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가끔 동네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고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믿지 못하게 하고,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받게 한다.
영화 속 재난영화, 공포영화, 좀비영화를 보면 늘 귀신이나 좀비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
이번주에 코로나 확진자 한명이 가져온 아수라장을 보는 마음이 몹시 슬프다.
마음의 평화를 찾기위해 끼워넣는 재작년 새해에 찍은 필름사진.
#감싸주어야 할 그들을 차별하지 말아주세요.
이번 주. 이 동네에 나온 코로나 확진 아동은 바로 코앞에 있는 아동이었다. 그 가족들은 얼마나 지금 정신이 없고 힘들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힘들다. 개인 정보를 보호해 주기 위해 확진자들의 큰 틀의 동선만 공개를 하고 구체적인 동선은 공개를 하지 않은 것임에도. 확진 아동의 주 경로에 수영장이 있었다는 정보 하나만으로, 이 동네의 수영장에 다닌 아이들은 모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정확한 정보가 돌지 못하고 그저 '소문'이 일파만파로 돌게 되면서 오히려 아이들이 그사이에서 피해를 보게 될까 봐, 너무나도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
아이들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했더니, 상황을 알리시는 한 어머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쌤 진짜 막상 사람들이 우리 애한테 '수영장 다니지 않냐고, 코로나 검사받았냐고, 결과 나왔냐고, 음성이냐고 양성이냐고 하는데, 그걸 겪었을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너지더라고요. 우리 애는 확진자 아이랑 같은 수영장 다니지도 않았고, 학교도 완전히 다른 학교인데 말이에요.... 그냥 이미 나도 아이도 격리 대상자로 취급받는 느낌이 들 때는 너무 서러웠어요. 진짜 내 주변에 확진자가 나오면 나는 정말 많이 감싸줘야겠다는 생각이 그러니까 더 절절히 들더라고요. 양성 결과 나온 아이들은 진짜 얼마나 힘들겠어요. 쌤 진짜 앞으로 확진자, 격리자 흠 같은 거 장난으로라도 안 잡을라고요. 진짜 감싸줘야 돼요."
2단계로 코로나 상황이 격상하면서, 나의 일인 듯 남의 일인 것 같았던 코로나 감염이 코앞으로 다가온 걸 실감하는 주가 바로 이번 주였다. 나도, 우리 동네 주민들도, 심지어 멀리 있는 짝꿍까지도 그러했다. 점점 나의 지인 나의 주변인들이 격리자가 되는 상황이 비일비재해지는 상황이 생겼고 이제 그 일은 나한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방영하는 '스위트홈'이 떠오른다. 이 시리즈에서는 어느 날 사람들이 '욕망'에 사로잡혀 '괴물화'가 되기 시작한다. 욕망이 바이러스라면, 괴물화는 그 증상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현재 우리의 상황에 굉장히 많이 오버랩되는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에서 유난히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이 주 등장인물이었던 '차현수'를 두고 차현수를 내보낼지 말지에 대한 투표를 하는 장면이었다. (재난 상황에서도 투표를 하는 사람들은 아마 대한민국 국민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함ㅋㅋㅋ) 근데 투표 결과는? 괴물화 진행이 확실한 차현수였음에도. 사람들은 차현수를 내보내지 않는 쪽으로 투표를 한다. 굉장히 의외의 결과였다.
차현수, 김석현 괴물 화가 진행 중인 게
과연 그 둘뿐일까요?
아니요, 다들 두려운 거예요.
자신들도 언제 변할지 모르니까.
스위트홈 / 극 중 이은혁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언제나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