내가 민망할 정도로 세련되고 흥미로웠으며 고정관념을 허무는 전시였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훌륭한 기획전이 나오는구나 신났고 흥분됐다. 그저 미술관 벽에 그림을 거는 일이 아니라, 치열한 학술적 연구와 수많은 자료를 근간으로 한국미술의 맥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름다움에 대해 감탄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