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석탑

우주의 북두칠성

by 슬기

절에 가면 사람은 경건해진다.

절의 매력에 빠지면, 스스로 자초해 절의 기운을 받고 싶어 발걸음을 돌린다.

어릴 적 갔었던 절의 "기분좋음"의 전구는 여전히 켜있음을 증명한다.

사찰에 들어서면 시간이 매우 천천히 간다는 것을 느낀다.


만약 외계인이 있다면 이곳에 잠시 들러 북두칠성을 땅에 새기고 갔나 보다.

이 정도의 신비함은 오버일 수 있지만, 방문하고 난 느낌과 그 깊이는 오래 머물렀다.

운주사 석탑의 배치는 밤하늘의 별과 일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살짝 비스듬한 석탑의 모습은 아찔하지만, 사찰계의 설치미술관을 보는 듯하다.


곳곳에 자유분방한 불상과 석탑의 모습은 호기심을 유발한다.

여기서 내가 본 미완성 작품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여백의 미를 상징한다.

미완성은 전적으로 동적이다.

기존의 미美를 파괴해 새로운 미美를 창조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누워있는 부처님이다.

길이는 12m, 150톤의 부처는 우주의 신비를 그대로 담아냈다.

와불 머리 옆에는 육계를 뜻하는 바위도 함께 놓여있다.

죽어라 육바라밀을 행했다고 믿어짐에 그 순간 감동도 오래 머물렀다.

와불이 일어나면 미륵이 온다, 새 세상을 연다는 선조들의 염원이 전설로 남아있다.

일어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의 염원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와불의 두 부처는 하늘의 북두칠성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상상해보고,

중생들이 다 잠드는 시간에 잠깐 일어나 내려다보고 있는 게 아닐까 상상해본다.

누워도, 앉아도, 심지어 물구나무를 서도 내려다보는 석가의 눈빛은 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당당함이

나에게는 "큰 울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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