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8(일)
1. 숫자 일기를 내일부터 시작해야지 했는데 내일 되면 피곤함에 시작도 못 할 것 같아서 그냥 짬나는 틈에 시작. 뭐든지 각 잡고 시작해야 하는 성격 탓에 각이 안 나와 시작조차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냥 대충대충 시작하자. 시작이 반이라잖아. 대충 시작해서 잘 다듬어 가며 완성해나가자. 잘하지 말자. 명심해 대충대충이 중요하니까.
2. 오늘의 감사에 대해 생각했다. 주말 출근자의 감사는 무슨 얼어 죽을. 하지만 덕수궁을 가로질러 출근하는 일은 약간의 낭만과 아름다움에 취해 조금 설레기도 했다. 그래,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오늘이 너무 감사하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 아멘.
3. 관계란 참 희한하다. 누구는 나를 좋은 사람으로 느끼고, 누구는 나를 고집 센 사람으로 느끼고, 누구는 나를 아리송한 사람으로 느낀다. 물론 그 모든 면이 나겠지만 난 언제나 늘 똑같이 시작을 하는데 왜 관계의 끝은 이렇게도 다를까?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로부터 평정심을 잃지 말자. 그러려니. 이 또한 지나가리.
4. 요즘 조금 솔직해졌다. 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기도할 때도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는 나는 그럴듯한 말만 반복한다. 두리뭉실하고 알맹이는 없는. 작정하고 하나님 아버지께 솔직한 마음을 쏟아냈다. 나의 비루함과 옹졸함을 어찌하리오. 그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지만 내 힘으로는 감출 수가 없다고. 가능하면 숨겨달라고. 솔직함의 새로운 패러다임.
5. 주말 출근이 싫은 이유는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주간의 삶을 반추하며 다음 주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간. 예배 후에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한 주간의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는 행복도 다시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