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새 생명을 낳는 그 고귀함(1)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본 적 있는가?

by 고bee

구급차를 탄다니!!!!!!!


부산ㅂ병원에 장기기증자분이 생겨서, 오늘은 부산까지 출장을 가는 날이다.

이런 특별한 출장이라니, 특히나 간호사가 출장이라니!


‘간호사는 간호만 하지 않는다’가 딱 맞지 않는가.

보통은 심장, 폐, 간, 신장, 안구 이렇게 5가지를 적출하고 장기상태에 따라 적출되는 장기의 수는 달라진다. 오늘 기증자분은 20대의 젊은 여성분으로 장기가 젊어서 5가지를 다 적출할 예정이다.

장기적출 순서는 이렇다.

1. 배를 열고 장기 상태를 각자 확인한다.

2. 위, 아래 대동맥을 각자 찾은 후 대동맥에 기다란 관을 꽂는다.

3. 피가 통하지 않도록 위, 아래 동맥을 동시에 막으며(ACC:aorta cross clamping), 체외순환액으로 전신의 혈액을 체외순환액을 교환한다. 이때 심정지가 되고, 사망하게 된다.

4. 심->폐->간->신장 순서로 적출한다

5. 다시 배를 닫고, 장례절차를 밟는다.

ACC이후, 장기적출은 빠르게 이뤄지므로 그 시간에 맞춰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수술실에서 기구들을 받아 출발해야 한다는 선생님을 따라가니, 웬 아이스박스????

장기는 적출한 이후 차갑게 가져와야 하기에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가득 채워야 한다고 한다.

얼음을 퍼서 아이스박스를 채우는데, 조금 있으면 여기에 장기를 넣어 온다는 생각에 혼란스럽기도 하고, 안전하게 잘 가져올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아이스박스 외에 필요할지도 모를 몇몇 기구와 장기를 담아 올 통과 감쌀 비닐을 챙기면 준비 끝!


부산은 가는데 4시간이 소요되기에 ACC 예상시간 4시간 전에 출발한다고 한다.


나 드디어 구급차를 타보나?

내가 타도 되는 건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애착?애증? 그 사이의 내 가방

예약한 구급차가 오고 아이스박스 등 짐을 싣고(이 짐은 후에 내가 ‘애증의 가방’이라고 애칭을 붙여주게 된다.) 구급차 앞자리에 앉아본다.

어? 저기요... 용도가 여행하는 용도는 아니지만 ㄴ자로 앉는 게 맞나요?? 뒤로 넘어가지도 않고 쿠션도 없이 강제로 바른 자세로 앉게 된 나.... 참... ..감사합니다, 덕분에 코어힘도 좋아지겠어요 허허....

자,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군번인가. 조용히 출발!

삐---용 삐----용

와....여러분은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금요일 5pm , 꽉 막힌 퇴근길에 앞차를 시작으로 양옆으로 갈라진다,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다들 배려해 주시는 것이다.

아, 대한민국.... 약간 감동으로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선생님!!!! 너무 빨라요!!!!!!!! 이런 레이싱은 처음이라 눈물이 속도에 맞춰 들어가는 듯했다.

그런 진광경은 처음이라, 핸드폰 동영상을 안 킬 수 없었다. 다들 시민의식 갖고 멋있게 살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부산에 9pm 도착예정이던 시간은 무려 45분 단축되어 8:15pm경 도착할 수 있었고, 이런 경이로운 경험을 앞으로도 겪을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낯선 병원에 입성하여, 낯선 수술실에 들어가 뇌사자 분의 장기를 떼어 위에서 언급했던 체외순환액으로 장기이송통을 채우고 그 안에 신장을 넣은 채, 비닐로 4겹 꼼꼼하게 감싼다.

아, 신장을 떼어낸 다음, 체외순환액을 동맥으로 넣어 정맥으로 잘 나오는지 확인하고, 그 핑크빛 신장이 우유색이 될 때까지 약물이 조직에 퍼지도록 한다.


기도도 잊지 말아야지, 좋은 곳으로 편히 가시길,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제 다시 구급차에 올라타 긴 여정을 통해 나의 병원, 신장이식을 기다리고 계시는 환자분이 계시는 그곳으로 출발한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