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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Jan 02. 2019

행복

no.2 하루 일기

요즘처럼 쌀쌀한 날에는 이불 밖으로 몸을 일으키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비록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다.

그래 오늘은 2019년 첫 출근 하는 날.

어제 미리 준비해 놓은 정장과 셔츠를 힐긋 바라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

주말 동안 한 번도 자르지 않은 수염이 제법 자리를 잡고 있다.

수염을 한번 길러 볼까?

고민을 하며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며 물 한 바가지를 머리 위로 붓는다.

샤워 후 닦이지 않은 등 뒤로 찬기운이 엄습해 오지만 6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는 시계를 보니 묘한 기분이 든다.

'나와의 싸움에서 이겼다.'


묘한 승리감에 도취되어 셔츠와 정장을 입고 머리를 다시 한번 다듬는다.

예전엔 제법 왁스도 잘 바르고 머리 스타일도 잘 만들곤 했지만 요즘은 단순 올림머리도 잘 안된다.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새벽의 찬 공기를 헤치며 출근길이란는게 모든 게 즐겁니다.

숨쉬기조차 힘든 9호선이지만 여전히 마음속은 즐겁다. 그렇게 잠시 오늘 할 일들을 점검하는 순간 어느새 내 발걸음은 단골 커피집에 도착해 있다.

하루에 꼭 한 번씩 들리는 집이다. 이곳의 젊은 사장님들은 언제나 밝은 인사로 손님들을 맞이해 주신다. 추운 겨울이라 힘들게 뻔하지만 언제나 밝게 맞아주며 커피를 내려주신다. 주로 아침에 커피집을 들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장님의 긍정적인 마음이 고객들에게 전달이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나는 한 손에는 뜨거운 커피를 그리고 가슴엔 긍정의 마음을 한가득 채우고 회사로 향했다.


8시 30분쯤 회사에서 가장 빨리 도착했다.

또다시 묘한 기쁨이 마음속을 가득 채운다.

늦은 오후쯤 나는 나의 고객을 만나러 나선다.

오늘은 작년 말쯤에 부동산 계약을 도와드렸던 고객분이 사업을 시작하는 날이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고객의 사업이 번창하길 기원하며 한 손엔 화분을 들고 찾아갔다.

차갑기만 느껴지던 빈 공간에 세련되고 편안한 분위기로 변해 있다.

공간과 고객의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동안 고객분이 웃으며 나를 맞이 한다.


"고맙습니다. 좋은 곳을 소개해 주시고 마지막까지 신경 써주셔서"

이 한마디에 그동안 고생했던 것들이 거짓말처럼 녹아내린다.

보람되고 보람차다.

그렇게 악수를 몇 차례를 하고서야 그곳을 나올 수 있었다.

찬 바람으로 몸은 얼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따뜻하다.

이런 게 행복이지 않을까?


여러분들은 오늘 어떤 행복이 있었나요?


커피에 행복과 긍정을 담아주는 집 커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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