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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를 아시나요?

미술시간 "선생님, 그거 욕 아니에요!"

by 슬기롭게

날씨가 좋아서 가을풍경이 너무도 예뻐서 방과후실무사님께 허락을 받고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에 나가 학교 풍경을 그리기로 했다.


야외 미술 수업! 정해준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기로 하였으나 놀이터로 돌진하는 아이들~

위험하지 않은 곳에서 그려야 해~ 미끄럼틀로 올라가고 그네에서 싸우고 있는 아이들.


즐거우면 되었다. 그림 그리고 있으면 되었다.

너무 위험한 행동은 제지시키느라 15분을 썼다.

그럼에도 잘 그리고 있는 아이들 3명이 보인다.

놀면서도 그리는 아이들 4-5명이 보인다.

겉돌고 있는 아이가 한 명 보인다.



그 한 아이가 "선생님 저거 시바 욕 아니에요~"라고 말을 하고 있다.

'무슨 말이지?' 다른 아이가 모래바닥을 가리키며 "선생님 하선이(가명)가 시바라고 욕 써놨어요~"

"아냐!! 저거 성경에 나오는 이름이야!"

음. 뭐라고 답해야 할까. 맞다고 해줘야 할까.


'나도 시바를 모르겠네? 매주 교회를 가도 성경이 옆에 있어도 생소한 시바...??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의 분주함 속에서 정신을 차려야 한다.'

좀 독특한 아이라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검색해 볼 수도 없고 일단 미술과 관련 없는 이야기인 듯싶어 미술시간이니 그림을 그리자고 권유하고 상황을 마무리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시바는 성경의 인물이 맞았다.





시바 (성경 인물)

시바(Ziba, ציבא)는 히브리어 성경 사무엘하의 인물이다. 그는 사울의 종이 었고 나중에는 사울의 손자 므비보셋의 종이 었다. 시바는 세 곳에서 언급된다. 사무엘하 9장에서 다윗은 그에게 므비보셋이 그의 주인이 될 방법을 알려준다. 사무엘하 16장에서 다윗이 압살롬의 음모 이후 예루살렘에서 도망쳤을 때 시바는 식량을 가지고 다윗에게 와서 므비보셋이 다윗에 대한 믿음을 깨뜨렸다고 주장한다. 다윗은 므비보셋에게 속한 모든 것을 대신 시바에게 주면서 응답한다. 마침내 사무엘하 19장에서 다윗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을 때 므비보셋은 다윗에게 시바가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고, 다윗은 “너와 시바가 땅을 나누리라”라고 대답했다. 다윗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비친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시바가 "다윗의 은총과 사울의 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자격이 있는 유일한 충성스러운 신민으로 나타나기 위해" 시바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1] 시바에게는 열다섯 명의 아들이 있었다. 비록 그가 사울의 집의 종이 었지만 자기의 종이 이십 명이나 있었다(사무엘하 9:10).

- 출처 : 위키백과



시바 이야기를 꺼낸 아이는 늘 반에서 겉도는 느낌이다. 친구들과 잘 못 어울리고 주위를 도는 느낌이다.

매일 교회를 가는 듯하다. 부모님이 목사님이신 것도 같고. 성경인물에 대해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가 보다. 그런데 친구들 눈에는 이상한 애로 보이는 듯했다. 갑자기 이상한 포인트에 웃고 오버하며 웃다가 바닥에 누워서도 웃는다. 바닥에는 연필가루가 많아서 더러운데도 말이다. 이런 일이 5-6번 있었다. 그림에 큰 관심이 없다. 수업참여도는 40분 중 5분 참여하고 5분 다른 얘기 나머지시간에 친구눈치를 살피며 웃고 있다.


2학기쯤 알게 된 것 같다. 아이가 교회에 다닌다는 것을. 1학기엔 잘못 어울리고 눈치를 보는 아이로 알고 있었다. 2학기도 마찬가지였다. 1학기때 친구가 놀렸다며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후 실무사선생님께도 말씀드린 적이 있다. "부모님도 알지 않으실까요?"라는 답을 들었다. 하나님께서 이아이를 만나게 하신 뜻이 있겠지 싶다. 다른 수업에 참여하느라 주 1회인 미술수업에 자주오진 못하는 아이이다. 수채화를 하며 붓터치과 물감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ai-generated-9034130_640.jpg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너를 응원해!


내년에는 미술수업이 없는 학년이라 만나지 못하지만 친구들과 더 잘 어울리는 네가 되기를 응원하며 이 글을 공개한다. 몇 달 전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글.

아이들의 마음속은 참 밝고 따뜻한 면이 많다. 모르기 때문에 두렵고 무서운 면도 많다.

너무 잘하지 않아도 너무 착하지 않아도 괜찮다고도 말해주고 싶다.


너는 너대로 잘 해내고 있으니 주어진 삶을 집중하고 잘 즐겼으면,
말로 전해야만 전도가 아니라 너의 삶으로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선(가명)이가 밝고 건강하게 잘 성장하기를 응원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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