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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기 Jun 15. 2022

첫 피티와 닭가슴살

6월 첫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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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마트에서 닭가슴살이 세일중이다. 덕분에 맛별로 닭가슴살을 먹어보고 있는데, 그중 블랙페퍼가 가장 맛있다. 계란 후라이에도 통후추를 박박 갈아 넣을 정도로 후추를 좋아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닭다리를 제일 좋아하는 나지만, 다채롭게 짭조름하고 촉촉한 이 닭가슴살은 과장 조금 보태서 치킨 대신 먹어도 모자람 없을 만큼 맛있길래 인터넷에서 가장 싼 곳을 찾아 30개를 한 번에 샀다. 그 길로 바로 근처 헬스장에 가서 PT도 등록했다. 두 달 정도 생각만 하다가 너무 비싸니까 그냥 헬스만 등록해야지 마음먹었었는데, 맛있는 닭가슴살을 먹다가 충동적으로 저질러버렸다. 어딘지 순서가 뒤바뀐 기분이다. 그렇다고 무언가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은 돈쓰기이고, 난 아직 돈 쓰기밖에 안 했다. 두 달치 힘든 운동은 미래의 내가 해야 할 숙제로 돌아올 것이다. 이 닭가슴살은 냉동이 아니라서 빨리 먹어야 하는 대신 전자레인지에 1분만 가볍게 돌려서 바로 먹을 수 있다. 이번 달 들어 가공식품과 일회용품 나오는 배달음식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마음이지만 이렇게 맛있고 간편해서 큰일이다. 쉽고 편하면 꼭 무언가를 잃는 기분이 든다. 간편하게 포장된 닭가슴살도 그렇고, 5분 만에 등록한 PT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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