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시아 미생물은행 이야기

제 22차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 컨퍼런스 및 총회 후기

by 곰박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 22차 대회(ACM22)가 끝이 난지가 이미 7개월이 지났다. 매우 시사점이 많은 행사인데 연중의 바쁜 일들로 인해서 자세히 정리가 되지를 못했다. 상대적으로 업무가 적은 연말과 연시를 이용하여 세밀히 정리하고 공유한다.


이글은 먼저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 제22차 대회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어서 아시아의 국가별 미생물은행 현황을 설명한다. 아시아 국가별 미생물은행에 관심이 있으면 바로 2. 아시아 국가별 미생물은행 이야기로 가는 것이 좋겠다.


1. 제22차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 총회 및 컨퍼런스


1-1. 미생물은행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을 해야할까? 미생물은행부터 설명을 시작할까?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은행은 돈은행이다. 돈을 저축받고 보관하고 대여해주는 곳이다. 미생물은행은 돈 대신에 미생물을 수탁받고 보관하여 분양해주는 곳이다. 돈이야 금고에 넣고 문만 잘 잠그면 되지만 미생물은 살아 있는 생명체라서 관리에 노동력과 비용이 든다. 그리고 은행은 저축 이자는 낮게 주지만 융자 이자를 높게 받아 수익 사업을 하지만 미생물은행은 많은 유지비용이 드는 것에 비하여 낮은 값으로 미생물을 분양하기에 대부분이 적자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이 없으면 나라 경제가 운영될 수 없는 것처럼, 미생물은행이 없으면 나라의 미생물 연구와 산업이 운영될 수 없기에 대부분의 미생물은행은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거나 투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돈을 만들기 어려운 인체병원균, 가축병원균, 농업 등의 미생물은행은 국가가 직접 운영하고 산업용 미생물은행은 국가가 투자하여 운영한다.


1-2.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

어떤 조직이건 숫자가 많아지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하여 연맹을 만든다. 시중 은행의 세계 연맹이 World Bank (세계은행)이다. 미생물은행의 세계연맹은 World Federation for Culture Collection (세계미생물은행연맹)이다.


World는 같고 Federation이 연맹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갑자기 Culture Collection은 어디서 왔는지 당황스러울 것이다. Culture는 배양체라는 뜻인데 주로 미생물을 언급하기에 Culture Collection (CC)이 바로 미생물은행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아는 많은 미생물은행은 그 이름에 CC를 포함한다. 우리나라의 KACC (농업미생물은행), KCTC (생물자원센터), NCCP (병원체자원은행), 미국의 ATCC 등이 모두 이름에 CC를 포함한다.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 https://wfcc.info/)에는 현재 80개국의 885개의 미생물은행이 등록되어 있고 이들은 4,604,185개의 미생물을 보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9개의 미생물은행이 WFCC에 등록되어 있고 221,419개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어 보유숫자로 보면 세계 7위이다. 우리나라 앞에는 중국, 미국, 벨기에, 일본, 태국, 인디아가 순서대로 있다.

그림1 - 미생물 보유 순위.png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 국가별 미생물등록 숫자


1-3. 아시아미생물은행 연맹(ACM)


세계미생물은행연맹이 있으면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이 있음직하다. 물론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미생물은행연맹 다 있다.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ACM)의 첫 모임은 2004년에 일본에서 있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은 미생물 분야 최강국 중의 하나였고 앞에서 언급한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의 정보관리소인 세계미생물데이터센터(WDCM, World Data Center for Microorganisms)가 일본에 있었다.


일본은 제10차 세계미생물은행연맹컨퍼런스(ICCC-10)를 쓰구바에서 개최하였는데 이 때에 ACM 창립식을 거행하였다. 일본이 주가 되고 중국, 한국, 태국 등 12개국의 대표 미생물은행이 참석하였는데 ACM의 주요 기틀은 이 때에 만들어졌다. 현재(2026년 1월)는 14개국 35개 미생물은행이 소속되어 있다(https://www.acm-mrc.asia/Members.html).


이름은 단순히 아시아 미생물은행 연맹이라고 하지 않고 이 연맹의 목적을 포함하여 '미생물자원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한 아시아 컨소시엄(The Asian Consortium for the Conservation and Sustainable Use of Microbial Resources)이라고 길게 짓고 ACM이라는 약어로 불렀다. 다만 한국에서는 세계미생물은행연맹에 대비하여 편의상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이라고 부른다.


ACM의 목적은 이름에 있는 것처럼 미생물 자원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활용을 강화하기 위한 아시아 미생물은행 간의 협력이다. 주요 활동은 (1) 아시아 미생물은행 간의 협력, (2) 미생물자원의 연구 개발과 산업적 응용 증진, (3) 미생물자원 관리 ACM 활동의 홍보, (4) 인적자원 개발, (5) 정보 교류, (6) 세미나, 워크숍, 컨퍼런스 등의 미팅 개최 등이다.


이를 위하여 현재 다음과 같은 5개의 TF가 운영되고 있다. (1) 아시아 미생물은행 네트워크(Asian BRC Network), (2)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 Development), (3) 자원 이동 관리(Management of Material Transfer), (4) 상호 협조(Mutual Aid Association), (5) 미생물은행 표준화(BRC Standardization)


ACM은 매년 학술대회 겸 총회를 개최한다. 언급한 바대로 2004년에 일본에서 1차대회를 개최한 이래 대부분의 가입국을 거쳐 22차 대회를 한국의 농업미생물은행(KACC)이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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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ACM 22차 컨퍼런스 및 총회

한국 전주의 농촌진흥청과 라한호텔에서 열린 ACM22차 대회에는 등록된 10개국 20개 미생물은행에서 72명(기타 참가자 포함 130명 이상)이 참가하였다. ACM22는 5월 21일(수)의 개회식, 심포지엄과 포스터발표, 5월 22일(목)의 총회와 심포지엄, 5월 23일(금)의 연구 시설 탐방과 문화체험으로 구성되었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Program of ACM22 (KACC).jpg


이 중 일부만 추가 소개하면 심포지엄은 5개 세션으로 구성되었는데 세션 1,2는 미생물은행 운영에 대하여, 세션 6은 자유주제로 구성하였다. 이는 예전의 ACM에서 흔히 다루는 주제들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특별히 농업미생물은행이 주최하기 때문에 세션 3을 ‘농업미생물제의 연구와 활용’을 주제로 하였고, 세션 4를 최근의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반영하여 ‘마이크로바이옴 뱅크’를 주제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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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는 29개가 발표되었는데 16개가 참가 미생물은행의 지난 1년간의 주요 사항을 보고하는 멤버 리포트 (Member report)였고, 나머지 13개는 자유주제였다. 총회는 ACM내의 5개 Task Force팀의 1년간의 성과보고, 전차대회 회의록 승인, 신규 가입 은행 승인(중국, EMTCC), 23차 개최국 결정(VTCC, 베트남), 참가 20개 은행 1분 발표 순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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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시설 탐방은 농촌진흥청의 농업미생물은행, 농업유전자원센터(종자은행), 인공위성센터를 3팀으로 나누어서 둘러 보았다. 문화체험으로는 한복을 입고 전주 한옥마을과 경기전을 둘러보고 또한 전주비빔밥을 먹었다. 국외 참가자들은 특히 한복의 맵시에 감탄을 하며 사진 찍기에 바빴는데 한복 체험은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참가자들이 전주한옥마을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찍는 데에 워낙 진심이어서 공들인 1,2일차의 심포지엄과 총회가 한국문화체험에 덮힐까 우려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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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M22에 대한 전반적인 스케치 영상을 소개한다.

(행사 스케치 동영상(KACC 유튜브, https://www.youtube.com/@KACCKoreanAgriculturalCultureC)


2. 아시아의 국가별 미생물은행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 22차 대회는 많은 정보를 주었다. 먼저 국가별 미생물은행에 대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심포지엄의 세션 1,2의 미생물은행의 운영, 포스터 발표, 총회의 내용을 토대로 작성하였다.


2-1. 중국 – 정보를 가진 자가 승자

세계의 미생물은행 정보를 총괄하는 세계미생물정보센터(WDCM)가 중국에 있다. 이에 덧붙여 중국의 풍부한 생물자원과 인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미생물자원 분야 세계 최고의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아니 이미 세계 최고의 국가이다.


이번 ACM22에도 4개 은행의 14명이 참가하여 주최국 한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하였다. ACM22에서는 3개의 구두발표와 7개의 포스트발표가 있었다. 중국과학원미생물연구소(IMCAS) 钱韦(전위, Qian Wei) 소장이 ‘IMCAS의 미생물자원 연구동향’ 을 세계미생물정보센터의 马俊才(마준재, Ma JunCai) 센터장이 ‘미생물 정보관리와 활용’ 그리고 중국에서 참석한 4개의 미생물은행 ACCC, CGMCC, EMTCC, GDMCC가 발표한 포스터 내용을 기반으로 중국의 동향을 정리하였다.


중국의 미생물 정보에 대한 이야기는 세계미생물정보센터(WDCM, https://www.wdcm.org/)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이 1962년에 설립되고 10년이 지난 1972년에 호주의 Queensland 대학에 WDCM이 설립되고 초대 센터장은 유명한 세균분류학자인 Skerman 교수가 맡았다. Skerman 교수가 퇴임 이후에 WDCM은 일본의 RICKEN 연구소로(1986), 그리고 DDBJ가 있는 NIG(National Institute of Genetics)로 이전한다(1997). 결국 2010년에는 현재의 중국의 IMCAS로 이전하고 마준재 박사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림2. wdcm.png 세계미생물정보센터 WDCM 홈페이지(https://www.wdcm.org/)


WDCM은 다수의 DB를 운영하는데 이용할 만한 주요 DB를 소개한다. 먼저 미생물은행정보 DB (CCINFO, Culture Collections Information Worldwide, https://ccinfo.wdcm.org/ )이다. CCINFO에는 80개국의 885개 미생물은행에 대한 정보와 통계를 제공한다. 이 DB에 한국은 29개 은행이 등재되어 있고 221419 균주를 보유하고 있어 균주보유로 세계 7위이다.

그림 3. ccinfo.png


다음으로 세계미생물목록 DB (GCM, Global Catalogue of Microorganisms, https://gcm.wdcm.org/)이다. CCINFO가 은행에 대한 DB라면 GCM은 은행이 보유한 미생물의 카탈로그이다. 현재 58781종 593683 균주가 공개되어 있다.

그림4 gcm.png


그 다음은 표준균주유전체 DB (Type strain Genome Database, https://gctype.wdcm.org/)이다. GCM의 두 번째 시리즈로 나와서 GCM 2.0이라는 별칭이 있다.


그림5 gcm2.0.png


아직 DB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WDCM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GCM 3.0이 비배양 다수 미생물에 대한 배양 (Culturing the uncultured majority) 프로젝트이다. 이는 환경 샘플의 메타제놈을 분석을 바탕으로 존재가능한 미생물을 예측하고 AI가 제공하는 최적의 배지를 사용하여 원하는 난배양 미생물을 확보하는 프로젝트이다. 난배양 미생물 확보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WDCM은 50여개의 많은 DB를 운영하는데 모두 설명할 수는 없고 그래도 꼭 한번은 언급하고 넘어갈 DB들이 생물자원인용분석 DB (Analyzer of Bio-resource Citation, ABC, https://abc.wdcm.org/), 참조균주목록(Reference Strain Catalogue, https://refs.wdcm.org/) DB이다.


생물자원인용분석 DB는 해당 미생물 균주, 종, 은행이 어떤 문헌에 사용되고 특허가 났으며 유전체가 분석이 되어 있는지 등의 활용 상황을 보여준다. 참조균주목록 DB는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등록된 미생물의 보유 은행과 관련 정보를 상세히 보여준다. 한국의 미생물은행 보유균주가 이 참조균주목록 DB에 많이 등록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정말로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WDCM에 의하여 관리가 되고 있는데 어떤 DB는 세계 공동 활용을 위하여 필수불가결하지만 또 어떤 DB는 중국이 주로 활용하는데 세계미생물정보센터에 슬쩍 끼워 넣은 것도 보인다.


중국의 미생물은행을 이야기하면서 WDCM의 DB에 대하여 이렇게 길게 쓰는 것은 이 DB가 국가의 미생물 연구발전에 매우 중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대학이나 기업이 할 수 없고 국가가 장기적인 계획과 투자를 바탕으로 수행할 분야인데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마음을 합쳐 우리나라에도 이런 DB를 구축하였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다. 아뭏튼 WDCM은 꼭 한번 방문하여 정말로 다양하고 유용한 DB를 직접 확인하면 좋겠다 (https://www.wdcm.org/).


중국의 미생물 정보를 이야기하는데 한참의 시간을 보냈는데 미생물 자원으로 넘어가자. 중국의 56개의 미생물은행이 WFCC에 가입되어 있고 보유자원이 1,177,971 균주로 물량으로만 보면 타 국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1위이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생물분야에서 최강국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중국의 미생물연구를 총괄하는 기관이 위에서 언급한 IMCAS이고 여기에는 CGMCC라는 미생물은행이 있다.

IMCAS의 전위(钱韦) 소장님의 발표에 의하면 CGMCC는 11만 균주를 보유하며, 현재까지 20만균주를 분양하였으며 8만건의 기술지원을 하였다. 특히 3만5천균주의 특허균주를 보유하여 세계 2위 특허미생물 보유기관이다.


CGMCC의 장점은 배후에 중국과학원 미생물연구소(IMCAS)가 있다는 것이다. IMCAS의 우수기술력과 그 결과물이 CGMCC에 축적되는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도 COVID-19 백신 개발, 비타민 B5 대량생산 미생물 합성, 미생물이용 플라스틱 분해 등의 굵직한 IMCAS의 10대 성과를 자랑하였다.


전위(钱韦) 소장님의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슬라이드가 향후 계획을 언급한 2개의 슬라이드이다.

그림6 IMCAS 계획 1.png 중국과학원 미생물연구소(IMCAS) 미생물 자원-정보 향후계획(钱韦 소장님 제공)

CGMCC가 보유한 다양한 미생물은 정보가 추가 되었을 때에 그 효과를 내는데 단순 분류학적인 정보가 아니라 유전자, 유전체, 대사 네트워크, 기능성 등의 종합 정보를 제공하여 활용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그림76 IMCAS 계획 2.png 중국과학원 미생물연구소(IMCAS) 미생물 자원 산업화 향후계획(钱韦 소장님 제공)

미생물자원도 결국은 산업화가 중요한데 수요자가 산업화를 잘 할수 있도록 보유균주에 대하여 유전체, 대사 라이브러리, 특성 기능 라이브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전형적인 국가주도형 경제 국가이다. 중국의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규획(2021-2025)’의 주요 내용으로 바이오경제 계획이 포함되어 있고, 여기에는 생물자원관리가 7대 핵심 추진과제 중의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앞으로의 중국의 미생물 자원 관리 분야가 눈부시게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니 그들의 중화사상을 생각하면 두려운 생각이 든다.


중국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은행(ACCC)의 역할도 큰데 이는 다음의 농업미생물제 부분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2-2 일본 – 나고야의정서의 나라

일본은 미생물 강국이다. 일본하면 왠지 섬세하고 철저하고 작은 것에 강한 느낌이다. 일본은 1884년에 이미 독일, 네덜란드 학자들을 영입하여 일본술과 장을 만드는 곰팡이 황국균(Aspergillus oryzae)을 신종으로 보고하였다. 그리고 1904년부터 주류총합연구소는 이미 RIB라는 미생물은행을 운영한다. 그리고 일본에는 미생물자원학회까지 있는데 이는 1951년에 발족되었다.


앞에서 언급한 바대로 1997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미생물정보센터(WDCM)가 일본에 있었고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이 주최하는 세계미생물은행학술대회의(ICCC, International Conference of Culture Collection)도 1차대회(1968)와 10차대회(2004)가 일본에서 열렸다.


대부분 국가들의 주요 미생물은행은 과학부 산하에 있고 농업부에 추가의 미생물은행이 있다. 우리나라의 생물자원센터(KCTC)가 과기부 산하에, 그리고 농업미생물은행(KACC)이 농식품부 산하에 있고, 중국의 IMCAS가 중국과학원 아래에, 그리고 ACCC가 중국농업과학원 하에 있다.


그런데 일본은 특별한 데가 있다. 일본은 문부과학성 이화학연구소(RIKEN) 내에 일본미생물은행(JCM, Japan Collection of Microorganisms)이 있다. 그리고 농림수산성 農業・食品産業技術総合研究機構(NARO)에 NARO genebank가 있다. 하지만 이 두 은행이 일본의 주 미생물은행이 아니다.


일본은 일찍부터 미생물산업이 발달하였고 여기에 미생물을 공급하던 미생물은행, IFO (Institute for Fermentation, Osaka)가 있었다. 그런데 이 IFO는 국가 기관이 아니여서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2002년 일본의 경제산업성이 IFO를 흡수하여 NBRC로 확대개편하며 세계 최고 미생물은행을 지향하였다. 그래서 일본은 특이하게도 일본 최대 미생물은행이 문부과학성이나, 농림수산성이 아닌 경제산업성에 있다. 앞에서 언급하였지만 경제산업성의 NBRC가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ACM)의 창립을 주도하였다.


미생물은행의 표면적인 역할은 같지만 소속 부서에 따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아무래도 과학부에 속하면 학문적인 성과를 추구할 것이고 산업부에 속하면 경제성을 추구할 것이다. 일본 NBRC는 경제산업성에 속하기 때문에 주요 목적이 미생물산업 부양에 있다.


서론은 이 정도로 하고 ACM22차에서 일본에 대하여 이야기 하자. 이번에 일본은 4편의 구두발표와 3편의 포스터 발표가 있었다. 또한 ACM의 사무국으로서 총회를 실질적으로 주체하였다.


구두발표는 ACM의 창립 멤버이자 전임 NBRC의 센터장인 Kenichiro Suzuki 박사가 ‘미생물은행의 현황과 전망’을, NBRC의 곰팡이 보존 전문가 Masanori Sato박사가 ‘미생물의 보존: 기술, 응용 및 관리’를, NBRC의 부센터장인 Hiroko Kawasaki 박사의 ‘정확한 마이크로바이옴 군집 분석을 위한 대조구로서 모의 미생물 집단 개발“을, 그리고 일본 국립유전학연구소(NIG)의 ABS 지원실장 Mutsuaki Suzuki 박사가 “유전자원의 글로벌 유통 강화를 위하여”을 발표하였다.


포스터 3편은 모두 NBRC에서 하였는데 한편은 NBRC 2025년 멤버 리포트, 다른 한편은 NBRC 주요 수행 사항, 그리고 마지막 한편은 NBRC의 정보화인 DBRP 소개였다.


Sato 박사의 미생물 보존 부분은 별도로 다루고 나머지 발표를 종합하여 여기에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ACM22에서 일본의 발표 내용은 미생물자원 연구보다는 연구 지원 및 규정 준수 등 인문과학적인 내용이 많았다.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된 나라답게 Mutsuaki Suzuki 박사는 일본국립유전학연구소(NIG) ABS지원팀의 유전자원의 원만한 국제 흐름을 위한 역할을 설명하였다. 먼저 일본 내에서는 대학과 연구소에 나고야의정서 준수의 핵심 원칙인 ABS(Access and Benefit Sharing, 접근과 이익 공유)의 구체적인 안내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아시아국가들 간의 ABS 정보교류를 위하여 Asia ABS Academic Forum (AAAF)를 만들어 사무국 역할을 하며, NIG의 DDBJ와 공동으로 ABS와 생물정보학 정보를 제공하는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NIG는 생물자원프로젝트(NBRP, National Bio-Resource Project)와 DDBJ(DNA Data Bank of Japan)를 함께 운영하여 우리나라 생물자원 관리의 중요한 모델을 제공하고 있는 기관이다.


경제산업성미생물은행(NBRC)의 부센터장인 Hiroko Kawasaki 박사는 마이크로바이옴 뱅크 세션에서 ’정확한 마이크로바이옴 군집 분석을 위한 대조구로서 모의 미생물 집단(Mock Community) 개발“을 발표하였다. 이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마이크로바이옴 시료에서 흔히 분리될 수 있는 미생물과 DNA로 모의 집단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다. 즉 특정 시료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실험을 할 때에 모의집단 미생물을 양성 대조구로 사용하여 실험결과 모의집단 미생물이 제대로 확인되었을 때에 마이크로바이옴 실험이 제대로 되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짧게 포함되었지만 경제산업성 소속 NBRC는 특별한 미생물 그룹을 보유하고 있다. NBRC는 다른 미생물은행처럼 국내외로 공개하고 분양하는 NBRC 균주 그룹을 가지는 것과는 별도로 연구개발 균주(RD strains)라고 해서 자국내 기업과 연구소에만 분양하는 균주가 있다. 이 균주는 주로 NBRC가 직접 수집하였으며 기업에서 산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생산 시에도 로얄티를 별도로 징수하지 않는다. 이 연구개발 균주는 일본의 미생물 산업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특별히 운영하는 것으로써 왜 NBRC가 경제산업성에서 운영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연구개발 균주 활용 체계는 한국에서도 반드시 수행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추가 - Kawasaki 박사 허락 후>


3편의 포스터 중에는 NBRC가 구축한 전산 시스템인 DBRP (Data and Biological Resource Platform)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이는 NBRC가 보유한 균주에 이 균주와 관련된 유전체, 특허, 문헌 등의 종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보유 미생물에 대하여 분류학적 정보 외에도 다양한 활용정보를 제공함을써 이들의 분양 활용을 높이자는 의도이다. 중국의 IMCAS의 향후 계획과 일치하는데 이 역시 산업적 활용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시스템으로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ACM의 창립멤버이자 NBRC의 전임 센터장으로 아시아미생물은행의 대부로 존경받는 켄 스즈키(Kenichiro Suzuki) 박사는 세균분류가 16S rDNA 기반에서 유전체 기반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류의 문제점을 다루었는데 이 글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주요 관점이 아니어서 추가 설명없이 넘어가고자 한다.


일본은 미생물자원학회(https://www.jsmrs.jp/en/)까지 있는 나라이고 여기에는 현재 24개 미생물은행이 가입되어 있다.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에도 25개은행이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세계미생물은행(WFCC)의 WDCM과 WFCC의 사무국이 있었던 나라이다.


다만 ACM에는 NBRC, JCM, NIES, NIG의 4개의 미생물은행만이 활동할 뿐이고 위에서 작성한 글은 이번에 참석한 NBRC와 NIG 두개의 은행을(참가인원 8명) 위주로 작성되었다. 따라서 일본 전체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이외에도 일본에는 문부과학성의 미생물은행인 일본미생물은행(JCM), 일본농림수산성 농업식품연구기구의 NARO genebank, 치바 대학 의진균연구센터의 의진균미생물은행(IFM), 주류총합연구소에서 술을 만드는 미생물을 관리하는 RIB 등의 굵직한 은행들이 있다.


2-3. 동남아시아 – 생물자원 부국

열대우림지역인 동남아시아에는 생물자원이 풍부하다. 인도차이나 반도에는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싱가포르가 있고 섬나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가 있다. 이 중에서 라오스, 싱가포르, 브루나이는 ACM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나머지 7개국이 ACM에 가입되어 있다.


태국

동남아시아에서 미생물자원의 주도역할을 하는 국가가 태국이다. 태국은 외국인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국외 관광 방문객이 많을뿐만 아니라 서방의 은퇴한 과학자들 역시 태국을 많이 찾는다. 태국의 풍부한 생물자원과 서방의 인력이 결합하여 태국의 미생물 분야의 아시아의 주도국이 되었다. 현재 WFCC에 태국은 67개 미생물은행과 236,287 균주가 등록되어 있어 우리나라와 인도 위의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태국의 대표적인 미생물은행은 태국생물자원연구센터(TBRC)이다. TBRC는 태국의 미생물 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 관리하는 핵심인프라이며 특히 생물자원 데이터 관리에서 큰 역할을 한다. 태국 미생물은행의 네트워크 TNCC(Thailand Network on Culture Collection)를 운영하며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소속 5개국의 16개 미생물은행의 정보를 통합관리하는 AmiBase (ASEAN Microbial Database)를 운영하고 있다.


생물자원이 풍부한 태국은 자국의 생물다양성을 경제적 가치로 연결하고자 특별히 생물다양성기반경제개발원(BEDO, Biodiversity-Based Economy Development Office)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관은 생물다양성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통해 지역사회 기반 산업을 육성하고, 태국의 BCG(Bio–Circular–Green) 경제 전략을 뒷받침하며, 생물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ABS)를 제도적으로 관리·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ACM에서는 BEDO의 커뮤너티 바이오뱅크(Community Biobank) DB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종자, 식물, 화분매개 곤충, 수생식물, 버섯 등의 다양한 생물자원에 대하여 수집자, 자원관리자, 사용자가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스마트폰으로 어디에서든지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자원과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할 뿐만이 아니라 또한 사용자도 자원에 쉽게 접근하여 지속가능한 자원의 활용을 가능하게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마추어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버섯의 자원관리에 적용해 볼만하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광활한 영토와 열대기후에 기반한 풍부한 생물자원을 보유한 국가이다. 최근에는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연구기관을 통합하여 국가연구혁신청(BRIN, N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 Agency)을 설립하였으며, 이에 따라 생물자원 관리 체계도 국가 차원에서 일원화하였다.


미생물 자원은 InaCC(Indonesian Culture Collection)를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현재 약 9,000여 균주의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다. InaCC는 미생물의 산업적 활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방선균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3,168균주/전체 9,000). 또한 일본과는 미생물 자원의 관리 및 활용 연구 분야에서 깊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ACM22차 대회에는 BRIN 소속 연구자 6명이 참석하였으며, I Made Sudiana 박사가 미생물을 활용한 팜오일 폐수 기반 수소 생산 연구를 소개하였다. 이 연구는 인도네시아가 보유한 미생물 자원과 일본의 기술력을 결합한 공동 연구 사례로, 인도네시아 미생물자원의 산업적·에너지 분야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인접한 말레이시아 역시 열대우림 기후에 기반한 풍부한 생물자원을 보유한 국가로, MARDI(말레이지아 농업연구개발청) Microbial Culture Collection과 UPM-MCC(University Putra Malaysia Microbial Culture Collection)를 포함하여 총 14개 미생물은행이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에 등록되어 있다.


ACM22차 대회에는 UPM-MCC에서 4명이 참석하였으며, 은행장인 Zunita Zakaria 박사가 말레이시아의 국내 특허미생물기탁기관으로서 UPM-MCC의 역할을 소개하였다. 발표에서는 미생물 기탁 및 관리에 관한 규정 준수 체계, 관련 기술 개발, 표준지침(SOP) 작성, 그리고 인적 역량 개발 프로그램 등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한 UPM-MCC는 ACM22차 대회 이후에도 농업미생물은행(KACC)에 연구원을 파견하여 미생물은행 업무에 대한 연수를 실시하는 등 KACC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필리핀

필리핀에는 6개의 미생물은행이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 홈페이지에 등록되어 있으며, PNCM(Philippine National Collection of Microorganisms, 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Los Baños)과 UPCC(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Culture Collection) 등의 대학 기반의 미생물은행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ACM22차 대회에는 PNCM, UPCC, ERDB(Ecosystems Research and Development Bureau)에서 총 3명이 참석하였으며, UPCC의 Rafael Eugenio가 효모 종 동정을 위한 분자생물학적 방법으로서 rDNA ITS1/4와 rDNA D1/D2 영역의 효용성에 대해 발표하였다.


베트남

베트남에는 5개의 미생물은행이 세계미생물은행연맹(WFCC) 홈페이지에 등록되어 있으며, 그중 베트남표준미생물은행(VTCC, Vietnam Type Culture Collection)이 ACM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VTCC는 국가 표준 미생물은행으로서 베트남의 미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관리하는 핵심 기관이다.


VTCC는 특히 베트남 전통발효식품 유래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오고 있다. ACM22차 대회에서는 Thit Chua라는 베트남 전통 발효식품에서 분리한 유산균에 대한 포스터 발표가 이루어졌으며, 구두 발표로는 Ha Nguyen이 새우 양식장 환경의 미생물상과 항생제저항성 유전자 분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ACM22차 대회에는 VTCC에서 총 4명이 참석하였으며, 차기 제23차 ACM 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베트남이 아시아미생물은행연맹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4. 기타 – 식품 미생물 강국 대만과 농업미생물 강국 인도


대만

대만은 국가 규모는 크지 않지만 특정 분야에서 높은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로 평가된다. 미생물은행 분야에서도 BCRC(Bioresource Collection and Research Center)가 식품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BCRC는 FIRDI(Food Industry Research and Development Institute)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FIRDI는 대만 식품 산업의 기술 개발과 산업화를 지원하는 국가 연구기관으로서 식품·발효·미생물 자원의 산업적 활용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BCRC는 다양한 식품 미생물자원을 확보하고 높은 수준의 분류·보존·활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국가위생연구원(NHRI) 산하에 NIDB(National Infectious Diseases Bank)가 새롭게 설립되어 감염성 병원체 자원의 수집과 관리에 중점을 두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NIDB는 2027년의 제24차 ACM 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여 위상이 높아졌다. ACM22차 대회에는 BCRC에서 2명, NIDB에서 4명이 참석하였고, BCRC 은행장이자 대만균학회 회장인 Sung-Yuan Hsieh가 대만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뱅크 구축 현황에 대하여 구두발표하였다.


인도

인도는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알려져 있으며, 광활한 영토를 기반으로 한 농업 중심 국가이다. 미생물 자원을 농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현재 35개 미생물은행과 225,641균주가 WFCC에 등록되어 있어 균주 보유 규모에서는 한국보다 한단계 위인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생물은행으로는 MTCC, NCMR, NAIMCC, ITCC 등이 있으며, 특히 국립농업미생물은행(NAIMCC)은 인도의 농업 미생물제 개발과 산업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ACM22차 대회에는 NAIMCC의 Hillol Chakdar 박사가 참석하여 인도의 농업미생물제 연구 동향과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하였다.


인도는 ACM 활동 참여는 비교적 제한적이지만, 미생물자원 규모와 연구 잠재력을 고려할 때 향후 전략적 협력이 필요한 국가로 판단된다.


이상으로 제22차 아시아미생물은행 연맹에 참가한 9개 국가의 미생물은행에 대하여 소개하였다. 참가국 중에서 하나의 국가, 대한민국에 대한 소개가 빠졌는데 이는 더 많은 준비 후에 별도로 다루고자 한다. 이 때는 다른 국가의 미생물은행을 살펴보면서 배운 시사점까지 포함하여 우리나라가 나아갈 바를 제시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글에 이어 (3)농업미생물제 – 제22차 아시아 미생물은행연맹 컨퍼런스 및 총회 후기가 이어집니다.


곰박 2026.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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