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박 May 06. 2019

메주 검은곰팡이

곰팡이 이야기 15

장가르기 철이다. 장가르기란 콩의 영양분 중에 물에 녹는 성분은 간장으로 그렇지 않은 성분은 된장으로 나누는 일이다.     


원래 콩에는 물에도 녹지 않고 맛도 없는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 덩치 큰 영양성분들이 주를 이루었다. 콩으로 메주를 쑤어 메주발효가 일어나고 이어 소금물 속에 들어가 숙성발효가 일어나면서 단백질은 감칠맛이 나는 펩타이드·아미노산으로 탄수화물은 단맛이 나는 올리고당·단당으로 바뀐다.  

   

잘게 부서진 이들 영양분들은 이젠 물에 녹게 되는데 장가르기는 물에 녹는 영양분과 그렇지 않은 영양분들을 나누는 행위이다. 물에 녹아 체를 통과한 영양소들은 간장으로 가서 각종 요리의 감칠맛을 더하게 되고 나머지는 된장으로 가서 구수한 된장찌개의 원료가 된다.    


장가르기는 또한 작년 12월에 만들어진 메주 내부가 4개월여 만에 처음 공개되는 순간이다. 그간 다양한 곰팡이와 세균이 메주 안쪽에서 자라면서 콩 발효에 가담하였는데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었다. 이 때에 처음으로 메주 내부를 보게 되는데 주부들이 가장 놀라는 것이 곰팡이 포자들이다.     


세균은 메주 안쪽에 많이 자라지만 어차피 맨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곰팡이 실(균사) 역시 그간 내부에서 많이 자랐지만 소금물을 만나 분해되거나 형체가 흐려졌다. 하지만 곰팡이 포자는 기본적으로 물과 섞이지 않고 더구나 화려한 색깔을 띠고 있어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이들 곰팡이 포자는 메주를 어떻게 띄웠나에 따라 다르지만 낮은 온도에서 띄운 경우에는 녹색포자(푸른곰팡이)가 많고, 높은 온도에서 띄운 경우는 노란색(좁쌀곰팡이), 갈색(황국균, Paecilomyces 등), 검은색의 포자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주부들은 검은색 곰팡이에 대하여 가장 부정적인데 오늘은 메주의 검은곰팡이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장(醬)이란?


근본적인 이야기부터 해보자. 장이란 뭘까?



그림 1. 장(醬)이란?


콩은 단백질 35∼40%, 지방 15∼20%, 탄수화물 30%가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이 들어 있는 영양식품이다(네이버 지식백과). 하지만 콩의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은 그 자체로는 별로 맛도 없고 크기가 커서 사람이 먹을 경우 소화가 잘 안되어 설사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콩에 미생물이 자라서(발효과정을 거치면) 단백질을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로 탄수화물을 단당과 올리고당으로 만들면, 전자는 주로 감칠맛이, 후자는 단맛이 난다. 그리고 분해된 이들은 우리 몸에서 별도의 소화과정이 없이도 혈관으로 바로 흡수된다. 즉 장이란 콩의 영양성분을 미생물이 요리하여 맛있고 소화하기 좋은 상태로 변화시켜 놓은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미생물은 콩에 있는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하여 이차대사산물을 만드는데 이들이 항암효과, 심혈관질환예방 등의 기능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장에는 콩에 추가로 짠맛을 내는 소금이 보태진다. 따라서 장이란 ‘콩의 영양성분을 미생물이 요리하여 맛있고, 소화하기 좋고, 몸에 좋은 물질로 만들어 놓은 조미료’라고 말할 수 있다. 


       

메주의 곰팡이는?    



그렇다면 곰팡이는 장을 만드는데 어떤 역할을 할까?

그림 2. 장의 미생물과 맛, 향 그리고 색깔 (공장에서 생산되는 장의 경우)

위의 그림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장의 맛, 향, 색상을 결정짓는 물질과 이를 생산하는 미생물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에서 맛을 내는 성분은 아미노산, 펩타이드, 글루코오스, 유산이고 이들 중에서 유산을 제외한 맛 성분은 모두 곰팡이가 만들고 있다. 이 때에 곰팡이는 황국균(Aspergillus oryzae)이다. 즉, 공장에서 만드는 장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곰팡이, 황국균이다.    


공장에서는 콩을 삶은 다음에 상자에 얇게 깔고 그 위에 황국균을 뿌려 콩 전체에 황국균이 자라게 한다. 이 때에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proteinase, peptidase, amylase)가 생성이 되고 이들 효소에 의하여 맛을 결정짓는 펩타이드, 아미노산, 글루코오스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가정에서 만드는 장은 공장에서 만드는 장과는 제조 과정이 다르다. 가정에서는 콩을 삶은 다음에 육면체 모양의 메주를 만든다. 이 경우에 육면체 내부의 콩에는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 곰팡이가 자라는 데는 산소가 필수적인데 메주 안쪽 콩에는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니 곰팡이가 손을 쓸 수가 없다.    

 

그렇다면 곰팡이가 발효할 수 없는 메주의 안쪽부분의 콩은 어떻게 될까? 세균은 곰팡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산소가 부족하거나 없어도 자란다. 따라서 세균은 싸우지 않고도 메주 안쪽부분을 점령한다. 세균 중에서도 고초균(Bacillus)이 메주 안쪽을 점령하게 되는데 일본 미소에 비하여 우리나라 장에서 고초균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정리하면 우리나라의 메주 발효에서 공기가 원활하게 공급되는 바깥 부분은 곰팡이가 차지하여 맛을 내고 공기가 희박한 안쪽은 고초균이 차지하여 맛을 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때에 곰팡이가 세균에 비하여 훨씬 다양한 기능성 물질을 만들 수 있다. 왜냐면 세균은 유전체의 염기서열 수가 약 4 메가베이스(Mb)인데 곰팡이는 그 열배인 약 40 메가베이스이다. 즉 곰팡이가 세균에 비하여 10배 정도는 머리도 좋고 일도 많이 할 수 있다.         


 

메주 검은곰팡이의 정체는?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산소가 공급되는 메주 바깥 부위는 곰팡이가 자랄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메주 표면은 너무 물기가 없어 곰팡이가 자랄 수 없고 표면에 가까운 내부에만(메주를 얼마나 단단히 만드냐에 따라 그 깊이가 서로 다르다) 곰팡이가 자랄 수 있다.   

  

12월에 메주를 만들어 장담기를 하는 2월까지 2개월 여간 다양한 곰팡이가 자라는데 검은곰팡이는 메주발효 하반기, 띄울 때에 발생한다(여기서 띄운다는 표현은 메주를 방 아랫목에 켜켜이 쌓은 후에 이불로 덮고 가온(加溫)하여 발효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이유는 검은곰팡이가 고온성인데 이 띄울 때가 온도와 습도가 맞기 때문이다. 이 조건만 만족되면 검은곰팡이는 빠르게 자라 산소가 공급되는 메주 내부 콩까지 빠르게 발효시킨다.    


<검은곰팡이의 동정>

2008년부터 13년까지 전국을 다니며 메주 곰팡이를 수집하였다. 총 1,479균주의 곰팡이를 분리하였는데 이 중에서 54균주가 검은곰팡이였다. 현미경 및 유전자 분석결과 이들은 21 균주가 Aspergillus niger, 14균주가 A. luchuensis, 10균주가 A. tubingensis, 9균주가 A. welwitschiae로 밝혀졌다(홍등,  2013). 

   

   

이 중에서 A. luchuensis는 막걸리와 소주를 만드는 곰팡이로 유명하다. 막걸리를 만드는 백국균이 A. luchuensis이고 소주를 만드는 흑국균의 다수가 역시 이 종(種, species)이다(Hong 등, 2013). 또한 중국 운남성의 보이차를 만드는 핵심곰팡이가 이 종으로 알려져 있다(Mogensen 등, 2009). 


A. welwitschiae의 경우는 2013년에 A. niger로부터 독립하기는 하였으나(Hong 등, 2013) A. niger와 유전적특성이 매우 유사하고 특별히 다른 점이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학자들은 A. niger에 포함하기도 한다. 본고에서도 A. welwitschiae는 A. niger에 포함시켜서 함께 설명한다.     


유전자분석 방법의 발달로 이들은 4개의 종으로 구분되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들은 그저 A. niger로 취급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발효업계에서도 이들을 모두 흑국균으로 취급하였다. 따라서 이들의 공통된 특성을 묶어서 함께 설명하고자 한다.      


<검은곰팡이의 생장>

이들은 토양, 식물잔재물, 식품 등 지구상에서 가장 널리 분포하는 곰팡이 중의 하나이다. 이 그룹은 6~47℃의 온도범위에서 자라며 생육적온은 35~37℃로 고온성 곰팡이다. 수분활성도는 0.88까지 자랄 수 있으므로 건조한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자란다고 할 수 있다(Schuster 등, 2002).   

  

<검은곰팡이의 산업적 활용>

이 그룹의 균들은 술 만드는데 사용된다. 전술한바와 같이 막걸리를 만드는 카와치균(옛이름 Aspergillus kawachii)과 소주용 아와모리균(옛이름 A. awamori)이 A. luchuensis이고, 예전에 소주 제조용 흑국균으로 사용된 우사미, 시로우사미균(옛이름 A. usami, A. shirousami)은 A. niger이며, 역시 소주 제조용 사이토이균(옛이름 A. saitoi)은 A. tubingensis이다(홍등, 2014).    


이 그룹은 또한 다양한 식품첨가물과 효소의 생산에 사용된다. 새콤한 맛을 내어 다양한 식품과 음료에 첨가되는 구연산은 이미 1919년부터 A. niger로 생산되었다. 각종 식품산업에 사용되는 α-amylase, cellulase, amyloglucosidase, catalase, glucose oxidase, lipase, pectinase 등의 효소 생산에 A. niger가 사용되며 미국식약청(FDA)은 이들 생산에 사용되는 A. niger를 식품사용안전균(GRAS, Generally Regarded As Safe)으로 지정하고 있다(Schuster 등, 2002).     


<검은곰팡이의 안전성>

이 그룹은 술과 식품 제조에 쓰여 온 만큼 일반적으로는 안전한 곰팡이로 여겨진다(Schuster 등, 2002). A. niger는 생물안전등급(BSL, Biosafety level) 1등급으로 취급된다(de Hoog 등, 2000). 참고로 대장균(Escherichia coli), 고초균(Bacillus subtilis),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도 생물안전등급 1등급이다(Wikipedia, 'Biosafety level')    


(병원성)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취급된다(Schuster 등, 2002).  

  

(알레르기 과민반응, Hypersensitivity) 이 그룹은 알레르기에 대한 매우 약한 항원으로 일반적으로는 문제되지 않는다(Schuster 등, 2002).   

 

(곰팡이 독소) 

이제까지 메주검은곰팡이 4종은 서로 공통된 특징을 보였지만 곰팡이독소 생성능력에 있어서는 명확하게 구분된다. 먼저 A. luchuensis와 A. tubingensis는 인체에 해를 끼치는 어떠한 곰팡이독소도 생성하지 않는다(Frisvad 등, 2011).     


하지만 A. niger (A. welwitchie 포함)는 다양한 국가에서 수집된 180균주 중에서 17%에 해당하는 30균주가 적정 조건에서 검출가능한 수준의 오클라톡신A를 생성하였다(Frisvad 등, 2011). A. niger가 생성하는 오클라톡신은 옥수수, 땅콩, 건포도, 양파, 망고, 사과, 육포 등에서 문제가 되었다.  

   

우리나라 메주에서도 오클라톡신이 검출된 바가 있다(한국소비자보호원, 2000). 따라서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메주에서 오클라톡신A의 생성을 규제하고 있는데 기준치는 20ppb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 2017).   


다만 메주에서 생성된 오클라톡신이 A. niger에 의하여 생성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의 A. niger에 의한 오클라톡신A의 생성에 관한 논문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논문을 발견하였는데 메주에서 분리한 A. tubingensis 균주가 오히려 오클라톡신A를 분해한다는 것이다(Cho 등, 2016). 이것은 메주에 혹시 A. niger 또는 다른 곰팡이에 의하여 오클라톡신이 생성되더라도 자체 생장 곰팡이에 의하여 오클라톡신이 자연스럽게 분해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오클라톡신A에 추가하여 퓨모니신(fumonisins)도 A. niger에 의하여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Frisvad, 2011). 하지만 이에 대한 국내의 보고도 없고 식약처에서 규제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여기에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이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메주검은곰팡이에 관한 고찰


메주 검은곰팡이에 대하여 논문 주요 연구결과 위주로 소개하였다.     

메주 검은곰팡이는 비교적 고온성이나 넓은 온도범위와 낮은 습도에서도 잘 자란다. 그리고 탄수화물분해효소(amylase) 등 다양한 효소의 생산력이 다른 곰팡이에 비하여 월등하게 우수하기 때문에 막걸리와 소주 등 주류 제조에 널리 쓰여 왔다.  

   

따라서 장류제조에도 매우 유용한 곰팡이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술을 만드는 ‘청산녹수’라는 회사에서는 막걸리를 만드는 백국균(메주 검은곰팡이의 변이종)으로 장을 담고 있었는데 사장님의 배려로 그 장을 한통 받았었다. 집에서 한동안 그 장을 먹었는데 달고 맛있었다. 내게는 입맛이 꼭 맞았는데 맛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어서 이렇게 밖에 적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흑국균으로 발효할 때에 콩으로부터 어떤 맛성분을 만들어 내는지 그리고 어떤 기능성물질을 만들어 내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없었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산업적으로 사용되는 흑국균(메주 검은곰팡이)은 안전성이 검증된 균주이다. 그러나 메주에서 발견되는 균주는 야생균주이다. 위에서 제시한 논문 데이터에 의하면 야생 검은메주곰팡이의 30/54 균주가 A. niger (A. welwitchie 포함)였고(홍등, 2013), 세계적인 A. niger 균주의 17%가 적정 환경에서 오클라톡신을 만들었다(Frisvad 등, 2011). 이들을 종합하면 메주검은곰팡이 10균주 중에서 1 균주 정도는(30/74 X 0.17 = 0.094) 오클라톡신을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적정한 환경에서 오클라톡신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많은 곰팡이들은 곰팡이독소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곰팡이독소는 이차대사산물이기에 항상 만드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필요할 때만 적절한 조건에서 만든다는 것이다. 


그림 4. 로크포르 치즈. 사진은 wikipedia에서 인용

예를 들자면 로크포르(Roquefort), 고르곤졸라 등 블루치즈를 만드는 Penicillium roqueforti라는 곰팡이는 적정한 환경에서  곰팡이독소 PR-toxin과 roquefortine을 대량 생산한다. 하지만 이 곰팡이가 치즈에서 PR-toxin을 만들면 불안정하여 바로 분해되고, 또한 이 곰팡이가 치즈에서는 roquefortine을 만들지 않거나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소량만 만든다. 따라서 블루치즈 제조 시에 이 곰팡이의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P. roqueforti가 곰팡이독소 PR-toxin과 roquefortine를 적정 환경에서 생성한다는 사실만으로 이 곰팡이를 버렸다면 우리는 블루치즈의 깊은 맛과 향을 즐길 수 없었을 것이다 (Wikipedia, Penicillium roqueforti).     


전술한 바와 같이 메주에서 오클라톡신이 검출되었다는 보고는 있다. 하지만 A. niger가 메주에서 오클라톡신A를 만들었다는 논문보고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였다. 또한 메주에서 분리한 A. tubingesis에 의하여 오클라톡신A가 분해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메주에 오클라톡신이 존재한다는 보고가 있으니 누가 이를 생성하고 이들이 어떻게 분해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연구가 필요하다.   

  

검은곰팡이의 메주에서의 기능과 안전성에 더하여 메주 내부의 곰팡이 포자형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고찰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곰팡이는 씨앗인 포자가 발아하여 균사로 자라다가 어른이 되면 포자를 만든다. 곰팡이도 생물인 이상 자손인 포자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식품제조라는 측면에서 보면 포자는 효소 등을 생산하는 순기능은 하지 않고 물에 녹지 않고 떠다니면서 간장을 지저분하게 하여 상품의 질을 떨어뜨린다.  

   

곰팡이의 포자형성은 균사 생장에 비하여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메주 내부에 다량의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포자덩어리도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메주를 갈랐을 때에 녹색, 갈색, 또는 흑색의 포자덩어리가 뭉친 곳은 어김없이 메주가 잘 다져지지 않아 비어 있는 내부 공간이다.  따라서 메주를 만들 때에 메주를 꼭꼭 다져서 메주 안의 빈 공간을 제거한다면 곰팡이 포자덩어리 형성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맺음말


식품곰팡이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것이 참말로 어렵다. 사람의 건강과 관련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매일 마시는 커피도 아직 많은 학자들은 몸에 이롭다고 하고 또한 많은 학자들은 몸에 해롭다고 한다. 사람에 대한 영향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명쾌한 답을 내기는 참말로 어렵다. 메주의 검은곰팡이 역시 세계적으로도 그리고 국내에서도 아직 명쾌한 답을 줄 수 있는 상황까지 진행하지 못하였다.    


메주 검은곰팡이는 그 색깔 때문에 주부들로부터 많은 미움을 받았다. 하지만 검은곰팡이는 술을 만들고 보이차를 만드는데 쓰일 만큼 유용한 곰팡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학자들은 이 검은곰팡이 그룹을 일반적으로 안전한 곰팡이로 취급하였다.     


그런데 야생 검은곰팡이 중에 일부가 곰팡이독소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 검은곰팡이가 메주에서 오클라톡신을 만든다는 보고는 찾지 못하였다. 이들이 실제 메주에서 곰팡이독소를 만드는지, 혹시 만든다면 기준치 이상을 만드는지, 그리고 만들어졌다면 혹시 분해가 되는지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다. 적을 모르면 두려운 법이다. 적을 알면 대응할 수 있다.    

 

메주의 검은곰팡이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보다는 좋은 곰팡이다라고 끝을 맺고 싶은데 과학적인 데이터가 없어 아쉽다.    


※ 위의 글은 저자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작성한 글로서 소속기관의 정책방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2018.05.05., 곰박>        



참고문헌    


Cho SM et al. 2016. Biodegradation of ochratoxin A by Aspergillus tubingensis isolated from meju. J Microbiol Biotechnol. 26: 1687-1695.    

de Hoog G.S. et al. 2000. Atlas of clinical fungi. Centraalbureau voor Schimmelocultures.    

Mogensen J.M. et al. 2009. Aspergillus acidus from Puerh tea and black tea does not produce ochratoxin A and fumonisin B2. Int J Food Microbiol. 132: 141-144.    

한국소비자보호원. 2000. 곰팡이독소의 특성과 식품에서의 문제점.     

식품의약품안전처. 2017. 12. 15. 식품의 기준 및 규격.     

Schuster E. et al. 2002. On the safety of Aspergillus niger - a review. Appl Microbiol Biotechnol. 59: 426-435.    

Frisvad J.C.  et al. 2011. Fumonisin and ochratoxin production in industrial Aspergillus niger stains. PLoS One e23496.    

홍승범 등. 2013. 메주에서 분리한 검은 Aspergillus 균주의 동정. 한국균학회지. 41: 132-135.    

Hong S.B. et al. 2013. Aspergillus luchuensis, an industrially important black Aspergillus in east Asia. PLoS ONE e63769    

Hong S.B. et al. 2014. Taxonomic re-evaluation of black koji molds. Appl Microbiol Biotechnol. 98:555-61.


작가의 이전글 세면대 실리콘 곰팡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