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방법을 묻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다. 왜 알고 싶지 않겠는가? 국어 점수 잘 나오는 방법을 알고 싶다 하고, 글 잘 쓰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공부 잘하는 방법을 알기만 알면 성적이 잘 나올 거라 생각한다. 누군들 그런 생각 들지 않겠는가?
교단에 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내 능력 부족 때문에 답을 못해주는 것으로 생각하여 진땀을 흘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당당히 말한다. “없다. 쉽게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은 절대 없다. 열심히 읽고 또 읽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다시 읽고 생각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방법이나 원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였을 때 그 방법과 원리가 읨 있는 법이다. 열심히 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그 어떤 방법도 없다. 그리고 그 방법과 원리도 누군가에게 배워서 얻는 것보다 스스로 열심히 읽고 생각하고 머리 쥐어뜯다 보면 스스로 터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라고.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것도 쉽고 편한 방법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을 가르친 지 꽤 오래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쉽고 편하게 공부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현재까지 내가 알아낸 것은 이해되지 않아도 읽고 또 읽어야 한다는 사실뿐이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국어사전을 찾으면서 읽고, 국어사전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으면 국어사전의 풀이에 나오는 단어를 또 찾아서 이해하고 그것도 충분치 않다면 한자사전까지 찾아서 이해해야 한다. 사전을 찾는다고 문장이나 글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상황에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읽어도 모르니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배우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스스로 생각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세 번이 아니라 다섯 번이 아니라 열 번이라도 알려는 의지 가지고서 생각하면서 읽고 또 읽어야 한다. 이것이 공부 잘하는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공부는 자기가 하는 것이다. 남이 대신해줄 수 없다. 책으로 하는 것이다. 듣는 것으로 실력 쌓을 수 없다. 사교육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없지만 설령 낸다고 해도 그 효과는 고1 때까지 뿐이다. 처음은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다. 이해되지 않을지라도 끝까지 읽어야 한다. 끝까지 읽어도 이해되지 않으면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열 번을 본다면 그때는 이해될 것이다. 공부는 무엇으로 하는가?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