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물이 ‘물고기 어(魚)’ ‘사물 물(物)’로
생선을 가리키는 말인 줄은 알겠는데
건어물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건’이 ‘마를 건(乾)’이야.
그러니까 건어물(乾魚物)은 말린 생선이지.
말린 포도를 건포도(乾葡萄)라 하고,
물기나 습기를 말려서 없애는 일을 건조(乾燥)라 해.
사료나 퇴비로 쓰기 위해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乾草)라 하고
기후가 메말라서 습기가 없는 시기를 건기(乾期)라 하지.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라는 속담 아니?
못난 사람이 같이 있는 동료를 망신시켰을 때 쓰는 표현이야.
꼴뚜기가 못생긴 물고기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지.
‘어물전’에서 ‘전’이 무슨 뜻이냐고?
‘가게 전(廛)’이야.
그러니까 어물전은 물고기 파는 가게이겠지.
옹기 파는 가게는 옹기전(甕器廛)이고,
한약 재료를 파는 가게는 약전(藥廛)이며,
놋쇠로 만든 그릇을 파는 가게는 유기전(鍮器廛)이야.
‘독 옹(甕)’ ‘그릇 기(器)’ ‘약 약(藥)’ ‘놋쇠 유(鍮)’거든.
전주에 ‘싸전다리’라는 이름의 다리가 있는데
쌀과 곡식을 파는 가게 옆에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쌀전’이라 해야 옳은데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 ‘쌀’의 ‘ㄹ’을 탈락시켜 싸전이라 한 거야.
조제(調劑)하지 않은 원료 그대로의 약재를 파는 곳을
건재약국(乾材藥局)이라 하는데
‘마를 건(乾)’ ‘원료 재(材)’로
말린 그대로의 약재를 파는 곳이라는 의미야.
술을 마실 때 잔을 비우는 일을 건배(乾杯)라 하는 것 알지?
이때의 ‘건’도 ‘마를 건(乾)’이야. ‘배’는 ‘잔 배(杯)’고.
그러니까 건배(乾杯)는
잔을 말려버린다, 잔에 있는 술을 다 마셔버린다는 의미인 거야.
‘물고기 어(魚)’ 앞에 ‘물 수(水=氵)’가 더해진 ‘漁’는
‘고기 잡을 어‘인데
물고기를 잡는데 쓰는 배인 어선(漁船),
농촌과 어촌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농어촌(農漁村),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는 일인 출어(出漁) 등에 쓰인단다.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