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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까진 노는 일도 중요한데 2

by 권승호

공부시킨다는 말,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은 저마다 각기 다른 소질과 능력이 있는데

공부에 소질과 능력이 없는 아이에게까지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것은 어리석음이기 때문이다.

학교와 학원과 독서실을 오가면서 공부만 하는 아이들.

책상 앞에 14시간 이상 앉아있는 아이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서,

자녀들을 이런 환경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이민을 계획하겠노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신의 자녀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뺑뺑이 돌린다.

이 얼마나 엄청난 모순인가?

그리고 겸연쩍어하지도 않고 이렇게 말한다.

“남들이 안 시키면 저도 안 시키겠어요.”

“남들 다 시키는데 저만 시키지 않을 수 없잖아요.”

말이 되는가? 부끄럽지 않은가? 이 말은

“남들이 도둑질하니까 저도 도둑질했어요.

남들 도둑질하지 않았다면 저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소신 가지고 아이들 사교육 시키지 않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아이들을 교육하는

부모들이 있다는 사실은

왜 애써 외면하는가?

왜 자신의 소신 없음은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가?

공부는 학생이 해야 하는 것이라는 사실

배운다고 알 수 있는 것 아니라 익혀야 알 수 있게 된다는 사실

스스로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는 사실,

자기주도학습이 가장 효율적인 공부라는 사실

반복 없이는 절대 실력을 쌓을 수 없다는 사실

반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

사교육은 익힐 시간을 빼앗는다는 사실

결국, 사교육은 공부에 독이 된다는 사실.

이렇게 중요하고도 중요한 사실을

왜 모르는가?

왜 귀담아듣지 않고

왜 생각하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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