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는 별일 없이 산다.
우울하거나 힘이 빠진다 싶을 때 한 번씩 듣는 노래가 있다.
아모르파티인데 나는 그동안 아모르파티가
아~ 나는 모르겠고 그냥 신나는 파티처럼 인생을 즐기자
뭐 이런 의미인 줄 알았다.
세상에나.....
어느 날 갑자기 가요계를 휩쓸어버린 노래가 있다.
그게 바로 아모르파티인데 김연자 선생님이 부른 노래이다.
자세히는 모르나 김연자 선생님이 굴곡 많은 인생을 사셨다는 걸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뭔가 해탈한 듯한 느낌으로 인생을 슬퍼하지 말고 즐기면 된다는 가사 의미가 굴곡 많은 인생에서 나온 깊이 있는 삶의 철학적 의미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 노래가 좋았다.
이직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누군가 나에게 이직 후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편해진 출퇴근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나는 하루에 지하철을 6번 갈아타며 3시간 이상을 출퇴근 시간으로 사용했다.
처음엔 책을 보거나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며 긴 출퇴근 시간을 자기 계발 시간으로 사용하면 되겠다 생각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이었다.
(아마 매일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하시는 분들은 그 느낌 알 것이다.)
숨도 쉬기 힘든 출퇴근 만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다는 건 불가능한 행위이며 민폐이기도 했다. 그나마 유튜브를 이용하여 강의를 듣는 방법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론 강의를 본다, 듣는다 느낌보다 어떤 소리가 내 귀를 통해 흘러들어왔다가 나간다 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출퇴근 시간이 짧아졌고 간혹 앉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전보다 편하게 책을 보거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 작은 변화는 내 삶의 질을 단숨에 높여줬고 나는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해졌다.
관심은 많았지만 그동안 막상 읽어보려고 노력도, 도전할 이유도 없었던 책이 바로 철학이다.
고3 당시 수능 준비를 하며 철학과를 갈까? 하며 잠시 생각했었지만 이과여서 바로 마음을 접은 적이 있다.
그런데 오늘 아주 충격적인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내가 힘이 들고 마음이 우울할 때 에너지를 얻기 위해 듣던 김연자 선생님의 아모르파티가 사실 니체의 아모르파티인 것이다.
신나게 논다는 의미의 파티가 아닌 라틴어로 사랑을 뜻하는 아모르와 운명을 뜻하는 파티의 합성어인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말이 아모르파티! 운명을 사랑하라인 것이다.
아니 이렇게 멋진 말을 이제야 알게 됐다니!!!! 갑자기 억울한 생각과 함께 무식의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운명을 사랑하라!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살다 보면 즐겁고 행복한 날도 있지만 괴로움과 고통의 날도 있다. 어쩌면 좋은 날보다 힘든 날이 더 많아 캄캄하고 답답한 내 운명을 미치도록 싫고 벗어나고 싶을 수도 있다.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
나를 이러한 괴로운 운명 속에 계속 던져놓을 것인가? 아니면 현재는 암울하고 괴로운 운명이지만 이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통을 인내하여 정말 사랑스러운 나의 운명으로 개척해 나 갈 것인가?
아모르파티의 충격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그동안 철학책은 왠지 지나치게 진지하고 딱딱할 것 같다는 선입관 때문에 철학책 읽기를 기피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아는 철학자도 소크라테스, 플라톤, 니체, 마르크스, 공자, 맹자 이 정도인 것 같다. 물론 이것도 그들의 이름만 알뿐 그들의 철학은 모른다. 하지만 아모르파티를 계기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싶어 졌다. 그들의 인생이 궁금해졌고 그들이 평생에 걸쳐 만들어간 철학들이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내일 당장 서점으로 달려갈 것 같다.
재미있게 본 철학책이나 좋아하는 철학자가 있으시면 덧글로 추천 부탁드려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