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배우면 모른다, 익혀야 안다

by 권승호

온통 공부다. 여기서도 공부고 저기서도 공부다. 어제도 공부고 오늘도 공부다. 초등학교 1학년생이 공부 때문에 힘들어하고 중학교 2학년생이 공부 때문에 따뜻한 마음을 던져버린다. 이 땅의 사람들은 대학입시를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명문대 아니지만 행복하게 사는 사람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이렇게 공부에 목숨을 걸고 힘들게 살고 있는데 공부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학생만 모르는 게 아니라 학부모들도 모르고 심지어 선생님들조차도 모른다. 배움보다 익힘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모르고 의문을 품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그저 많이 배우면 많이 알게 된다고 생각하고, 잘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배우면 성적 향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공부에 시간도 돈도 많이 투자하는데 실력은 보잘것없는 이유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 주인공 중에 잘 배우고 많이 배워서 달인이 된 사람 있던가? 노래를 500번 듣는 것보다 20번 부르는 것이 노래 잘 부르게 되는 방법임을 정말 모르는가? 배우는 일보다 익히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 사교육은 익힘의 시간을 없애서 공부를 못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배워라’ 하지 말고 ‘의문 품어라’ ‘탐구하라’ ‘익혀라’라 말해야 한다. ‘4당 5락’을 이야기하지 말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학습의 능률을 높인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배움은 필요하지만 배움만으로는 실력 향상 절대 불가능하다. 배움이 실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선생님에게 같은 내용의 강의를 들었음에도 누구는 실력이 뛰어나고 누구는 실력이 보잘것없음을 통해서도 배움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책상 앞에 앉아 강의 듣는 것만으로 실력을 키울 수 없다. 하루 15시간 유럽 축구 구경한 사람이 3시간 운동장에서 공을 가지고 뛰고 논 사람을 당해낼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공부는 선생님이 시켜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책으로 해야 잘할 수 있고, 꼼꼼히 연구하고 익혀야 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가 산책하다가 잔디 깎는 기계를 고치는 사람을 보고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저는 그런 것들을 고치는 능력이 전혀 없어요,”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기계 고치던 사람이 “그것은 시간을 들여서 해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라고 쏘아붙였다는 이야기. 그렇다. 시간을 들이고 해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배우지 않아도 공부 잘할 수 있다. 이제라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사교육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이제라도 알아야 한다. 사교육은 공부할 시간을 빼앗을 뿐이라는 사실을.

오랜 시간,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을 만났고, 결과를 확인하였고, 공부법에 관심을 기울인 김 선생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지금부터의 이야기가 이 땅의 학생과 학부모님들에게 희망과 행복의 씨앗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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