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정책 이야기 - 언제나 삶과 함께 하는 예술, 인간 그리고 정책
옥승철 작가소개
30대 초반의 정책가이자 정책철학가
20 때 때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정책에 호기심을 갖고 살고 있다. 호주 시드니대학을 다니면서 동북아 관계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휴학을 하고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1년씩 유학하였다. 그 후 필리핀에서 경제연구를 거쳐 대한민국 공군 중대장으로서 근무하였고 KDI 공공정책대학원 개발학 석사를 받고 코이카 영 프로페셔널로 요르단에서 시리아 난민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이후 옥스퍼드 공공정책학 석사를 졸업하고 싱가포르의 북한 경제 교육 관련 NGO Choson Exchange에서 연구원으로 일하였고 미얀마의 미국 US AID 산하 NDI(National Democratic Institute) 민주주의 연구소에서 미얀마 소수민족의 정치 참여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현재는 덴마크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과 중국과학원 대학 소속으로 중국에서 행정학을 덴마크에서 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다.
브런치에는 2017년도 이후, 체코, 오스트리아 여행부터 시작해서 영국 특히 옥스퍼드에서 공부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느낀 점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브런치에서는 평소 어렵게 느껴졌던 정책을 쉽게 에세이 형식으로 쓰려고 한다.
첫 번째 주제 - 언제나 삶과 함께 하는 예술, 인간 그리고 정책
1편 - 프라하 편
2017년 8월 체코 프라하와 오스트리아 빈으로 여행을 떠났다.
내가 느끼는 우리나라에서는 문화 예술이란 아주 멀리 있는 사치품이었다. 피아노와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던 나는 일 년에 한 번씩이라도 원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먼저 비싼 티켓을 구매하고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까지 가야 했다. 나는 서울 사람이 아니었기에 공연을 보려면 큰 마음을 먹어야만 했다. 왜 내 집 주변에서는 쉽게 음악과 예술을 접할 수가 없을까? 왜 우리의 삶과 문화는 분리되어 있는 것일까?라는 물음이 들기도 하였다.
그래서인지 문화 예술의 도시 체코 프라하와 오스트리아 빈에는 꼭 가보고 싶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문화 예술이 인간의 삶과 접해있는 것을 보았고 그리고 그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그릴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체코 프라하에 도착하자마자 음악과 예술이 있는 곳을 찾기 시작하였다.
프라하의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밖으로 나가서 마을을 둘러보았다. 길을 가다가 가판대에서 공연장이 표시되어 있는 지도를 가져와 살펴보았다. 프라하 곳곳에 음악 공연장이 지도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보통 큰 공연장도 있지만 소규모로 하루에 몇 번씩 공연을 하는 음악회도 있었다. 이 지도 외에도 다른 지도들을 보면 소규모의 갤러리 및 미술관들이 넓게 퍼져있었다. 이 정도면 프라하 주민들이 어느 곳에서든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프라하 성 밑의 서쪽 마을에 작은 공연장에서 소규모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는 것을 보았고 그곳으로 향하였다.
호텔이 동쪽 강 건너 있는 이유로 30분 전에 서쪽 강 건너의 공연장을 향해 걷기 시작하였다. 걸으면서 프라하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건물 하나하나 풍경 하나하나 보도블록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한 예술이 없는 곳이 없었다. 건물 하나하나 서로 다른 디자인과 색깔 그리고 동상, 문, 창문까지 하나 같은 것이 없었다. 보도블록 또한 대충 벽돌이나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거리와 건물에 어울리는 보도블록이 깔려있었다. 이러한 디테일들이 프라하의 전체적인 자연 풍경과 어울려 한층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비쳤다. 걸어가는 거리 곳곳에는 예술하는 행인들과 음악이 들렸다.
거리의 화가들은 프라하의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특히 거리 곳곳마다 프라하의 풍경을 담은 그림이 많았는데 많은 화가들이 직접 그려서 싸인과 에디션 넘버를 매겨서 이렇게 자신의 작품을 판다고 한다. 이 화가들 중에는 청년들이 많다. 자신의 그림을 관광객들에게 파는 모습은 한국에서 생소한 모습이었다. 나 또한 지나가는 길에 그림 두장을 구입하였다. 같은 풍경이라도 작가들이 달라 내가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우리나라도 청년예술인들의 한국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을 관광객들에게 팔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해 주면 어떨까 싶었다.
공연장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프라하의 디테일에서 오래전부터 이 도시의 철학이 예술에 기반되어 있다는 것을 문뜩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마치 오래전부터 예술의 도시로서 완성되는 것을 목적으로 건축을 포함한 문화 예술 정책이 개발되고 발전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예술철학 위에 정책 시스템이 마련되었고 그로 인해 인간의 예술적 삶은 가까워졌고 풍족해졌다.
그리고 위의 연주자가 나온 사진에서 벽의 손잡이, 보도블록의 디자인, 이 두 가지만 보더라도 프라하의 문화 예술 정책이 어떠하였는지 어떠한 디테일과 철학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지난 30분 동안 걸으면서 프라하의 길에 감탄하였다. 프라하의 길은 걷고 싶은 길이다. 하나하나 모든 것에는 낭만의 디테일이 있다. 지루함을 느낄 수가 없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마치 종로의 구불구불한 미로 같은 길에서 재밌게 헤매다가 발견한 덕수궁 돌담길과 100년이 지난 오래되었지만 멋을 잃지 않은 근대 건물을 발견한 느낌일 것이다. 아파트만 서있는 신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낭만의 길이다.
30분을 걷다 보니 드디어 공연장에 도착하였다. 나는 작은 한 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곳으로 들어갔다. 공연장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놀란 것은 규모가 꽤 작은 마을 공연장의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건물이 품고 있는 예술적 미에 먼저 반하였다.
곧 자리에 앉았고 오케스트라 팀이 모습을 드러냈다. 소규모 오케스트라 팀의 공연이었는데 총 5명 정도 된 것 같았다. 공연 중의 사진은 찍지 못하였지만 5명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50명이 넘는 오케스트라 팀보다 아름다웠다. 나는 대규모의 큰 공연장의 긴장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음악이 자연스럽게 밀려와 내 마음속에 파도처럼 심장을 일렁였다. 한국에서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음악이 나와 친구처럼 마주하고 있었다. 마을의 평범하고 작은 공연장이 가진 힘이었다.
음악을 듣는 내내 나는 예술을 있는 그대로 즐겼다. 티켓 가격이 비싸서 멀리서 오케스트라를 바라보는 일도 없었다. 문화예술의 자유를 느꼈고 내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느껴졌다. 한국에서는 쉽지 않았던 경험이었다.
#문화예술 #프라하 #정책 #여행
(2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