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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UM 미술관의 재개관

by 인생은 아름다워

몇 장의 사진으로 리움미술관 재개관의 기쁨을 나누긴 턱 없이 부족하다. 지난 4년여간 실상은 폐점 상태였던 리움 미술관이 새로운 기획전으로 본격적 운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한국 미술계뿐만 아니라 주변 아시아 국가에도 상당한 지각변동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재개관 첫날, 빗속을 뚫고도 엄청난 인파가 미술관을 찾았고 일반 관람객뿐만 아니라 미술계 주요 관계자들도 너나없이 리움을 찾았다.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세심하게 준비한 리움의 이번 전시의 수고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견주어도 부족함 없는 전시의 구성은 물론이며, 상설전과 기획전 모두에서 선보인 국보급 유물과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을 국내에서 한자리에서 볼 수 있으니 감상 내내 그저 너무 신난 시간이었다.


리움미술관의 설립 배경과 그간 삼성가에서 수집한 컬렉션의 뒷 이야기, 재벌가의 안목에 관해 쓴 <리 컬렉션> (이종선 지음/김영사)을 읽으면서도 삼성가의 디테일과 전문성에 놀랐는데 책의 내용보다 훨씬 더 세심하게 준비된 이번 재개관은 미술관이 지향해야 할 미래를 압축한 것 같았다.


오후 내내 미술관에 있었음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느낄 만큼 전시의 콘텐츠는 넘치도록 좋았으며, 미술을 모르는 사람들 마저도 쉽게 작품을 감상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삼성의 기술과 배려가 전시장 곳곳에 녹아 있었다. 어느 누가 와도 어렵지 않게 비슷하게 즐거운 감상의 시간이 되도록 한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


미술감상이 주는 행복의 최대치를 느낄 수 있었고, 꿈과 희망의 동산 같았던 시간. 7살 꼬마가 처음 미술작품을 보며 눈을 반짝였던 90년 그 어느 때가 떠올랐다. 내가 느꼈던 그때의 행복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문화예술이 주는 유익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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