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군협회장기 배구대회가 열렸다. 대회라고는 하지만 군 협회에 소속된 팀들이 모여 경기를 하되, 우승팀은 가리지 않는 그야말로 친목도모에 의미를 둔 행사였다. 평소에는 각 팀의 체육관에 흩어져 운동을 하다가 한데 모이니 3개의 배구 코트가 있는 큰 경기장이 제법 북적였다.
그중 눈에 띈 팀은 바로 가족배구교실이었다. 가족배구교실은 말 그대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온 가족이 모여 배구를 배우는 동아리다. 우리 동네의 모 중학교 체육관을 연고로 하고 있어서 몇 해 전 창단해 신입회원을 모집할 때부터 알고 있던 팀이다. 어른과 아이 모두가 한 유니폼을 입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팀 이름에 딱이라는 생각을 하며 괜히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우리 팀 세 번째 경기 상대팀이 가족배구교실팀이었지만, 아무 사심 없이 그저 보기 좋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반전은 존재한다. 분명 우리 팀 언니들이 저 팀은 그냥 연습하다 나온 거랬는데? 리시브, 토스, 공격이 다 올라오기는 하는데 그냥 기본만 하는 정도라고 했는데? 아니 언니들, 저 중학생이 저한테 지금 스파이크를 꽂는다구요! 갑자기 날아온 이 공은 뭔가요? 저기 중간에 아버님이 우리 공격 다 받아내고 있잖아요, 엉엉. 방심의 끝은 패배. 나중에 다시 보니 냅다 스파이크 내리꽂는 학생은 중학생이 아니라 고등학생이었고, 날아오던 속공과 페인트는 뻗은 손에 얼떨결에 날아온 것들이었지만, 어쨌든 우리는 졌다. 우리 팀은 가족이라는 혈연, 천륜에 져버렸다. 피로 엮인 끈끈한 호흡이 어마어마했던 거라고 계속 핑계를 대본다.
가족배구교실에게 져서 하는 얘기는 아니고, 나도 다다가 좀 더 크면 같이 배구를 하러 가고 싶다. 자주 만나는 어느 팀에서는 스무 살 딸과 엄마가 같이 경기를 뛰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부러웠다. 코트 위에서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녀라니, 멋지지 않은가! 아주 가끔 다다를 데리고 체육관에 갈 때면 배구공을 슬쩍 다다 앞으로 굴려본다. 다섯 살 조막손으로 얼마나 하겠냐 싶지만 공을 주우러 뛰어다니는 모습이 제법 야무져 보이는 것은 엄마의 콩깍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