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한 새벽 바다

해운대의 깊은 침묵

by 슬기

음악으로 두들겨 맞은 상태는 울림과 떨림으로 충만했다.

늘 만족하지 않음에, 음악에 감동받은 눈물은 나에게 어색함으로 다가왔다.

공자님은 말했다.

"시를 통해 일어나라

예를 통해 바로 서라

악을 통해 성숙하라"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가슴에 품고 파도를 향해 귀를 열었다.

파도의 리듬은 불규칙했고, 높낮이는 예측할 수없이 장엄했다.

파도를 뒤집어쓴 채 동백섬 길을 따라가면 최치원의 동상에 머물게 된다.

외로운 삶을 살면서 파도의 소리에 묻혀 울부짖고 있다.

매해 꽃 피는 동백섬에 홀로 바다를 보며 슬퍼하고 있다.

우두커니 서있는 최치원은 환희보다 애절함이 간절해 보였다.


이 순간의 진실한 경험을 함께해 준 내 소중한 동지.

내 차디찬 손을 꼭 잡아준 나의 영혼에 울림이 파고들었다.

겉과 속이 뻔히 다르다는 걸 숨기고 싶어, 침묵을 꽤나 오래 지켰다.

늘 새로운 경험은 낯섦과 동시에 짜릿함을 동반한다.

오늘만은 나의 성품이 미완성으로 남았음을 솔직히 인정했다.


어떤 것들은 자연스러움을 역행할 수도 있구나를 알게 되는 새벽녘.

이것을 바로 알아차린 채, 감동의 장치를 인위적으로 열고 떨리는 모든 것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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