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본 적 있는가?
부산ㅂ병원에 장기기증자분이 생겨서, 오늘은 부산까지 출장을 가는 날이다.
이런 특별한 출장이라니, 특히나 간호사가 출장이라니!
보통은 심장, 폐, 간, 신장, 안구 이렇게 5가지를 적출하고 장기상태에 따라 적출되는 장기의 수는 달라진다. 오늘 기증자분은 20대의 젊은 여성분으로 장기가 젊어서 5가지를 다 적출할 예정이다.
장기적출 순서는 이렇다.
1. 배를 열고 장기 상태를 각자 확인한다.
2. 위, 아래 대동맥을 각자 찾은 후 대동맥에 기다란 관을 꽂는다.
3. 피가 통하지 않도록 위, 아래 동맥을 동시에 막으며(ACC:aorta cross clamping), 체외순환액으로 전신의 혈액을 체외순환액을 교환한다. 이때 심정지가 되고, 사망하게 된다.
4. 심->폐->간->신장 순서로 적출한다
5. 다시 배를 닫고, 장례절차를 밟는다.
ACC이후, 장기적출은 빠르게 이뤄지므로 그 시간에 맞춰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수술실에서 기구들을 받아 출발해야 한다는 선생님을 따라가니, 웬 아이스박스????
장기는 적출한 이후 차갑게 가져와야 하기에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가득 채워야 한다고 한다.
얼음을 퍼서 아이스박스를 채우는데, 조금 있으면 여기에 장기를 넣어 온다는 생각에 혼란스럽기도 하고, 안전하게 잘 가져올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아이스박스 외에 필요할지도 모를 몇몇 기구와 장기를 담아 올 통과 감쌀 비닐을 챙기면 준비 끝!
부산은 가는데 4시간이 소요되기에 ACC 예상시간 4시간 전에 출발한다고 한다.
나 드디어 구급차를 타보나?
내가 타도 되는 건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예약한 구급차가 오고 아이스박스 등 짐을 싣고(이 짐은 후에 내가 ‘애증의 가방’이라고 애칭을 붙여주게 된다.) 구급차 앞자리에 앉아본다.
어? 저기요... 용도가 여행하는 용도는 아니지만 ㄴ자로 앉는 게 맞나요?? 뒤로 넘어가지도 않고 쿠션도 없이 강제로 바른 자세로 앉게 된 나.... 참... ..감사합니다, 덕분에 코어힘도 좋아지겠어요 허허....
자,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군번인가. 조용히 출발!
와....여러분은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금요일 5pm , 꽉 막힌 퇴근길에 앞차를 시작으로 양옆으로 갈라진다,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다들 배려해 주시는 것이다.
아, 대한민국.... 약간 감동으로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선생님!!!! 너무 빨라요!!!!!!!! 이런 레이싱은 처음이라 눈물이 속도에 맞춰 들어가는 듯했다.
그런 진광경은 처음이라, 핸드폰 동영상을 안 킬 수 없었다. 다들 시민의식 갖고 멋있게 살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부산에 9pm 도착예정이던 시간은 무려 45분 단축되어 8:15pm경 도착할 수 있었고, 이런 경이로운 경험을 앞으로도 겪을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낯선 병원에 입성하여, 낯선 수술실에 들어가 뇌사자 분의 장기를 떼어 위에서 언급했던 체외순환액으로 장기이송통을 채우고 그 안에 신장을 넣은 채, 비닐로 4겹 꼼꼼하게 감싼다.
아, 신장을 떼어낸 다음, 체외순환액을 동맥으로 넣어 정맥으로 잘 나오는지 확인하고, 그 핑크빛 신장이 우유색이 될 때까지 약물이 조직에 퍼지도록 한다.
기도도 잊지 말아야지, 좋은 곳으로 편히 가시길,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제 다시 구급차에 올라타 긴 여정을 통해 나의 병원, 신장이식을 기다리고 계시는 환자분이 계시는 그곳으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