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정책 이야기 - 삶을 치유 하는 예술, 인간 그리고 광장
옥승철 한국청년정책 부이사장
음악과 삶이 있었던 오스트리아의 광장
나는 프라하에서 삶과 예술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프라하의 골목길을 걸으면서 거리의 풍경과 디테일 그리고 음악과 예술이 하나의 일체가 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도시가 하나의 예술적 철학 위에 오랜 세월 층층이 쌓여 있던 순간이었다.
나는 아름다운 프라하를 떠나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오스트리아행 기차 안에서 붉은 해가 떨어지며 드넓은 들판을 붉게 물들였다. 따뜻한 붉은빛이 도는 핑크 빛이었다.
5시간이 지나 빈 기차역에 도착하였고 한밤중이라 거리를 제대로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작고 정적인 빛이 흔연히 아름다운 건물에 비추어 어두운 풍경 안에서 건물의 미를 살짝 드러내 주었다. 오스트리아 빈의 밤거리는 프라하의 밤거리보다 어두웠다. 백열의 가로등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오스트리아에서는 이틀밖에 시간이 없어 나는 또 규모가 작은 마을 공연장을 찾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호텔 안에서 무수한 문화공연들의 팸플릿들이 있었고 직원은 어느 곳이 좋은지 상담까지 해주었다. 나는 머무르고 있는 호텔에서 전철로 20분 거리의 공연장의 티켓을 예매하였다. 하지만 나는 빈의 거리가 궁금하였기 때문에 전철을 타지 않고 걷기 시작하였다. 걸으면서 길거리에서 문화공연 티켓을 파는 사람들을 많아 만났다. 우리나라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항상 어느 곳을 가던 나는 길을 많이 걷는다. 그러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보이지 않았던 거리의 아름다움에서 그 나라의 도시 철학과 정책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후의 바르셀로나와 싱가포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스트리아의 거리는 프라하의 보도블록까지 디테일하게 디자인한 거리와 각기 다른 예술적 미를 가지고 있었던 건물들처럼,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쓴 것은 아니었지만 무엇인가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어떤 건물들은 단순했지만 모던했고 어떠한 건물은 크고 웅장하였다.
빈의 거리는 이상하리만치 한적했다. 그리고 나는 곧 거리를 걷다가 음악소리가 들려오는 한 장소를 발견하였다. 음악소리를 따라 가자 담이 있는 건물의 넓고 개방된 입구가 나왔다. 그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자 큰 광장이 나왔고 거리에는 없었던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평범한 어느 점심 날이었다.
광장에는 내 후각을 유혹하는 각종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과 맥주집이 있었다. 꼭 푸드트럭처럼 ㄷ 자로 나열된 음식점들 안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벤치가 있었고 그 중심에는 백발의 연주자들이 멋들어진 재즈를 연주하고 있었다. 어느 평범한 점심시간은 음악을 만나 평범했던 점심시간을 일상의 물랑루즈로 바꿔주었다. 나는 오스트리아 수제 맥주를 한잔 들고 음악을 들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맛있는 점심을 만끽하였다. 서울의 비싼 호텔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은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여유롭고 활기차 보였다. 사람들이 모이는 작은 광장과 일상의 예술이 가진 힘이었다.
광장 - 일상의 삶과 문화 예술이 교차하는 공간
내가 본 광장의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한 가지는 개방된 광장과, 다른 한 가지는 건물이나 담으로 둘려쌓여서 폐쇄되었지만 입구가 사방에 있는 반개방형의 광장이다. 나는 개방된 광장보다 위의 오스트리아 빈 광장과 밑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본 반개방형 광장을 도시에 추천한다. 특히 서울에서 그렇다. 높은 건물이 들어서있는 도시에서는 개방된 광장은 잘못하면 황량한 느낌이 들고 안정된 느낌이 들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이 있기를 꺼려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한국의 광화문 광장 같은 개방형 광장은 잿빛 시멘트 위의 황량한 벌판처럼 꾸며져 있어 사람들이 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고 나무조차 없는 사방이 건물이라 어디서 나를 볼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광화문 광장은 그래서 반개방 형태를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높은 나무나 나무 담을 사방에 두르고 ㄷ자 형태로 작은 레스토랑과 카페들을 들여놓고 그 안에 음악과 예술을 들여놓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간에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잔디를 깔아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모이고 편하게 쉴 수가 있다.
옥스퍼드를 졸업하고 바르셀로나에 갔을 때 유명한 광장에 간 적이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골목길을 구비구비 따라 걷다 보면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광장이 있었고 그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오아시스와 같은 마음의 휴식처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나만의 아지트 같이 느껴지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광장이었다. 이 곳에서 나는 아내와 벤치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었다. 이 광장 안에는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듯이 가우디가 설계한 가로등이 있고 아름다운 분수가 있어 편안함과 더불어 몽환적이고 예술적인 매력이 있었다.
광장이란 사람들의 삶을 쉬게 하는 장소여야 한다고 느꼈다. 일상의 삶에서 지치고 힘들 때 그리고 회사일도 지쳤을 때 잠시 점심시간 때 나와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예술을 만끽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그것이 바로 광장의 역할이 아닐까?
한 가지 예를 더 들자면 싱가포르 시내에 있는 광장이 있다. 지난 6월 싱가포르 NGO에서 일을 했을 때 점심을 먹고 잠시 산책하려고 길을 걷고 있었고 우연히 아름다운 중국식 담을 발견하고 걷다가 이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안에 들어오자 아름다운 건물과 사람들이 휴식하고 있는 광장이 있었다. 오스트리아 빈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본 광장과 같은 반개방형 형태였다.
이 광장은 오래된 성당을 시민들의 공간으로 리모델링하였는데 레스토랑과 카페 바가 ㄷ 모양으로 들어서 있었고 중간에는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잔디밭에 예쁜 설치미술 같지만 누울 수 있는 형형색색의 동그란 쿠션형 베드 같은 것들을 놓았다. 이 곳에서 사람들은 아름다운 건축물과 레스토랑들 그리고 푸른 잔디밭의 편안함을 느끼면서 쉬고 있었다. 이 것 또한 일상의 삶과 문화예술이었다.
나는 오스트리아 빈, 스페인 바르셀로나, 그리고 싱가포르의 광장을 관찰하고 노트에 스케치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빽빽한 도시 안에 사방이 건물이나 담으로 둘러져 있지만 여러 개의 큰 입구가 있고 폐쇄적이지 않은 광장
둘째, 레스토랑과 카페, 바가 ㄷ 형태로 배치되어 있어 가운데에 여유 공간이 있으며
셋째, 가운데 공간은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꾸며 놓았으며 설치 미술이나 잔디밭, 나무들, 분수들이 있었다. 그리고 공연하는 음악인들과 행위 예술을 하는 예술인들이 있었다.
이러한 어울림은 도시의 일상의 삶에 지친 사람들이 자신의 영혼을 치유하는 장소가 된다. 이 것이 내가 생각하는 광장의 목적과 기능이다. 그래서 도시일수록 이러한 반개방형 광장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공간만 생기면 높은 빌딩을 짓는 것을 지양하고 인간의 삶을 치유할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일상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광장에 있다.
오스트리아의 마을 공연장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오스트리아 빈의 한 작은 광장을 떠나 공연장에 도착하였다. 이 공연장 또한 작은 규모이면서도 예술적 미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었다. 오케스트라의 공연 규모는 8명 정도의 소규모였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음악은 여행에 지친 내 마음과 영혼을 달래주기에 충분하였다.
(3부 옥스퍼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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