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 Sep 04. 2019

저는 실패 한 겁니까?

레이는 별일 없이 산다.

모든 걸 불태워 일해왔다.

그런데 혹시 저는 실패한 겁니까?


#열심히 한다는 것 vs 잘한다는 것

마음고생이 심했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두고 모든 걸 불태워 일했다.

주말, 휴가 없이 일 하기를 반복했고 밤새워 일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비록 나의 능력이 부족하여 지금의 어려움을 만났지만 열심히 하면 나에게 처한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해낼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건 실망과 빈곤 그리고 심각한 번아웃이었다.  

열심히 한다는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될지 몰라도 좋은 결과를 보장해 주진 않는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잘하기 위해서는...?

너무 궁금했다. 아니 부러웠다. 잘하시는 분들은 나와 무엇이 다를까? 단지 오랫동안 업계를 떠나지 않고 버텨서??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와서? 갑자기 찾아온 로또와 같은 기회를 잡아서?? 궁금한 것들이 무수히 많았다.

그리고 나는 이 궁금증을 평생 풀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궁금증은 단 하나의 질문으로 해결되어 버렸다.


#해답을 줄 수 있는 사람과 명확한 질문. 

어떻게 하면 나도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롤 모델이신 저 선배님처럼 될 수 있을까? 어떻게? 어떻게?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을 무렵,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연락을 하고 찾아갔다. 그리고 나의 부족함과 어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선배님께 정중히 조언을 구했다.

제가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의 이야기를 듣고 몇 가지 질문을 더 하신 후 선배님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온 힘을 다 써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정확한 방향에 맞춰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많은 초보자분들이 실수하는 게 이 부분이에요. 열심히 하면 나는 성공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 그러다 보니 자꾸 오버 페이스를 하게 되고 목표를 이루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과 수순을 밟는 대신 내가 쉽게 할 수 있고 눈에 보이는 결과 쪽으로만 치중해서 일하게 되죠. 그리고 오늘도 난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자기 위안을 가지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초보자는 절대 혼자 일해서는 안돼요.

이 업계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닙니다. 초보자는 반드시 자신을 이끌 어 줄 수 있는 선배와 일을 해야 합니다. 그 선배 중에서도 꾸준한 퍼포먼스를 쌓아 올린 선배의 지도가 필요해요. 그리고 그 선배의 지도에 따라 움직이세요. 갑갑하고 힘들어도 그렇게 하세요. 그렇게 한 다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도 늦지 않습니다.

만약 함께 일 할 수 있는 선배님들이 제 주변에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찾으면 있습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없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는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일하는 에이전트입니다. 자신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의무도 있어요.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지 말고 내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모든 걸 검토해 보세요. 그럼에도 없다고 하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조직을 찾아 떠나는 게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조언을 주신다면?

모든 일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세요. 끊임없이 공부하세요. 그리고 내가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세요. 그게 업무환경 일 수도 있고 사적인 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둘 다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어려운 환경이라면 과감히 그곳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하세요.

때론 그게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실패자가 아닙니다.

불가 며칠 전 일이다.

새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면접을 봤다. 면접이 끝나가는 과정에서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마지막 질문이 던져졌다.

우리 회사에 지원한 이유가 혹시 그전에 있던 곳에서 실적이 안 나와서 지원한 건가요?
우리는 그렇게 막 받아주는 곳은 아닌데?

이미 앞에서 다 설명한 부분이지만 혹시 내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해 도피하는 실패자처럼 보여서 이런 질문을 던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 오늘 저에게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오늘 이 면접을 보기 전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이 모든 걸 설명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표님 앞에 앉아 있는 저는, 현실을 도피하고자 이곳에 온 게 아닙니다.

뒤로 한 보 물러선 실패자로서 이곳에 면접 보러 온건 더더욱 아니고요.

저는 저의 한계와 주어진 환경을 직시하고 극복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한 보 후퇴가 아니라 반보 약진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앞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이봐 잠시 쉬어도 된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