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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서.

마음으로 봐야 보이는 법이지.

by 슬기

핸들을 잡고 쏜살같이 돌진한다.

서늘한 기운은 피부를 거쳐 혈관을 지나고,

음습한 기운은 목을 타고 올라온다.

비로소 뿌옇다는 걸 감지한다.


어느새 청연晴煙으로 온 세상을 집어삼킨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법이지.

마음으로 봐야 하는 거지.

아무리 보고 싶어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지.

나로 존재하는 자.

고독을 자초하는 자.

홀로 세상을 다 가진 자.

용맹한 자.

관용을 베푸는 자.

이 자들은 기적을 보는 자들이지.

고급스런 쾌락을 아는 자들이지.


안갯속에 깊이 빠질수록

광명은 더 잘 보이는 법이지.

시간도, 공간도, 다 놓아 버렸다.


이제서야 온전히 나로 존재했다.

이젠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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