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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 속 가짜들의 흥행

뱅크시(banksy)가 쏘아 올린 미술산업의 이면

by 인생은 아름다워


2018년 10월,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경매사가 망치를 내리치자마자 액자 안에 있던 캔버스가 밑으로 흘러내리면서 세절됐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미술계가 경악한 순간이다.


14일 오늘, 미술신을 경악케 한 작품이 ‘풍선과 소녀’의 작품이 소더비 경매에 출품된다. 2018년 당시 140만 파운드(15억 원)에 낙찰된 이 그림의 현재 추정가는 400만-600만 파운드(64억 원~96억 원)로, 3년 만에 최대 6배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 작품은 ‘풍선과 소녀’에서 ‘사랑은 쓰레기통에 있다’라고 뱅크시가 새로이 이름을 붙였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성수동의 뱅크시의 전시에, 작가는 본인과는 전혀 관계없는 전시라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유력 일간지에서는 “유명인을 앞세워 돈을 벌려는 장사꾼은 어디에나 있다. 이 전시는 ‘오리지널’을 홍보 문구로 내걸었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자 슬그머니 ‘오마주 전시’로 수정했다.(…) 이는 미술 전시업계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준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맞다.

유래 없는 미술계의 호황에 너도나도,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식으로 모두가 흥분되어 있다. 작가도, 갤러리도, 미술관도, 옥션도, 컬렉터도 그리고 그림에 관심 없던 대중들 마저도 덩달아 미술이 돈이 된다며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이는 한국 미술시장이 파이가 커지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의 과도기 양상이라고, 그저 덮어놓고 모른 척할 수만은 없는 형국이다. 결국 손해는 ‘뱅크시의 가짜 전시’처럼 고스란히 관람객, 소비자의 몫이 될 테니 말이다.



*참고: [기자수첩] 뱅크시도 모르는 ‘뱅크시展’/ 조선일보 /2021.09.7/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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