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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Feb 10. 2019

덴마크에서 배우는 남녀평등, 화장실 남녀표시가 없는이유

덴마크에서 배우는 남녀평등, 서로를 이해하는 '신뢰사회구축'에서 시작

옥승철 한국청년정책학회 부이사장


남녀평등, 서로를 이해하는 '신뢰사회구축'에서 시작




남녀 신뢰의 증거...‘남녀구분 없는 공중 화장실’

영국 옥스포드에서 공공정책 석사를 마친 후 덴마크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하였다. 덴마크 복지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나는 가까스로 학교 하나를 찾을 수 있었고 공공행정과 복지를 결합한 이 전공이 마음에 들어 선택하였다. 이 전공은 중국 과학원대학과 공동 학위를 운영하며 중국에서 1년 수업 받고 나머지 1년은 덴마크에서 연구하고 논문을 쓰게 되어 있었다.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교가 중국에 있는 관계로 영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정책연구를 위해 싱가포르 6주, 미얀마 6주를 거쳐 중국에 들어갔다. 중국에 도착하여 중국과학원대학 안에 덴마크가 세운 학교에서 첫 수업을 듣게 되었다. 이 학교는 덴마크의 자본과 덴마크 건축가에 의해 지어졌기에 덴마크의 철학을 가장 잘 담은 건물이라고 하였다.

첫날 수업 중간에 화장실을 가려는데 일반적인 화장실 남녀가 그려진 표지가 없었다. 한참을 찾다가 같은 수업을 듣는 덴마크 친구에게 화장실의 위치를 물어 보았다. 그 친구는 조금 특이한 작은 5개의 문들이 모여 있는 곳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이곳이 화장실이라고 하였다. 나는 조금 당황하여 왜 5개의 문들이 있고 남녀가 그려진 표지가 없는지 물어보았다. 그 친구는 “덴마크에서는 남녀평등을 위해 대부분의 공공장소에서 남녀 구분을 하지 않는다”며 “화장실 역시 남녀를 구분하는 표시가 없고 각각 작은 독립된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덴마크의 화장실은 남녀표시가 없는 독립된 몇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덴마크 친구의 말을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오히려 공공장소에서 여성 전용 주차장 같이 여성 전용이 많고 화장실은 당연히 남녀가 확실히 구분되어있다. 요즘 여성 안전과 몰카 이슈 등으로 인해 이러한 구분은 오히려 더 정착화 되어 가고 있다. 나는 여성의 안전을 위한 이러한 우리나라의 정책을 어느 정도 지지한다. 여성 안전과 몰카 이슈는 덴마크 여성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이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산산이 깨지는 계기로 나에게 다가왔다.

'한국과 주요 국가들의 대인신뢰도, 2010', 출처=장덕진, 한국의사회동향 2010


위 그래프에 의하면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 ISSP에서 타인에 대한 신뢰성(일반신뢰)을 조사하였을 때 우리나라는 40.3%로 34개 국가들 중 17번째를 기록하였다. 24개국 평균이 41%임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주목할 것은 덴마크의 대인신뢰도 지수는 거의 80%를 육박할 정도로 높다. 즉 덴마크는 타인에 대한 신뢰, 즉 남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있으며 이는 남녀간의 신뢰 또한 높다고 가정할 수 있다.

덴마크의 이러한 화장실 문화는 덴마크인의 높은 사회적 신뢰도에 바탕이 된 게 아닐까 생각되었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한다는 것은 불가능으로 생각한 일을 가능케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던 덴마크식 화장실은 결국 높은 신뢰사회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로간의 신뢰가 쌓여 높은 신뢰사회로 진입할 때 비로써 남녀갈등과 남녀평등이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또한 남녀평등을 이루고 덴마크식 남녀평등 정책을 정착시키고 성공시키려면 먼저 일반신뢰가 높은 사회 즉 타인과 타인과의 믿음과 신뢰가 먼저 사회에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치를 강화하여 작은 성추행이라도 강력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은 물론 남녀 간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차별 없는 교육 및 서로간의 협동심을 길러주는 교육 프로그램 등을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시행하여야 한다.

남녀가 함께 즐기는 덴마크식 축구

덴마크 친구에게 덴마크의 남녀교육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왜냐하면 수업 후에는 항상 운동을 하는데 운동을 같이 하자고 하는 친구는 보통 여자들이었다. 특히 여성인 덴마크 친구가 나에게 함께 축구를 하자고 했을 때 놀랐다. 공을 다루는 실력과 축구 실력 그리고 몸싸움까지 무엇 하나 남자에게 주눅들거나 뒤처지는 것이 별로 없어 보였다. 그렇다고 덴마크 여성들이 몸집이 큰 것도 아니었다.

나중에 시합이 끝나고 덴마크 친구에게 어떻게 여자들이 축구를 잘하는지 물어보았고 그 친구가 대답하길, 덴마크 교실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체육시간에 똑같이 축구공을 주고 배구공을 준다고 한다. 또한 남녀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닌 체육시간에 같이 섞여서 같은 스포츠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학창시절에 보았던 우리나라의 모습은 체육시간 때 남자는 축구 여자들은 고무줄 놀이었다.

덴마크의 축구는 일반적인 축구와 다르다. 여성이 조금 더 지치지 않게 하고 남자와 같이 어울릴 수 있게 골대 근처에서 두 번 공을 서로 간에 공중에서 교환하고 세 번째 사람이 골대를 향해 킥을 차게 된다. 이는 일반적인 축구가 뛰어다니면서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것과는 다르다.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덴마크식 축구인 것이다.

축구문화에서 잠깐 보이듯 덴마크식 교육은 남녀간의 협동심을 높이게끔 프로그램화 되어 있다. 이는 서로간의 이해를 도와주고 높은 신뢰성으로 이어진다. 즉 덴마크는 체육에서부터 남녀의 신뢰가 쌓일 수 있게 하고 이는 나와는 다른 타인에 대한 신뢰의 증가로 이어지며 남녀 구분된 것이 아닌 하나의 동일한 존엄섬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신뢰사회가 시작되게 된다. 그래서 남녀표시 없는 화장실은 그 사회의 신뢰도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함께 등산했던 덴마크 친구들. 덴마크 학생들은 항상 운동과 등산을 남녀 구분 없이 함께 즐기곤 했으며 여성들의 참여가 상당히 높았다.

신뢰사회, 남녀평등을 실현하다

우리나라도 어렸을 때부터 남녀를 구분하지 말고 동일한 존엄성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자라나게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남녀가 항상 함께 할 수 있는, 그럼으로써 서로간의 이해와 신뢰가 쌓일 수 있게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을 덴마크로부터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타인에 대한 높은 신뢰사회로 들어간다면 남녀표시 없는 화장실처럼 다양하고 진정한 남녀평등 정책을 펼칠 수가 있을 것이다.


에듀인뉴스에 올리고 있습니다.

http://www.edui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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