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에
사교육 하지 말고 자기주도학습을 하도록 하라는 말하곤 했다.
사교육은 오히려 공부를 방해하는 것이니
책으로 스스로 공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때, 가장 많이 되돌아오는 대답은
자신이 가르쳐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배워야 알 수 있게 된다는 생각,
배우지 않으면 알 수 없게 된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은데
거듭 이야기하지만 배워야 알게 되는 것 절대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연구하고 반복하여 익혀야만
실력이 키워지는 것이다.
배움만으로는 절대 실력 쌓을 수 없고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고 익혀야만 확실한 실력 쌓을 수 있다.
그렇기에 설령 부모가 가르칠 능력이나 시간이 있다 할지라도
절대 가르치려 해서는 안 된다.
가르치는 행위는 스스로 공부할 시간,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고 두뇌 훈련할 시간을 빼앗아,
공부를 망쳐버리게 되는
의도치 않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사실 알아야 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부모가 자식을 가르치려다 보면 화가 나게 되고
감정 조절하지 못하게 되어
공부도 망치고 관계도 깨지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이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데
가르치는 부모가 답답해하면서 짜증을 내고 야단을 치게 되면
배우는 자녀는 서운하고, 주눅 들고, 분노가 솟구치게 되어
공부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부모자식 간 관계만 어그러진다.
맹자가
“자식을 직접 가르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 남의 자식과
바꾸어 가르치는 것이 좋다”
라고 말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을 것이다.
배움은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으로 충분하기에
더 이상 배우도록 해서는 안 된다.
배움 다음에 익힘이 없다면 배움도 의미 없게 되기 때문이고
익힘이 뒤따르지 않는 배움은 모래 위에 지은 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가르치려고만 하고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배우려고만 한다.
학교에서의 배움으로 만족하지 못하여 학원선생님에게 배우고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하여 과외선생님에게 배우고
그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인터넷 강사님에게 배운다.
배우기만 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배우는 것이 가장 편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배우는 일처럼 편안한 일 있을까?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되는데.
아이들은 ‘아는 것 같은 것’을 ‘아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고
부모들은 부모 역할 다하였노라며 스스로를 애써 위로한다.
실력 향상 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돈은 낭비되며 한숨은 깊어간다.
수학선생 아들딸 중 수학 못하는 경우 적지 않고
영어선생 아들딸 중 영어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음은
배운다고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는 확실한 증거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
배워서 쌓은 지식인지 탐구와 익힘을 통해 쌓은 지식인지 생각해 보라.
배워서가 아닌 스스로 탐구하고 익혀서 얻은 지식이라는 사실
확인하는 것 어렵지 않다.
“알아서 가르친 것이 아니라 연구함으로써 알게 되었고
가르치는 과정에서 더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학생에게 가르쳤던 지식,
그 누구에게 배운 것 아니라
나 스스로 탐구하여 알게 된 것들이다.”
퇴직을 앞둔 선생님의 말씀이다.
국어선생이지만 아들딸에게 국어 지식 가르쳐주지 않았다.
질문을 해온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설명해 주기보다 사전을 던져주고 책을 던져주었다.
“아빠의 설명보다 정확하고 쉬운 설명이 여기에 몽땅 들어있으니
너 스스로 읽고 또 읽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알아내도록 하여라.”
라고 말하면서.
수업 끄트머리 자투리 시간에 ‘3분 말하기’를 한 적 있었는데
발표를 끝낸 아이들에게
“방금 발표한 내용, 배운 것이냐 아니면 연구한 것이냐?”
라고 물으면 모든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배운 것 아니라 제가 관심 가지고 찾아보고 탐구하고
스스로 반복하여 익히고 익힌 결과입니다.”
라고 대답해주곤 한다.
“발표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개 선생님께 배웠기 때문입니다”
라는 대답 들어보지 못한 것이다.
‘말하기 대회’ ‘자기주장발표대회’에서 수상한 아이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였을 때에도 아이들은 한결같이
평소 관심 있었던 주제를 책과 인터넷에서 찾아 연구하였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익힌 결과라고 대답해 주었다.
진즉부터 나는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따라 해 달라고 부탁하곤 했었다.
“배우는 일에 힘쓰지 말고 익히는 일에 힘쓰자.
배워서 알게 되는 것 아니라
생각하고 탐구하고 익혀야만 알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