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육볶음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 중에 볶음이 많아.
낙지볶음, 멸치볶음, 버섯볶음, 새우볶음 그리고 볶음밥.
‘볶음’은 어떤 재료에 양념을 하여
넓적한 그릇에 볶는 조리법이야.
제육볶음도 있다고? 맞아. 그런데 제육이 뭐지?
돼지고기야. 식용으로 쓰는 돼지고기를 제육이라 한단다.
그러니까 제육볶음은
돼지고기를 고추장 양념에 재워 볶은 요리인 거야.
‘육’이 ‘고기 육’인 줄은 알겠는데 ‘제’가 ‘돼지 제'냐고?
그래. ‘돼지’라는 뜻이야. 원래는 ‘돼지 저(猪)’란다.
앞뒤를 따져보지 않고 마구 덤비는 것을 ‘저돌적’이라 하는데
‘돼지 저(猪)’ ‘돌진할 돌(突)’로
돼지가 돌진하는 것처럼 나아간다는 뜻이거든.
그런데 ‘저(猪)’가 식용으로 쓰이는 돼지고기로 쓰일 때에는
‘제’로 발음한단다.
그래서 ‘저육’이라 하지 않고 ‘제육’으로 발음하는 거야.
돼지를 뜻하는 또 하나의 글자는 ‘돼지 돈(豚)’이야.
돼지고기를 돈육(豚肉)이라 하는 이유지.
‘돈가스’의 ‘돈’도 ‘돼지 돈(豚)’이냐고?
그래. 얇게 썬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긴 음식인데
영어 ‘포크커틀릿(pork cutlet)’에서 온 말이야.
일본 사람들이 ‘포크’ 대신에 ‘돈(豚)’을 썼고
‘커틀릿’을 일본어 발음 ‘가쓰레쓰’로 바꿨다가 ‘카스’로 줄였어.
‘돈’에 ‘카스’를 더하여 ‘돈카스’로 이름 붙였는데
그것이 우리나라로 건너와 ‘돈가스’로 불리게 되었단다.
삶아서 익힌 쇠고기를 ‘수육’이라 하는 것 알지?
원래는 ‘익을 숙(熟)’ ‘고기 육(肉)’으로 숙육(熟肉)이었어.
그런데 ‘숙육’ 발음이 어려워
‘ㄹ’을 탈락시켜서 ‘수육’이라 발음하게 되었단다.
삶은 고기를 눌러서 물기를 빼고 얇게 저며 놓은 음식을
편육(片肉)이라 하는데 ‘납작한 조각 편(片)’으로
납작한 조각으로 만들어놓은 고기라는 뜻이야.
고기 튀김에 달고 새큼하게 끓인
녹말 채소 소스를 끼얹은 중국요리가 뭐지?
그래, 탕수육(糖水肉)이야.
‘사탕 당(糖)’ ‘물 수(水)’ ‘고기 육(肉)’으로
사탕 물에 적신 고기라는 의미란다.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애요?>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