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겨울즈음, 빨강 색연필로 'ㄱ', 'ㄴ', 'ㄷ'을 연습장종이에 9칸을 만들어서 썼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아니 그땐 국민학교였나,원고지에 글쓰기 숙제를 내주셨는데 원고지가 참 예뻐 보였다.
사춘기를 겪으며 아무말 대잔치 일기를 썼고
첫 회사생활,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글을 썼다. 커피를 마시며 글풀이를 했다.
'글쓰기는 재미있는 거구나' 라고 느낀 건 초3 때 느꼈던 것 같다.
우연히 슬기로운 초등생활 '이은경선생님'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완전 T인 내가 울다니, 은경선생님의 강연에 여기저기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글보다는 그림이 편한 사람인데, 이런 기회가 옴에 참 감사하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고 있다니. 삶은 한치 앞을 모르겠다.
편집 디자이너로 일을 할 때원고를 써주시는분이 계셨고 교정을 보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책을 만드는 날도 글을 쓰신 작가님이 직접 오셔서 함께 작업을 했다. 디자인 초안을 만들때, 초안이라 작가님께 맡기기도 그렇고 예시로 넣어야 할때가 있다. 그럴때면 직원들중 글쓰기에 재주있는 사람을 찾아서 계속 수정을 한다. 부담스러운 글쓰기. 디자인이 편한 사람이라 부담감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런 내가 글을 쓰고 있다니. 낙서가 아니길 간절히 바래본다.
육아로 그만뒀던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사장님의 곡소리. 슬기씨, 이것좀 맡아서 해줘.
10시출근 4시퇴근으로 계약을 하고 소식지만 맡아서 하기로 했다. 5월호를 위해 관공서에 가서 회의를 했다. 평소 2시간씩 걸리던 회의는 1시간만에 끝났다며 고맙다고 하셨다. 아이만 보다온 내가 쓰임이 있구나.육아하며 위축되었던 나를 다시 세워주는 기회가 되었다. 5월호에 실릴 내용을 이야기 하던중 동물원을 넣기로 했다. 시민중에 촬영과 인터뷰를 따와야 했다. 회사는 다른일도 있었기에 빠르게 돌아가야 했기에 촬영과 인터뷰까지 내몫이 되었다. 추억을 담은 동물원이라는 주제로 벚꽃이 떨어지는 4월 아이들과 함께 촬영에 나갔다. 90년 초 엄마아빠와 함께한 어릴적 사진과 나와 두딸들이 함께한 사진이 담겼다. 편집할 때 글을 수정해서 줄을 맞춰야 하는 경우가 참 많이 있다. 혼자는 되도록이면 글을 손대지 않으려 한다. 혹여라도 중요한 단어나 정보가 삭제될 수 있기에. 글을 쓰신 분과 항상 함께 수정 작업을 한다. 그러기에 이런 걸 해도 되는 건가 싶으면서도 이내용이 아닌데 작가님은 육아로 통화 한번하기도 바쁘셨고 어쩔수 없이 직접 수정을 하였다. 그때 이후로는 회사에서 연락을 따로 안 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
글은 이만큼 어렵다. 아이들과 일에 집중해서 살다 보니 따로 지인을만날 시간은 거의 없다.
산책과 커피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지만, 가끔은 사람이 필요할 때가 있다. 각자의 시간이 다르기에 통화나 만남이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긴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